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민족통일 대구경북연합]이영기(40) 의장.
[대구경북민중연대]와 [대구경북통일연대] 공동대표까지 맡아 대구지역 재야운동의 큰 버팀목으로 우뚝 서 있던 그가 '간암 말기' 투병을 한 지도 벌써 넉달이 지났다.
이영기 의장은 지난 3월, 뜻하지 않은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 지금은 팔공산 어느 조용한 곳에서 민간요법으로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그의 곁에는 간병인 한 명이 투병을 돕고 있고, 대경연합 후배들이 그 곳을 오가며 산 아래와 산중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그러나, 그 소식이 밝지 않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산 아래야 늘 시끄러운 곳이니 더 말해 뭣할까 만은, 병마와 싸우는 산중 소식은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다시 우뚝 서 돌아올 것 같았던 이 의장은 처음보다 건강이 나빠져 하루하루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이 의장은 채식을 하며 풍욕과 냉온욕으로 건강을 지켜왔는데,이제는 이 마저도 힘이 들어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또, 간기능이 크게 떨어지면서 붓기가 올라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고 있다.
결국, 이 의장은 최근, '당분간 만나기 어렵다'는 뜻을 전해와 주위 사람들을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리고, [이영기 투병대책위원회] 홈페이지에 직접 올리던 '병상일지'도 열흘 넘게 소식이 끊겼다.
이 의장은 그동안 평균 사나흘에 한번씩, 늦어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자신의 투병 소식을 홈페이지에 올렸는데, 지난 6월 25일 이후에는 아직까지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힘겨운 나날이다.
"요즈음 몸 상태가 영 올라오지 않고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치유 프로그램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몸이 붓기가 영 빠지지 않고 계속 부어 오르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기력이 많이 떨어지고 있지요. 냉온욕 가서도 제대로 못하고 나옵니다. 풍욕도 제대로 못하고, 그저 누우면 잠만 쏟아집니다. 다음주 초까지 상태를 봐서 병원에 갈까 합니다.
죄송합니다. 오랜만에 올리는 병상일지 좋은 소식 올려야하는데 뜻대로만 되지 않습니다. 몸이 아플수록 마음이 건강해야 하는데 그것도 제대로 안되고 사람에게 상처만 줍니다. 몸과 마음은 따로 노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다음에는 밝은 소식 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장마철 다들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04년 6월 25일. 병상일지 - 이영기 투병대책위원회 http://young.uristory.net)
이같이 이 의장의 건강이 나아지지 않자, 대경연합을 비롯한 지역 단체들은 특별한 행사를 마련했다.
지역 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영기 투병대책위원회]는 오는 18일 대구교대에서 [이영기와 함께 하는 문화제]를 연다.
이 문화제에서는, 이영기 의장이 잠깐이라도 참석해 그리웠던 많은 일꾼들을 만나게 된다.
또, 이 의장의 쾌유를 바라는 뜻으로 대구지역 노래모임인 '소리타래'와 풍물패인 '얼쑤패', 인천의 노래모임인 '아름다운 청년' 의 공연이 열리고, 이 의장의 투병생활을 영상으로 엮어 보여준다.
특히, [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 오종렬 의장도 참석해 이 의장을 격려하는 한편, 주위 사람들이 보내는 메시지도 영상에 담아 이 의장에게 보여주기로 했다.
문화제를 준비하고 있는 대경연합 이대영 정책실장은 "이번 문화제는 이 의장과 지역 선후배들의 만남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면서, "힘겨운 투병을 하는 이 의장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64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난 이 의장은, 중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에서 노동자 생활을 하다 지난 '87년부터 대구에서 대경연합을 비롯한 지역 사회단체에서 계속 활동했는데, 지난 '94년에는 [구국전위]라는 공안사건으로 붙잡혀 4년간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불혹의 산수유.
이 의장은 올해 꼭 마흔살이다.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다는 불혹(不惑)이다. 이 의장은 산수유를 좋아한다고 한다. ‘지속.불변’ 그리고 ‘기대’의 꽃말을 가진 산수유. 늘 변함없는 버팀목 이영기. 부디 주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병마를 물리치고 다시 우뚝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글.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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