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외치는 "파병 철회"

평화뉴스
  • 입력 2004.06.2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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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민 이등병, 교도소서 일주일째 단식농성
..."피가 끓어오릅니다. 피가..."

2003년 11월, 파병반대를 선언했던 강철민 이등병(사진.http://www.peace.gg.gg)
2003년 11월, 파병반대를 선언했던 강철민 이등병(사진.http://www.peace.gg.gg)

'이라크 파병 반대'를 외치며 탈영해 교도소에 수감중인 강철민 이등병(22.대구가톨릭대 철학과)이, '파병 철회'를 촉구하며 교도소에서 일주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강철민 이등병은 한 대학 선배에게 편지를 보내, "고 김선일씨가 숨진 것으로 확인된 지난 22일부터 교도소 안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강 이등병은 이 편지에서 "밖에서 (파병반대) 투쟁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고, 고 김선일씨에 대한 예의일 것 같아 단식농성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듣고, 오늘(6.28) 강 이등병을 면회하고 온 대구경북양심수후원회 원영민 조사부장은 "철민이가 고 김선일씨의 숨진 소식을 듣고 곧바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면서, "단식 일주일째인 오늘부터 링거 주사를 맞고 있는데, 조금 수척해졌지만 건강은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원 부장은 또, "교도관들이 단식을 멈추게 하기 위해 철민이를 자주 불러 설득하고 있지만, 침략전쟁과 파병철회에 대한 철민이의 의지가 굳어 단식을 쉽게 끝내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대구가톨릭대 철학과(3학년 휴학)를 다니다 입대한 강철민 이등병은, 지난 해 11월 휴가를 나온 뒤 '이라크 파병 반대'를 선언하고 군대에 복귀하지 않아 현재 마산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강철민 이등병이 대학 선배에게 보낸 편지>

ㅇㅇ누나.
보내주신 전자메일 잘 받았습니다. 십년만에 무더위가 찾아온다더니 덥긴 덥네요. 더워봤자지만...
ㅇㅇ청년회에서 일한다구요. 아는 얼굴이 많다는 거 보니까 알만하군요. 하∼

미국의 침략 질이 극에 달했고 한국군 파병이 결정 나면서 앞으로 엄청난 일들이 벌어질 것 같네요.
오늘 아침에 들은 이야긴 그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김선일씨 사망) 참 환장할 일이지요.
피가 끓어오릅니다. 피가..

저는 6월 22일부터 미국의 침략·점령 반대, 한국군 파병 반대, 이라크·한반도 미군 철수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말씀 드려야 할 것 같아서 편지 드립니다. 단식 전에 사동에서 소리통도 진행했어요(혼자지만)

지금은 관에다가 보고가 된 상태이고 담당 교도관도 알고 있는 상태입니다.
밖에서 투쟁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고, 고 김선일씨에 대한 예의일 것 같아서 열심히 투쟁하여야겠습니다.

이러한 모든 근본은 악. 미국에 있습니다.
미국 제국주의, 근본 악을 없애지 않는 한 평화는, 자유는 보장되지 않습니다.

누나가 보내줬다는 책이 도대체 뭔지 모르겠습니다.
책이 두 권이 온라인으로 배달되어 왔던데 그겁니까? 보낸 사람이 모르던 사람인데.. 그 단체 회원 중에 한 분인가? 누나가 저 후원주체라니 듣던 중 반가운 소리인데요.. 그것만해도 저의 정체성을 찾은 듯 합니다.

더운 여름 잘 계시고 다음에 다시 만납시다.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

점령반대! 미군철수! 파병반대!

2004년 6월 23일
경남 마산에서 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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