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첫 주민발의 조례안, 시의회 '제정'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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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 이자지원' 조례안 심의회 통과..."전국 7개 시.도 제정, 대구도 가능성 높다"


지난 11월 대구시민 2만5천여명의 발의로 낸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 조례안이 대구시의회 정식 안건으로 오르게 됐다. 

대구시는 12월 29일 오후 '조례규칙심의회'를 열고,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낸 '학자금 이자지원 조례안'을 수리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60일 이내에 대구시의회에 이 조례안을 올려야 하며, 시의회는 이 조례안의 제정 여부를 정식 안건으로 다루게 됐다.

대구시 조례규칙심의회는 그동안 동사무소 등을 통해 2만5천여명의 청구인 서명 명부를 확인한 뒤, 29일 회의에서 이 조례안의 법률적 타당성을 심의했다. 대구에서 '주민 발의'로 조례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유권자의 1/90에 해당하는 2만1천여명의 서명이 필요한데, 민주노동당과 대구경북진보연대를 비롯한 정당과 단체들은 <대구시 대학생 학자금 이자지원 조례제정 운동본부>를 꾸려 지난 6개월동안 2만5천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심의회 통과는 이들 청구인 명부가 대부분 사실로 확인돼 '주민 발의' 요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대구시 학자금 이자지원 조례 청구인 명부 제출' 기자회견(2009.11.11 오전. 대구시청 앞). 민주노동당 이병수 대구시당위원장이 조례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대구시 학자금 이자지원 조례 청구인 명부 제출' 기자회견(2009.11.11 오전. 대구시청 앞). 민주노동당 이병수 대구시당위원장이 조례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대구시의회 첫 주민발의로 기록될 이 조례안은 "학자금 대출이자의 전액 지원"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다. 지원 대상은 "대구에 1년이상 주소지를 두고 실제 거주하거나, 대구지역 대학에 진학예정 또는 재학중인 대학생"으로, 대학 재학 4년동안의 학자금 대출 이자를 전액 지원하도록 했다.

또, 대출이자 전액 지원을 위해, 대구시 출연금과 기타 출연금 등으로 '대구시 학자금지원기금'을 만들어 운용하는 한편, 대구시 공무원과 대학 대표자, 기금운영 전문가, 학부모단체와 대학생단체가 추천한 자를 포함해 15명 이내의 '기금 심의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다.

청구인들은 이 주민발의 조례안의 시의회 통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김성진 기획국장은 "지난 해 경남도의회와 전북도의회가 이같은 조례안을 제정한데 이어, 올들어서도 광주.전남.인천.대전.경기도에서 잇따라 만들었다"면서 "학자금 대출이자에 대한 지원 규모는 차이 날 수 있으나 조례안 자체의 제정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미 전국 7개 광역의회에서 제정한만큼 대구시의회도 제정할 명분과 분위기는 충분하다는 말이다.

다만, 경남도의회가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 대상을 '저소득층'으로 한정한 것을 비롯해 다른 시.도의회도 지원 규모와 대상을 제한하고 있어, 당초 청구한 조례안처럼 '전액 지원'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의회가 재정 부담 등을 감안해 지원 규모나 대상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는 있겠지만, 조례안 자체를 거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김성진 기획국장은 전망했다.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은 29일 심의회 통과와 관련한 '환영' 논평을 내고 "대구에서 주민발의에 의한 조례가 처음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면서 "대구시의회는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 가정을 감안해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조례를 조속히 제정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내년 초부터 시의원들과 간담회나 토론회를 통해 이 조례안의 필요성을 전하고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가기로 했다.

<21세기 대구경북지역대학생연합> 김일환(영남대) 의장...청구인 명부 제출 기자회견에서 "졸업할 때가 다 됐지만 등록금 때문에 힘든 건 마찬가지"라며 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21세기 대구경북지역대학생연합> 김일환(영남대) 의장...청구인 명부 제출 기자회견에서 "졸업할 때가 다 됐지만 등록금 때문에 힘든 건 마찬가지"라며 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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