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분신’, 경찰 과잉 진압 논란

미디어오늘 류정민 기자
  • 입력 2010.10.3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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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KEC 지부장 심한 화상…체포 과정 분신 시도


경찰이 노동조합 농성 현장 강제 해산 과정에서 ‘노동자 분신’ 사건이 벌어져 과잉진압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소속 전국금속노동조합 김준일 구미지부장은 지난 30일 밤 9시30분께 반도체 부품회사인 KEC 구미공장에서 노사 교섭이 격렬된 직후 경찰이 체포영장을 집행하려고 하자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김준일 구미지부장은 얼굴과 몸 등에 심한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적법하게 영장을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속노조 쪽에서는 경찰의 무리한 체포 시도가 이번 사건을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소속 금속노조 김준일 구미지부장이 31일 새벽 대구 푸른병원에서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사진출처-강지현 금속노조 선전홍보실장
민주노총 소속 금속노조 김준일 구미지부장이 31일 새벽 대구 푸른병원에서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사진출처-강지현 금속노조 선전홍보실장
 
강지현 선전홍보실장은 금속노조 홈페이지 올린 <공권력 무리한 개입 화 불렀다>라는 기사에서 "31일 새벽 3시 14분 현재 김 지부장은 구미 차병원과 대구 푸른병원을 거쳐 화상전문병원인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중"이라고 설명했다

KEC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단체협상을 진행했으나 결렬됐고, 지난 21일부터 노동조합원들의 점거 농성이 이어졌다.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노동자 분신’ 시도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노동계는 물론 정치권 쪽으로도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오는 7일 서울광장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 계획이다. 노동자 기본권 보장을 촉구하며 분신해 세상을 떠났던 ‘전태일 열사’ 40주기를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민감한 시기에 노동자 분신 사건이 다시 벌어진 셈이다.

앞서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논평에서 “여성조합원들이 주축을 이룬 구미 KEC 노동자들이 공장을 점거한 채 8일째 농성 중이다. 그런데 바로 어제(28일) KEC 정문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 중이던 조합원들에 대해 경찰헬기가 선무방송을 핑계로 15미터 상공으로 낮게 날며 천막을 무너뜨려 천막 안에 있던 여성노동자들이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미디어오늘]  2010년 10월 31일 (일) 08:31 류정민 기자 ( 미디어오늘 = 평화뉴스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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