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얘들아! 오늘은 밥 먹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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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착한 도시락' 캠페인..."굶은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공기를.."

미안하다. 얘들아! 오늘은 밥 먹었니?...(사진.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
미안하다. 얘들아! 오늘은 밥 먹었니?...(사진.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
대구 동구에서 수성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이은진(25.여)씨는 최근부터 여고 졸업 후 한번도 싸지 않았던 도시락을 싸고 있다. 도시락을 싸기 전, 그동안 이씨가 점심을 사먹는데 들었던 식비는 한끼 당 5천원 정도. 이씨는 도시락을 싸면서부터는 5천원 점심식비 가운데 3천원 정도를 아끼고 있다. 이씨가 절약한 식비 3천원은 대구지역 결식아동의 급식비로 쓰인다.

이씨는 "내가 아낀 식비가 배고픈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가 된다니 보람을 느낀다"면서 "도시락 준비로 아침이면 조금 분주하지만 내 마음은 더욱 풍족해졌다"고 말했다.

'착한기업'에 '착한은행', 이제는 '착한 도시락'까지... 절약한 식비로 결식아동을 돕는 운동이 대구지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착한 도시락' 캠페인...절약한 식비로 결식아동을 돕자는 취지로,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가 실시하고 있다(2009.4.29 대구역 / 사진.남승렬 기자)
'착한 도시락' 캠페인...절약한 식비로 결식아동을 돕자는 취지로,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가 실시하고 있다(2009.4.29 대구역 / 사진.남승렬 기자)
참여형 기부, '착한 도시락'...식비 아껴 결식 아동 지원

국제아동권리기관인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Save the Children Korea) 대구지부는 결식아동을 위한 '착한 도시락'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캠페인은 '미안하다. 얘들아! 오늘은 밥 먹었니?'라는 슬로건으로, 지난 3월말부터 대구과 서울, 부산에서 시작돼 오는 9월말까지 계속된다.

착한 도시락 캠페인은 시민들의 후원으로 저소득층 아동들을 돕는 운동. 그러나 계좌이체를 통해 이뤄지는 일반적 후원과는 조금 다르다. 계좌이체 등을 통해 후원하는 것은 맞지만 '도시락을 싸겠다'는 참여자의 약속과 실천도 뒤따르는 '참여형 기부'의 성격을 띠고 있다.

'착한 도시락'
'착한 도시락'
후원 절차는 '약속하기(후원신청), 도시락 싸기, 절약된 식비로 결식아동 지원하기' 순으로 이뤄진다.
후원을 신청한 참여자에게는 예쁜 도시락이 주어진다. 참여자는 이 도시락을 가지고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세 번, 이렇게 자신이 도시락을 싸기로 약속한 날 만큼 실제로 도시락을 싼다. 참여자가 일주일에 한 번 도시락을 싸겠다고 약속하면, 절약되는 한 달 식비 1만원 정도를 세이브더칠드런 측에 후원하는데, 이렇게 모아진 후원금은 지역 결식아동 식비 지원에 쓰인다.



IMF 때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결식아동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대구지부는 앞으로 대구시교육청의 협조를 얻어 결식아동 현황을 파악한 뒤 대상자를 선정, 식비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또 지역아동센터와 소규모 그룹 공부방에 지원해 상시적으로 결식아동을 돕기로 했다. 세이브더칠드런 김재영(30.여) 후원개발팀장은 "결식아동의 수가 외환위기 때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상황"이라며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신빈곤층' 가정 결식아동을 돕는 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캠페인은 대구역과 경대병원역을 비롯한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역사 안에서 이뤄진다. 29일 대구역에서 만난 캠페인 자원봉사자 이아름(23.여)씨는 "다들 어렵다고 하는 가운데서도 내 것을 아껴 아이들을 돕는다는 캠페인 취지에 많은 시민들이 공감하고 있다"면서 "굶는 아이들의 따뜻한 밥 한 공기를 주는 이 캠페인에 많은 시민들이 동참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간과 실천 깃드는 기부에 대구 300여명 동참

세이브더칠드런 노성훈(25.남) 사회복지사는 "캠페인 한 달만에 모두 2,500여명이 신청했으며, 대구에서는 300여명의 시민들이 동참해 200여만원의 후원금을 적립했다"며 "돈만 내는 게 아니라 참여자의 시간과 실천도 깃드는 기부라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한편, 대구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월 5~6만원의 학교 급식비를 3개월 이상 내지 못한 학생은 초등생 26명, 중학생 72명, 고교생 334명을 비롯해 모두 440여명으로, 대구시교육청은 전체 미납액을 6천550여만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착한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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