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파업, "조 시장이 나서야"

평화뉴스
  • 입력 2004.07.2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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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파업 장기화...곳곳에 사고 위험 "아찔".
노사협상은 아예 열리지도 않아...



대구지하철이 28일 사상 최고 기록인 파업 8일째를 맞고 있지만 좀처럼 노사협상이 타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대구지하철의 속사정을 들어보면,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곳곳에 도사린 사고위험 때문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평소에는 200여명이 전동차를 수리하고, 점검하지만 파업 이후 20여명이 이 일을 맡아 한다.
지하철공사 직원들은 “전동차가 차량 기지를 출발할때 점검하고, 되돌아 오면 또 점검을 하도록 돼 있지만 파업 이후에는 고장난 전동차를 찾아가서 고치는 일에만 매달린다”고 털어놨다.

또 전동차 기관사들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책상에 앉아 일하는 사무직원 또는 간부 직원들이 전동차를 몰고 있는 형편이다.

피로에 지치고 숙련되지 않은 비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전동차를 점검하고, 운행한다면 불안하다. 파업 이후에도 하루 15만여명의 대구시민들이 지하철을 타고 내린다. 1년 6개월전에 터진 대구지하철 참사를 떠올리면 아찔한 심정이다.

그러나 대구지하철은 노사협상 자체가 아예 되지 않고 있다. 노사가 파업 이후 6일 동안 단 1차례도 만나지 않았다. 노조가 주 5일제, 40시간 근무를 하려면 483명의 신규 인력이 필요하다는 애초 요구안에서 충원 인력을 254명으로 낮춰 28일 수정안을 냈지만 지하철 공사 쪽은 “별 의미가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파업이 8월까지 계속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주 5일제를 주요 쟁점으로 삼았던 다른 지역과는 달리 대구지하철 노조는 내년 9월에 개통될 2호선의 안전 문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다.

노조는 “2호선에 근무할 인력 600여명을 줄이고 역사 12곳과 전동차 정비를 민간업체에 넘기면 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고 밝혔지만 지하철 공사는 “보통 ‘2호선 문제’로 불리는 조직 개편안은 이미 이사회를 통과한 뒤 대구시에서 승인했다”며 번복할 수 없다고 맞섰다.

노사협상 때마다 ‘2호선 문제’가 거론되면 공사 쪽은 별로 할말이 없다. 지하철공사 손동식 사장은 대구시의 국장급(3급, 부이사관)에 해당하는 현직 공무원이다. 손 사장이 상급자인 조해녕 시장이 승인한 조직개편안에 손을 대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이 파업을 풀려면 조 시장이 나서야 한다. 현재로서는 달리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한겨레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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