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은 “수입 반대”, 지자체는 “개방 전제로...”

평화뉴스
  • 입력 2004.07.0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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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농민회, 쌀 수입개방 찬/반 “농민투표”
...어제부터 10개 시.군서 투표
지자체 등 “도.농 상생 경북네트워크” 발족
...“수입개방 제쳐두고 도.농 협력만?”



◇ 지난 6월 21일 경북 영주에서 열린 쌀수입 개방반대 농민집회(사진.의성군농민회 제공)
쌀 수입개방 반대 100%, 찬성 0%. 의성군 의성읍 오로1동 유권자 41명의 투표 결과다.
지난 4월부터 미국.중국을 포함한 이해 당사국들과 쌀시장 개방과 관련한 재협상이 시작돼 농민들의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지금 개방된 것만으로도 우리 농촌은 큰 위기를 맞고 있는데, 또 다시 쌀 시장이 추가 개방되면 농촌의 앞날은 장담할 수가 없게 된다.

이같은 추가 개방을 막기 위해 농민들이 ‘투표’를 통해 “쌀 수입개방 반대”를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은 어제(7.5) 상주 평온1,2리와 의성군 오로1동 등 2개 시.군 10개 마을에서 농민투표를 한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일까지 경북 10개 시.군에서 ‘쌀 수입개방 찬/반 농민투표’를 하기로 했다.
이같은 농민투표는 당초 지난 4월에 시작했지만, 농번기인 5,6월을 건너 다시 실시하게 된 것이다. 첫날인 어제는 의성군 오로1동만 100% 반대가 나왔고, 다른 9개 마을에서는 평균 90-95%의 반대율을 보였다.

농민회는 오늘(7.6) 예천군 풍양면 와룡2리와 개포면 이시리에서 농민투표를 한 것을 비롯해, 오는 20일까지 경북지역 10개 시.군에서 농민투표를 해 ‘쌀 시장 개방 반대’의 뜻을 정부에 전하기로 했다. 이같은 농민투표는 전국농민회의 방침에 따라 전라도를 비롯한 전국에서 실시되고 있다.

[도.농 상생 경북네트워크] 발족...수입개방은 제쳐두고 도.농교류만?
농촌서 여가보내기 등 실정과 거리 먼 소리도..."농촌.농민의 절박함 알고나 있나"


이같이 농민들의 ‘수입 반대’ 요구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경북에서는 오늘(7.6) 지역 기관단체와 언론계, 종교계 인사 등이 참여하는 [도.농 상생 경북네트워크]가 발족했다.
오늘 경북농업인회관에서 발족한 [도.농 상생 경북네트워크]는, [농협경북지역본부]와 [YMCA경북지역협의회]가 주관하고 경상북도가 후원한 가운데, 이의근 경상북도지사와 정장식 포항시장을 포함한 10명의 자치단체장과 지역 언론사 사장 3명, 신부.스님.목사 등 종교인, 시민.농민단체 대표 등 모두 37명이 발기인이 참여했다.

이들은 발족 선언문을 통해, 농업의 위기극복과 회생을 위한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도시와 농촌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요 추진 내용을 보면, ‘농촌에 내집 갖기 운동’과 ‘농촌에서 여가 보내기’ 등 절박한 농촌의 실정과 거리가 먼 것들도 포함돼 있다.

게다가, 이들의 선언문을 보면 “쌀 협상 등 농산물 시장개방 확대로 농촌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등 시장개방 확대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의 선언문에는 “쌀 시장 개방 반대"라는 말은 한 마디도 없고, ‘농촌사랑운동’과 ‘고품질의 안전한 먹거리 생산’, ‘(농촌) 각종 부존 자원 이용’, ‘도.농 상호협력’ 등의 내용만 즐비하게 나열돼 있다.

전농 경북농민회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쌀을 비롯해 농산물 시장이 추가 개방되면 우리 농촌은 그야말로 죽음으로 내몰리게 된다”면서, “농정을 책임지는 도지사나 시장.군수들이 이런 절박함은 들어주지도 않고, 기껏 ‘농촌에서 여가보내기’ 같은 황당한 소리나 하고 있다는게 서글플 뿐”이라고 비난했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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