영남일보는 4월 10일자 4면(뉴스&이슈)에 <'뇌물액 최다' 참여정부 탈 쓴 부패공화국>이라는 제목으로 '연합뉴스'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9일 발표한 '최근 15년간 뇌물부패 사건 통계'를 인용해, 참여정부 5년간 뇌물액수는 1천217억원으로 국민의 정부(282억원)와 비교해 무려 4.3배, 문민정부(421억원) 보다 2.9배 많다"고 보도했다. 또, 경실련 운순철 국장의 말을 인용해 "참여정부시절 대통령 측근과부동산 관련 비리가 많은 게 이전 두 정부와 크게 다른 점"이라고 지적했다.
매일신문도 4월 10일자 6면(사회)에 <"참여정부 뇌물 규모 DJ때의 4.3배">라는 제목으로 비슷한 내용의 '연합뉴스' 기사를 실었다.
경실련, "한국언론재단 통합뉴스데이타베이스(KINDS) 활용"
한국일보, "언론에 보도된 사건 만으로 뇌물 비교, 타당하냐"
그러나, 한국일보는 4월 10일자 14면(사회)에 <뇌물 사건 엉터리 분석 '경솔한 경실련'>이라는 제목으로 "경실련이 뇌물사건에 대한 통계분석를 내놓았으나, 근거가 취약한 자료를 바탕으로 해 신뢰성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실련은 각 언론사 기사를 모은 한국언론재단의 '통합뉴스데이타베이스(KINDS)'를 활용했으나, "언론에 보도된 사건만으로 뇌물의 규모나 건수를 비교하는 것이 과연 타당하냐"며 한국일보는 의문을 던졌다.
한국일보는 "언론들이 서울과 지방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자사의 기준과 판단에 따라 취사 선택하기 때문에 이를 통계분석의 근거로 삼을 경우 실태가 왜곡될 수 밖에 없다"며 "KINDS에 실린 기사가 전체 언론보도의 일부에 불과하고, 게재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실례로, <경실련은 KINDS를 근거로 참여정부 5년간 적발된 뇌물 사건(구속기준)이 266건이라고 발표했으나, 대검찰청 범죄분석자료에 따르면 2007년 한 해에만 공무원 뇌물사건이 368건이 발생해 449명이 기소됐고 이중 140명이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또, < '국민의 정부' 시절인 2000년, 2001년, 2002년의 뇌물 수뢰자가 각각 21명, 29명, 45명이라고 분석했으나 대검찰청 자료에서는 이 기간 구속자만 해도 각각 144명, 157명, 390명에 달했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경실련, 뇌물금액 자의적 해석..졸속 분석"
한국일보는 또, <경실련은 언론 기사에 뇌물액수가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은 경우 '100만원'으로 처리하고, 한 기사에 여러 뇌물 건이 동시에 나올 때는 뇌물금액이 가장 큰 것만 한 건으로 처리하는 등 자의적인 해석도 남발했다. "이슈를 만들기 위한 졸속 분석"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라고 경실련을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이어, "시민단체들이 이슈 만들기에 급급해 정책적 대안 능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 같다"는 시민단체 관계자의 말을 전하고, "분석 자료의 한계를 인정한다"면서도 "일반인이 그나마 부패의 실상을 알 수 있는 길은 언론 보도 외에는 없는 형편"이라는 경실련 관계자의 해명을 실었다.
연합뉴스, '경실련 통계에 따르면'
한편, 연합뉴스를 비롯한 전국 신문.방송사들도 4월 9일과 10일 경실련의 이 자료를 인용한 보도를 쏟아냈다.
그러나, 연합뉴스는 4월 9일, <참여정부 `비도덕성'..뇌물적발액 최다>(17:33송고) 제목의 기사를 전하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발표한 최근 15년간 뇌물부패 사건 통계에 따르면..."이라고 밝힐 뿐, 경실련이 무슨 자료를 분석했는 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물론, 앞서 송고한 연합뉴스 <참여정부 뇌물 적발액 DJ때의 4.3배"(종합)>(15:17송고) 기사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한국언론재단의 통합뉴스데이타베이스(KINDS)를 활용해"라고 밝혔으나, KINDS 자료의 한계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경실련 주장을 인용하는데 그쳤다.
또, 동아일보와 경향신문, 문화일보, 세계일보, 뉴시스, SBS, MBN 등도 관련 보도를 내보냈으나, 경실련 보도자료 만 인용할 뿐 KINDS 자료의 한계 등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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