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시립미술관의 관리운영권을 회수(매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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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대구광역시는 시립미술관의 관리운영권을 회수(매입)하라
 
 『내년 개관 목표 대구시립미술관 ‘대표 소장품이 없다’. 작품 구입비 연 5.6억 뿐···현재 구입 78점 그쳐』, 『건립 후 임대방식 민간 투자사업‘ 대구시립미술관, 부속동엔 결혼식·돌잔치 북적, 업체 수익사업 우선해 '난장판'』. 내년 5월에 개관 예정인 대구시립미술관의 실상을 알리는 지역신문의 기사 제목이다. 이것이 대구지역의 유일한 미술관인 대구시립미술관의 현실이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문제는 BTL사업으로 운영하는 한 개관 후에도 개선될 여지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시립미술관의 이러한 문제점은 시립미술관을 BTL(Build-Transfer-Lease. 건설-운영-양도)방식의 민간투자사업으로 건립할 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재정사업에 비해 과다할 수밖에 없는 건축비, 임대료로 인한 미술관 운영예산 제약, 미술관 시설의 관리운영과 미술관 운영의 이원화 등으로 인한 혼선 등 BTL방식의 민간투자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대구광역시는 무대책으로 일관하였다. 그 결과 시립미술관은 우리가 우려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 
 
  대구광역시와 (가칭)대구뮤지엄서비스(주)가 체결한 변경 실시협약에 의하면 대구시는 20년간 매년 44.58억원(경상가격기준, 부가가치세 별도)의 임대료를 지급해야 한다. 다목적강당, 이벤트홀 등 부속시설의 관리운영권은 사업시행자가 갖는다. 사업시행자는 부속시설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되 다만 ‘시립미술관이 그 주최의 학술세미나, 문화 및 교육 행사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이벤트홀2의 무상사용을 요청하는 경우 이를 허용'해 주기만 하면 된다. 이것도 이벤트홀2의 운영을 크게 저해하지 않으며 통상적인 운영시간 내에 이루어질 때에만 해당된다. 대구광역시는 시립미술관 시설 중 전시실에 대한 운영권한만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시립미술관이 기획, 전시, 교육, 자료 수집 및 보존, 연구 등 미술관의 본질적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시립미술관 건물은 ‘무늬만 미술관’인 상업시설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지난 22일 대구광역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김범일 대구광역시장이 ‘이우환 미술관’ 건립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한다. ‘개관 예정인 시립미술관과 중복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세계 일류 문화 컨텐츠를 확보할 기회가 많지 않은 만큼 아무리 어려워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우리는 김범일 대구광역시장의 의지가 폄훼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며 ‘세계 일류 문화 컨텐츠’를 확보하는 미술관 건립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작품 구입비가 연 5.6억 뿐』인, 『부속동엔 결혼식·돌잔치로 북적대고, 업체 수익사업이 우선되어 '난장판'』인 시립미술관의 현실을 감안하면 김범일 대구광역시장의 의지는 생뚱맞다는 느낌도 없지는 않다.
 
 미술관, 특히 공공미술관은 시민들이 적은 비용으로도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시설이다. 그러나 ‘문화도시’, ‘공연문화 중심도시’인 대구에 처음으로 건립된 시립미술관의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해 있는데다 미술관의 본질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힘들 정도로 개관 전부터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그런데도 대구광역시는 이를 방치하고 ‘공연문화 중심도시’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것이 문화도시 대구의 현실이자 대구광역시가 주창하는 ‘문화도시’의 모습이다.
     
 현재의 조건에서 시립미술관을 미술관다운 미술관으로 만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시립미술관의 관리운영권을 회수(매입)하여 임대료 부담을 줄이고, 부속시설을 미술관 운영을 위해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관리운영권 회수(매입)에는 많은 예산이 든다. 그리고 사업시행자가 부속시설 관리운영권을 임대하여 회수(매입)가 더 어려워진 측면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임대료, 미술관 시설의 정상적인 운영 등을 감안하면 회수(매입)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민간투자사업으로 건설된 매천로를 대구광역시가 매입한 사례도 있다.
 이에 우리는 대구광역시에 시립미술관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관리운영권 매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 대구광역시의회에 시립미술관 건립 사업의 전 과정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시립미술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

2010년 11월 25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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