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민 옥중 단식 8일째> "감옥에서 외치는 파병철회!"

평화뉴스
  • 입력 2004.06.2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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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교도소 옥중 인터뷰...
"내 의지대로, 내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겁니다"


강철민씨는 옥중에서도 파병철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마산교도소. 평화뉴스 배선희 기자)
강철민씨는 옥중에서도 파병철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마산교도소. 평화뉴스 배선희 기자)
지난해 11월, 군인신분으로 휴가를 나와 파병반대 선언을 한 뒤 부대복귀를 거부한 강철민(22.대구가톨릭대 3년 휴학)씨.

마산교도소에 수감중인 강씨가 고 김선일씨가 숨진 지난 22일부터 파병철회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파병반대’의 의지 하나만으로 감옥을 선택한 강씨이기에 이번 단식투쟁 역시 남다른 의미를 주고 있다.

오늘(6.29) 오후 강씨의 친구.선배 등 3명과 함께 마산교도소를 찾았다. 평일이라 그런지 교도소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이미 강씨의 단식투쟁이 외부로 알려진 상황이라 일행을 대하는 교도관들의 태도는 상당히 굳어있었다. 만나는 교도관들마다 "단식을 풀도록 강씨를 설득해 달라"고 말했다.

교도관들의 시선을 받으며 30여분을 기다린 끝에 강씨와 면회가 이뤄졌다.

창문하나 없는 좁은 공간. 햇빛 한 줌 없이 형광등 조명만 비추는 면회실에 파란 죄수복을 입은 강씨가 링거 주사를 맞고 앉아있었다. 시커먼 쇠창살과 뿌연 이중유리 때문에 강씨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지만 생각했던 것 보다 건강하고 밝은 모습이었다.


- 벌써 8일째 단식하고 있는데, 어떤가?

= 어제부터 링거 주사를 맞고 있지만 보다시피 건강하다. 안에서 혼자 단식을 하려니 답답한 마음이 크지만 어떻게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서 파병반대에 힘을 쏟고 싶었다.

- 부모님도 단식 소식을 아는지...

= 교도관들이 그동안 단식을 그만두라고 계속 설득을 했고 부모님께도 연락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머니께 면회를 오라고 했다던데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다. 이미 부모님께 내 의지를 말씀드렸고 지금은 믿고 지켜봐주는 상황이다.

- 지금은 병사에 있다던데...

= 그저께까지 감옥에 있다가 어제 병사로 옮겼다. 교도소측에서 아침에 단식을 풀라며 죽을 줬지만 계속 물과 소금으로 버티고 있다. 감옥에 있을 때는 ‘소리통’이라고 해서 “이라크 파병을 철회하라”고 구호를 외쳤지만 지금은 병사에 있어 잠시 중단하고 있다.

- 밖에서 뒤늦게 알고 많이 걱정하고 있다. 어떻게 단식투쟁에 들어갔나?

= 김선일씨의 피랍 소식을 듣고 단식투쟁을 할 생각이었다. 최대한 빨리 시작하려고 했는데 22일 김씨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망설일 이유없이 단식에 돌입했고, 그 뒤에 동료에게 편지를 썼다.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이 함께 투쟁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힘이 났다.

- 언제까지 할 것인가?

=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고 딱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무기한으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계속 할 생각이었다. 밖에 있는 동료들이 어떻게 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내 의지대로 내가 처해있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생각이다.


15분간의 짧은 대화가 오가고, "시간이 다 됐다. 빨리 마무리하고 나오라"는 교도관의 재촉에 일행은 안타깝게 강씨 보냈다. 대구로 돌아오는 길에 일행 중 한 명은 "사식을 넣어줘야 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강씨의 친구들은 [이라크파병반대대구경북시민행동]과 앞으로 구체적인 일정을 의논하기로 했고, “철민이의 투쟁과 고 김선일씨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도 이라크 파병철회를 끝까지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가톨릭대학교 철학과에 다니던 강철민씨는, 지난 2003년 7월 입대해 전라남도 장성에 위치한 상무대 육군보병학교 근무지원단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했는데, 같은 해 11월 위로 휴가를 나와 ‘노무현 대통령께 드리는 이등병의 편지’를 쓴 뒤 파병반대 농성을 벌이며 부대 복귀를 거부해 2003년 11월부터 2004년 2월까지 경기도 이천의 육군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리고, 지난 3월 고등군사법원(항소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의 형이 확정된 뒤 불명예 제대해 지난 5월 6일부터 마산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글.사진 평화뉴스 배선희 기자 pnsun@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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