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주공 1-3단지 행복과 애환, '작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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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콩나물> 정성희 대표 "주민들 직접 참여..그들의 이야기로 공동체 복원"

'문화로 마을이 달라진다'. 대구시 달서구 신당동 성서주공 1~3단지 서민들의 일상이 문화가 된다.

문화소외지역 주민들과 함께 문화예술 활동을 매개로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이 오는 6월 26일 대구에서 첫 선을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는 이 사업의 대구지역 선정지는 달서구 신당동 영구임대아파트인 성서주공 1~3단지.

문화로 풀어내는 성서주공 1~3단지 이웃들의 삶

성서주공 1~3단지는 문화소외지역의 문화활동 지원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최근 실시한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시범지역' 공모전에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된 곳이다. 주민들과 함께 자발적 자생적 문화를 창조할 도우미에는 <극단 콩나물>이 나선다. 지난해 결성된 이 극단은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연극인들이 참여해 청소년과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연극을 통한 교육활동을 해오고 있다.

생활문화공동체는 평소 문화예술 활동에서 소외돼 온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가운데 예술적 감수성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주민들과 함께 이 사업을 펴는 <극단 콩나물>은 '하나되기 위한 희망문화 프로젝트 다(多)컬처 이야기'를 주제로 잡고, 최근 사업 준비에 분주하다.

9일 오전에 찾은 대구 수성구 지산동의 <극단 콩나물> 연습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정성희(38.여) 대표는 생활문화공동체 사업 프로그램 준비에 한창이었다. <극단 콩나물>은 사업비 4천만원을 지원받아 2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2월까지 성서주공 1~3단지 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행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정성희 대표(사진.남승렬 기자)
정성희 대표(사진.남승렬 기자)
정성희 대표(38.여)는 "사업 대상 지역은 저소득층 서민과 외국인 노동자, 이주여성, 조손가정, 장애인 등 다문화가족이 많이 살고 있어 주민들의 삶의 모습이 다양한 곳"이라며 "이 다양성을 이야기를 통해 풀어내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면 지역공동체도 자연스럽게 복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극단 콩나물>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단막극을 선보이는 '우리사이'(우리 사는 이야기), 주민들의 참여로 공간(아파트 단지)을 새로운 각도로 바라보는 '물결 만들기', 어린이 정서순화 프로그램인 '놀놀놀'(놀토엔 놀이터에 놀러와)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물결 만들기는 2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사업이 끝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놀놀놀은 8월 넷째 주 토요일부터 시작된다. 우리사이는 9월부터 일주일에 2번씩 이뤄진다.

'우리사이'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소통과 만남의 장소를 제공해 주민들 일상의 이야기를 공유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여기에서 주민들이 털어놓는 행복과 애환, 고민 등은 단막극 소재가 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하나의 '작품'으로 무대에 올려진다.

또, '물결 만들기'는 주민들이 직접 단지 곳곳을 돌며 직접 조형물을 세우는 프로그램이다. 주민 참여를 통해 협동심을 키우고, 주민들에게 단지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놀놀놀'은 매월 넷째 주 토요일 단지 안 놀이터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짧은 연극놀이와 오감(五感)놀이 등을 하는 프로그램. 놀이를 통해 어린이들의 협동심을 길러주고 정서를 순화시켜준다는 것이 목적이다. 정 대표는 "아이가 행복하면 가정도 밝아질 것"이라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다양한 놀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담장 허물 여가도 없이 일상을 살아가는 주민에게 여유를.."

정성희 대표는 "모든 프로그램은 주민들의 참여에서 시작되는 풀뿌리 문화예술 활동"이라면서 "담장 허물 여가도 없이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여유를 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각박한 삶을 사는 우리 모습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거나 감춰진 이웃들의 이야기를 찾아내 예술활동의 소재로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도우미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성서.신당복지관과 자원봉사단체 등과 연계해 이 사업이 끝난 뒤에도 이 곳 주민들이 공동체를 이룰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극단 콩나물>...정 대표(앞줄 가운데)를 비롯한 7명의 단원들은 이달 말부터 성서주공 1~3단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활동에 나선다(사진.극단 콩나물)
<극단 콩나물>...정 대표(앞줄 가운데)를 비롯한 7명의 단원들은 이달 말부터 성서주공 1~3단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활동에 나선다(사진.극단 콩나물)
한편, <극단 콩나물>은 2008년 9월에 창단됐으며, 정 대표를 포함해 7명의 전문 연극인이 활동하고 있다. 극단 이름은 물만 정성껏 주면 쉽게 자라고, 누구에게나 익숙한 콩나물의 특성에서 따왔다. 부담 없이 늘 곁에서 함께하는 친구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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