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첫 행사가 제주도 피서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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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 "김천시의회, 관광단지 시찰에 환영만찬까지...배신감을 씻을 수 없다"


김천시의회가 지난 7월 21일부터 23일까지 의원 17명 전원과 시의회 사무국 6명이 ‘시의회의원 자치행정역량강화’ 명목으로 2박 3일을 제주도로 연수(?)를 다녀왔다. 개회한지 보름이 지나지 않아 의원의 행정활동을 바로 알자고 바다 건너 공부하러 다녀왔다는 것이다. 장한(?) 일이다. 제6대 의정을 위한 의원들의 의욕을 보는 듯하다.  

그런데 조금만 더 들어다 보면 놀랄만한 일이 하나 둘이 아니다.

첫 번째, 강의에서 나타난 놀라움이다.
계획표에는 첫날 3시간 30분에 걸쳐 예산결산심사의 접근방법과 체크포인트라는 주제아래 예비지식, 부속서류 보는 방법, 대상 찾기와 새로운 접근방법, 심의 심사기법, 실례를 통하여 보는 심사 주안점, 추경에 대한 예비지식, 결산의 의의와 과정에서의 역할, 예 결산과정의 개혁, 종류, 서류 보는 방법 등에 대해서, 마지막 날 2시간 반에 걸쳐 행정사무감사 준비사항, 주체, 대상기관, 시기, 방법, 절차…… 등의 강의를 듣겠다고 했다.

의원에게 예결산 심의와 행정 사무감사는 의원의 존재이유라 할수 있는 것인데도 이를 6시간 안에, 그것도 현장이나 연구처가 아닌 휴양소(?)에서 소화하는 초인적인 능력의 초선의원에 대한 놀라움을, 전체의 65%를 차지하는 재선이상의 의원에게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하품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을 이겨내는 인내심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이 강의가 재선이상의 의원들에게도 꼭 필요했다면 그는 지난 ‘의원활동에서의 직무유기’를 자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진. 김천시의회 홈페이지(http://council.gc.go.kr)
사진. 김천시의회 홈페이지(http://council.gc.go.kr)

둘째 날 ‘의회운영기법 및 안건심사기법’은 제목과는 달리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이니 ‘보좌 인력 기능과 전문성 확대방안’, 등 집행기관과 지방의회의 힘겨루기(?)를 나타내면서 학자들 사이에서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내용을 강의로 넣은 것은 의회와 집행부의 마찰방식을 가르쳐주기 주기 위한 작위적인 내용은 아닌지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두 번째는 그 비용에서의 놀라움이다.

전술한 바 초선의원에게는 예결산 심의문제, 행정사무감사 문제란 많은 시간을 가지고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이지만 전체의 70%나 되는, 이미 알고 있는 재선이상의 의원 11명과 굳이 알 필요조차 없는 의회직원 6명 등도 같이하여 23명이 2박 3일에 사용한 1,723만 원의 시민들의 돈이 너무 아까운 것이다.

시민의 돈으로 연수라고 이름하고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김천을 떠난 전국 최고의 피서지에서 여름여행(?)을 즐긴 것은 설마 아니겠지만 아침 한 끼에 15,000원 짜리, 점심에 25,000원 짜리, 저녁에 35,000원 짜리의 밥을 먹으며, 방 하나에 120,000원(2인1실)의 연수경비, 시찰이라는 이름으로 마라도니, 서귀포 중문단지니 하며 관광(?)하는 의원 연수에 강한 배신감을 씻을 수 없다.

세 번째는 아무리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프로그램의 내용, 순서에서 의원과 직원의 화합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 관광단지 시찰과 화합을 위한 환영(누가 누구를 환영하는지?)만찬, 석식을 겸한 간담회로 ‘먹고 노는 것’이 의원과 직원의 화합방안의 모색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순서에 나타난 내용에 따르자면 ‘의원들 놀러가는 데 따라 갔다 온 사무국장을 포함하여 전문위원, 의정담당, 행정7급 등 6명의 의회 직원들’이라 해도 무리는 아니다.
20%대의 재정자립도를 가진 김천시가 먹고 노는 일에 공무원들을 1인당 41만원과 18만원의 비행기 삯을 주는 것이라......

“에이 다 아시면서 왜 그러십니까?  시작부터 너무 심한 거 아닌지......” 라고 상황을 묻는 말에 동행했던 다선 의원 중 한 명이 겸연쩍게 대답하는 말에 기가 막힌다.

얼마나 귀한 일이였기에, 정말 알아야 할 일이였기에 이런 호사가 가능했는가?
막 시작한 제6대 김천시의회가 ‘시작하면서부터 싹수가 노란…….’이니 ‘ 경기보다 음료수에 신경 쓰는 선수…….’ ‘세살버릇 여든 간다더니 꼭 그 꼴…….’ 이란 말이 화두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






[기고] 김영민
김천YMCA 사무총장. 경북지역 YMCA 의정지기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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