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철거지역, '석면' 피해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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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조사, "대구 신서혁신도시.달성공단 석면 최대 3% 검출...안전조치 시급"


최근 시멘트와 의약품, 화장품 등에서 석면이 검출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 재개발지역과 브레이크 공장 인근에서도 최대 3%의 석면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구환경운동연합>과 <시민환경연구소>는 "대구 신서혁신도시가 들어설 예정인 동구 용계동 철거예정지역과 달성공단의 브레이크 제조공장 인근의 슬레이트 조각과 흙에서 최대 3%의 백석면이 검출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들 단체는 지난 4월 22일 용계동과 달성공단 A업체 공장 인근의 슬레이트와 흙 덩어리 24가지를 채취해 서울에 있는 '이사석면분석전문연구소'에 맡겨 분석했다.  

'석면'은 수십년의 잠복기를 거쳐 악성중피종 등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로, 우리 정부는 석면의 중량이 제품 중량의 0.1%를 초과하는 석면함유제품의 제조와 사용, 수출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번에 검출된 '백석면'은 사문석류(蛇紋石類) 계열의 석면이다.

<대구지역 석면 분석 결과> (자료.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지역 석면 분석 결과> (자료.대구환경운동연합)

조사 결과를 보면, 신서혁신도시가 들어설 예정인 동구 용계동 철거예정지역의 한 슬레이트 조각에서 석면농도 2-3%의 백석면이 검출된 것을 비롯해 이 일대 집 앞 도로와 밭 5곳에서 1-3%의 석면이 검출됐다. 일부 지역은 '1% 미만'의 석면이 검출됐으나, 우리 정부가 '석면함유제품' 기준을 '0.1%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만큼 '1% 미만'이라 하더라도 여전히 석면 피해 위험은 남아있다.

또, 달성공단에서도 백석면이 검출됐다. 자동차 브레이크를 만드는 A업체 공장 담 부근 2곳에서 1%미만의 백석면이 검출됐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구태우 사무국장은 "석면은 내화성과 내마모성, 전기 절연성이 좋아 건축자재 뿐 아니라 자동차 '브레이크 라이닝'에도 많이 쓰였다"면서 "지금은 석면을 쓰지 않고 브레이크를 만들지만, 예전에 석면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주변 토양에도 석면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슬레이트가 방치된 용계동 철거예정지역에서 샘플 취재(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슬레이트가 방치된 용계동 철거예정지역에서 샘플 취재(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또, 용계동 일대에 대해서도 "이주와 철거로 슬레이트 조각들이 오랫동안 방치되거나, 슬레이트를 부수는 과정에서 석면가루가 인근 지역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면서 "이같은 석면 피해 위험은 낡은 건물을 철거하는 '재개발지역'에 항상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기도 광명시 재개발지역에 사는 최모씨의 경우, 석면 관련 직장에서 일한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석면암인 악성중피종에 걸린 사실이 있다"면서 "이는 재개발지역의 석면 위험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구태우 사무국장은 "대구지역에서는 이미 많은 지역에서도 재개발.재건출이 이뤄졌으며, 개발 과정에서 석면이 주민들에게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철거지역과 건물 잔해에 가림막을 치는 것을 비롯해 행정당국과 업체의 철저한 안전조치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구환경운동연합과 시민환경연구소는 이번 1차 조사에 이어, 오는 6월쯤 대구의 다른 재개발지역과 학교 주변, 노후된 주택가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석면조사'를 할 계획이다. 

<대구지역 석면 분석 결과> (자료.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지역 석면 분석 결과> (자료.대구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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