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 않은 노동자 죽음으로 내몬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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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항쟁 22주년> 대구 1,500여명 "삽질경제 집어치고 생존권 보장하라"

6월항쟁 22주년 노종자시민총궐기대회(2009.6.10 대구백화점 앞 광장 / 사진.평화뉴스 남승렬 기자)
6월항쟁 22주년 노종자시민총궐기대회(2009.6.10 대구백화점 앞 광장 / 사진.평화뉴스 남승렬 기자)
6월항쟁 22주년인 10일 대구도심은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로 넘쳐났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와 민노.진보신당을 비롯한 야당,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6월항쟁 정신계승! 고 박종태 열사 정신계승! 이명박 정권 퇴진! 노동자시민총궐기대회'를 열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집회에는 전국금속노조 대구지부 소속 조합원과 화물연대 대구경북지부 조합원, 대구경북 골재원노조 조합원 등 민주노총 조합원 1천여명과 시민을 비롯해 모두 1천500여명이 참가했다. 집회 후 참가자들은 대구백화점 앞을 출발해 중앙네거리와 옛 대구극장, 대구역네거리, 교동네거리를 거쳐 교보문고 앞까지 거리행진을 벌인 뒤, 이어 열린 시민문화제에 합류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8개 중대를 집회 장소 곳곳에 배치했으나 충돌은 없었다.

MB정권 출범...백척간두의 위기에 몰린 생존권

주최 측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언론과 집회.결사의 자유를 비롯한 한국의 민주주의는 급격하게 축소되고 있으며, 부자중심의 경제정책, 복지정책 축소 등 이른 바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민중들의 생존권은 백척간두의 위기에 있다"면서 "6월항쟁의 정신을 잇고 고통받는 민중들의 생존권을 지켜내기 위해 궐기대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박배일 본부장
박배일 본부장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박배일 본부장은 대회사를 통해 "MB정권은 부자와 재벌에게는 혜택을 주는 반면, 노동자에게는 정리해고를 강요하고 있다"면서 "이것도 모자라 비정규직을 영구화시키는 법안을 밀어부치고 최저임금마저 깍으려 하고 있다"고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민주주의는 실종되고 경제파탄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정권의 실정에 맞서 노동자 서민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산참사와 화물연대 조합원 박종태씨 자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라는 잇단 충격과 미디어법을 비롯한 이른 바 'MB악법' 처리를 강행하려는 정부 방침, 경제불황 등이 맞물린 최근 상황에서 참가자들의 분노는 절정에 달했다.

정부에 대한 불신은 참가자들이 준비한 손피켓과 구호 속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참가자들은 '공안탄압 분쇄하자', '삽질경제 집어쳐라', '노동자 서민 하나 되어 살인정권 몰아내자'를 비롯한 구호를 외치며 정부를 비판했다. '언론탄압 획책하는 미디어악법 분쇄하자', '비정규직.최저임금법 개악 결사 저지'라는 문구의 손피켓도 눈에 띄었다.

집회에는 고(故) 박종태 열사의 부인 하수진씨도 참석해 정부를 비판했다.

특별하지 않는 사람 죽인 후안무치한 살인정권

하수진씨
하수진씨

하씨는 "남편은 특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한 가정의 평범한 아빠였고, 평범한 가장이었다"면서 "그런데 이 평범한 사람을 누군가가 죽게 만들었다"고 정부를 애둘러 비판했다.

또, "문자로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하고 항의집회 몇 번 했다는 이유로 입을 틀어막고 숨통마저 끊게 한 사람은 도대체 누구냐"고 울먹이며 "서민과 우리 가족이 사는 길은 힘을 모아 싸우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각 단체 관계자들도 '살인정권', '후안무치'라는 용어를 써가며 한 목소리로 정부를 규탄했다.

"MB악법 통과되면 대한민국 미래 없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김형계 사무처장은 "이명박 정권은 살인정권"이라고 언급했다.

김 사무처장은 "용산 철거민들을 불태워 죽이고 박종태 열사를 죽음으로 내몬 것도 모자라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며 "더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독재.살인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언론노조 대구MBC지부 심병철 노조위원장도 이명박 정부를 "살인정권"으로 규정하고 미디어악법 저지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입자와 노동자, 그리고 역대 대통령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장 깨끗하다고 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죽음으로 내 몬 이명박 정부는 후안무치한 정권"이라고 정부를 성토했다. 특히, "조중동을 비롯한 족벌언론에게 방송을 허용하는 미디어악법이 통과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면서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을 비롯해 1천500여명이 참석했다(사진.평화뉴스 남승렬 기자)
이날 집회에는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을 비롯해 1천500여명이 참석했다(사진.평화뉴스 남승렬 기자)

2009년 6월의 대한민국, 또다시 아프다

대구경북진보연대 백현국 상임대표는 "박종태 열사를 보니 22년 전 박종철 열사가 생각난다"면서 "22년이 지난 2009년 6월 우린 또다시 아픔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22년 전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열망해 직선제라는 절차적 민주주의는 이뤄냈지만 경제적 민주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MB정권 출범 이후 더욱 짓밟히고 있는 경제적 민주주의를 반드시 실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또, 이명박 정부의 대북강경책을 언급하며 "통일조차 막고 있는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총파업에 들어간 전국금속노조 대구지부 이광우 지부장은 "이번 파업은 자본의 공격을 막으려는 우리의 의지"라면서 "자본의 착취가 가중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분노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고 말했다.

(사진.평화뉴스 남승렬 기자)
(사진.평화뉴스 남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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