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끼리' 시민운동, 시민과 소통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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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사회포럼 / "지적에 그치는 시민운동...대구의 비전, 먼저 제시할 수 있어야"


''대구의 비전과 시민사회'를 주제로 열린 대구시민사회포럼...지역 시민단체 활동가 50여명이 참가했다(2010.11.19-20 팔공산 맥섬석유스호스텔)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대구의 비전과 시민사회'를 주제로 열린 대구시민사회포럼...지역 시민단체 활동가 50여명이 참가했다(2010.11.19-20 팔공산 맥섬석유스호스텔)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대구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구의 비전'과 '시민단체의 역할'을 모색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했다. 대구지역 26개 단체로 구성된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와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는 11월 19일과 20일 이틀간 ‘팔공산 맥섬석유스호스텔’에서 '대구의 비전과 시민사회'라는 주제로 '제5회 대구시민사회포럼'을 가졌다. 이번 포럼에는 50명의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참여해 토론을 벌였다.

김규원 교수
김규원 교수
"시민운동, 방향 제시하고 정책결정에 기여해야"

경북대학교 김규원(사회학과) 교수는 '대구의 미래비전과 브랜드 가치'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지역의 자본이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유치'와 '고용창출'을 위한 지역 간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 지고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대구의 도심 경쟁력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구시의 몇몇 관계자들만 모여 '대구의 미래 비전'을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동체적 차원에서 대구시.시민단체.학계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와 자치단체의 정책 실패를 지적하는 시민단체 운동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시민단체가 먼저 방향을 제시해 정책결정 과정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 미래 가치를 위한 시민사회 역할은?

김 교수의 발제가 끝난 뒤 활동가들은 5개 조로 나눠 '시민사회가 생각하는 대구의 미래 가치', '대구 도시브랜드 변화를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 '시민운동 성찰지점'을 주제로 1시간가량 조별토론 시간을 가졌다. 토론이 끝난 뒤 참가자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5개 조로 나눠 '대구의 미래 가치'와 '시민운동 성찰지점'을 비롯한 각 주제별로 토론하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5개 조로 나눠 '대구의 미래 가치'와 '시민운동 성찰지점'을 비롯한 각 주제별로 토론하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경기침체'와 '복지수준 최저', '정체성 미흡'과 '답답하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대구의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들은 해결방안으로 '사람중심 대구사회', '교육, 문화, 철학 중심 도시'. '스토리텔링이 있는 도시' 등 다양한 의견을 말했다.

장애인지역공동체 류재욱 활동가는 "경제성장 과정 속에서 인간존중이 무시됐다"며 "모든 제도가 사람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구 뿐 아니라 모든 지역이 사람중심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오완호 상임대표는 "산업화정책으로는 다른 도시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문화산업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대표는 "스토리텔링이 있는 도시, 사람이 찾아오는 도시,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과 소통 부족...시민 속에 스며드는 활동을"


대구참여연대 임성혁 상근활동가가 조별 토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대구참여연대 임성혁 상근활동가가 조별 토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시민사회운동 방식에 대한 성찰도 이어졌다.
활동가들은 토론을 통해 "그간 시민단체 활동에서 시민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며 "시민과 함께하는 활동이 아닌 우리끼리만의 활동 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다수 활동가들이 "시민들 속에 스며들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다"며 "시민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 개발'과 '소통의 장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대구KYC 김동렬 대표는 "바다가 썩지 않는 것은 3%의 소금 때문"이라며 "대구사회가 정체하지 않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민 3%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대구지역 3%의 시민이 사회활동에 관심을 갖게 만들 수 있는 시스템과 방안을 공동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상 교수
김윤상 교수
  "공정한 사회와 정의...토지의 소득분배를"

토론에 앞서 ‘공정한 사회와 정의’를 주제로 한 경북대학교 김윤상(행정학과) 교수의 강연이 열렸다. 김 교수는 '공정'에 대해 "어느 누구도 억울하지 않은 상태"라고 정의하며 "자연의 가치를 이용한 소득분배로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민활동가 대부분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선택에 의해 가난한 사람들'"이라며 "'자연가치이용 소득분배 방식'을 통해 금전적 고민 없이 하고 싶은 있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토지'를 예로 들며 '자연을 이용한 소득분배 방안'을 설명했다.


"모든 인간은 자연에 대한 '권리'와 '지분'이 있다"며 "자연을 먼저 선점한 사람들이 가진 '특권'에 대한 이익을 '환경세'처럼 거둬 공정하게 분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 전체 토지의 임대가치를 환산해 1인당 금액으로 나누면 200만원가량 된다"며 "이 돈을 보험제도 처럼 만들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만큼 나눠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열악한 환경 가장 힘들어...헌신하는 모습에 희망"


강연과 토론이 끝난 뒤 20대 청년활동가들의 '시민사회활동 앙케이트'가 이어졌다.

20대 청년활동가들이 '사회활동 앙케이트'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20대 청년활동가들이 '사회활동 앙케이트'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청년활동가들은 "시민단체 활동을 하며 낮은 보수와 열악한 활동조건이 가장 힘들다"는 의견을 보였다. 반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확고한 신념을 갖고 헌신하는 선배들의 모습을 볼 때 시민운동의 희망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구여성인권센터 윤정원 소장의 'D.I.S.K 자기성향 테스트'와 '시민스타N 노래자랑', 타로전문가 지나지산의 '타로로 보는 내 안에 이르는 길'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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