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긴 '애활', 대구시가 할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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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종교인 "특감 공개..이사회 교체" / 대구시 "재판 중..재단 권한"

'애활복지재단' 시설비리와 관련된 재판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지역 종교인들과 시민사회가 대구시에 문제해결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대구인권위원회', '대구경북목회자정의실천협의회' 소속 종교인들은 3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애활복지재단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목회자기도회를 열었다. 기도회에는 이들을 비롯해 '애활복지재단 아동학대 및 시설 비리 척결과 재단민주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애활공대위) 회원 등 3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공익제보자' 원상복직과 '특별감사'(2008.11.17-21) 결과 공개, 재단 '이사회 교체'를 통한 시설 민주화를 주장했다.

박문수 신부(KNCC 대구인권위원장)는 "비리를 저지르고도 잘못을 깨닫지 않는 (재단 전 원장의) 모습에서 분노를 느낀다"며 "대구시는 재단 정상화와 민주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또, 애활복지재단의 비리와 성추행 의혹을 폭로해 해고된 '공익제보자'들의 원상복직을 위해 대구시가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지난 해 애활원 비리와 관련해 대구시가 벌인 '특별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재단 이사회 교체를 촉구했다.

애활공대위에 소속된 민주노총 공공노조대경본부 손소희 미조직비정규사업부장은 "해고라는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비리를 알린 사람들이 처한 상황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며 "대구시는 이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행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사회를 새롭게 구성할 때는 시민사회가 참여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구시는 '재단 권한'과 '재판 계류'를 이유로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시 저출산고령사회과 이강은 보육아동담당은 "이사회 구성과 교체는 전적으로 재단의 자율적 권리이기 때문에 행정기관이 손쓸 부분이 아니다"며 "다만, 재판 결과와 감사 결과를 통해 이사회나 개개인 이사들의 회계부정 등 명백한 부당행위 사실이 드러나면 대구시가 재단 측에 해임.교체 등을 명할 수는 있다. 그러나 재판이 끝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는 대구시가 이사회 해임과 교체에 관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공직제보자 복직에 대해서는, "해고된 이들에게 다른 시설을 알선해주겠다는 제안을 했으나 그 쪽(공익제보자)에서 원직복직을 주장하며 거부해 대구시에서도 다른 방도가 없다"면서 "또, 해고자들이 일했던 재단 직업훈련시설도 지난 해 5월말 폐쇄됐기 때문에 원직복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특별감사 결과 공개와 관련해서는,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현재는 밝힐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지난 해 11월, 대구시는 시민단체의 요구에 따라 애활복지재단 비리와 관련한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특별감사반은 이 재단의 최근 5년간 회계장부 조사와 복지시설 현장 실사를 통해 시민단체가 주장해 온 보조금 횡령과 아동학대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당시, 대구시는 특감을 마친 뒤에도 결과를 밝히지 않았다.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초, 대구시는 재판이 두 달가량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재판이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올 1월쯤에 감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증인이 추가로 소환되는 등 진행이 늦어져 현재까지 판결은 나지 않고 있다. 1심 판결 심리는 오는 6월 12일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구시 수성구에 있는 애활복지재단은 정부보조금과 지역사회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회복지법인으로, 아동보호.육아시설인 '애활원'과 '직업전문학교',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 재단의 이모(70) 전 원장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유령직원을 내세워 인건비를 타냈을 뿐 아니라, 물품을 구입하지 않은 채 간이영수증 사용해 4억9천만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 해 6월 13일 구속됐다. 그러나 같은 해 7월말 병보석 석방돼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대구지역 종교인들이 대구시청 주차장에서 애활복지재단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도회를 열고 있다. (2009.6.3 대구시청 주차장 / 사진.남승렬 기자)
대구지역 종교인들이 대구시청 주차장에서 애활복지재단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도회를 열고 있다. (2009.6.3 대구시청 주차장 / 사진.남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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