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작년엔 선물이라도 들어왔는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 복지시설 성탄.연말 표정 / "손길 발길 다 끊겨...후원, 너무 줄어 힘들어요"


"작년엔 아이들 간식과 선물 후원이 그래도 조금은 들어왔는데, 올해는 아직 소식이 없네요..."

북구 산격동 A보육원 한 직원은 "작년에 비해 연말연시 후원이 많이 줄었다"며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나눠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아쉽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대구 남구 대명동의 한 아동복지시설에서 보육사와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대화하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대구 남구 대명동의 한 아동복지시설에서 보육사와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대화하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성탄과 연말을 맞았지만 예전과 달리 복지시설에 도움의 손길이 크게 줄어 소외된 계층의 겨울나기가 더 힘겨워지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에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사건까지 겹쳐 복지시설을 바라보는 주위시선이 싸늘하기만 하다.

전화진 부장
전화진 부장
"공동모금회 비리...기업.단체 후원 뚝"

달서구 본동종합사회복지관 전화진 부장은 "예년에는 보통 11월초부터 12월말까지 주 2~3회가량 후원이 들어온 반면, 올해는 12월 들어 단 한건 밖에 없을 뿐 아니라  금액도 절반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전 부장은 "아무래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 사건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북구 산격종합사회복지관 이은주 과장도 "연말연시 후원이 예년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다"며 "경기야 오래전부터 안 좋았지만, 올해는 공동모금회 비리 사건 때문에 복지시설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후원하던 기업도, 찾아오던 단체도...썰렁한 성탄"

정기후원자들의 후원은 대체로 꾸준하게 이어지는 반면, 기업과 각종 단체들의 연말연시 후원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서구 B보육원 원장은 "정기후원과 연말연시 후원금 대부분 아이들 학원비로 쓰는데, 올해는 연말연시 후원이 없어 많이 힘들다"고 밝혔다. 또 "일반가정 아이들과 똑같이 키우기 위해 영어, 태권도, 음악 등 학원에 보낸다"며 "학원비가 모자라 빚을 내야 하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중구 남산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 심영숙 과장도 "정기후원은 꾸준한 반면, 연말연시 후원은 작년에 비해 20%가량 후원이 줄었다"며 "작년까지 후원해왔던 기업들이 올해는 아직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동구 C보육원 김은혜 사무국장은 "매년 후원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는 더 더욱 없다"며 "교회나 성당, 봉사단체들의 성탄 위문방문 소식도 없어 썰렁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해 놓은 한 아동복지시설(대구시 남구 대명동)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해 놓은 한 아동복지시설(대구시 남구 대명동)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아이들에게 뭐라도...빠듯한 살림, 도움 절실"

소규모 복지시설들도 연말연시 사정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동구 방촌동 D지역아동센터 직원은 "연말연시 후원이 아직 없다"며 "규모가 큰 보육원이나 양로원에 비해 도움의 손길이 부족한 편"이라고 밝혔다. 또 "후원이 들어오면 아이들에게 뭐라도 더 해 줄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남구 대명동 E그룹홈 고빛나 팀장도 "원래 후원이 거의 없는데다 연말연시 후원은 아예 없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지원금만으로는 각종 공과금과 식재료비, 인건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생활이 빠듯하다"며 "아이들에게 간식 하나, 옷 한 벌 더 사주기 위해선 주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