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몬의 제국에 오신 아기 예수의 '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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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박순종 / "가난한 이들...메리 크리스마스!는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가난한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오신 아기 예수님! 기쁜 마음으로 맞이합니다.

그런데, 성모 마리아는 왜 여관에 방이 없어 말구유에 아기를 뉘었을까요?
아기예수는 왜 왕궁에서 왕자로 태어나거나 부자 집에 태어나지 않았을까요?
이것은 우연일까요? 필연일까요?

저는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시는 예수님의 사랑에서 나온 필연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아기 예수의 탄생이 가난한 모습으로 오시는 것이 우연이 아닌 당연이었습니다. 
복음에는 이런 사랑이 곳곳에 묻어납니다.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고 권세 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으며 부자는 빈 손으로 보내셨도다(누가복음 1장), 네가 점심이나 저녁이나 베풀거든 벗이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한 이웃을 청하지 말라. 차라리 가난한 자들과 몸 불편한 자들과 저는 자들과 맹인들을 청하라(누가복음 14장),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태복음 25장)

예수님의 가난한 자들에게 향한 사랑은 대단하였습니다. 가난한 모습으로 태어나시고, 자라시고, 가난한 자를 돌보는 것이 곧 예수님을 모시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하늘의 영광과 은혜를 베풀려 오신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맞으며, 우리들 주변의 가난한 이웃들을 생각해봅니다. 장애인, 노인, 비정규직노동자, 이주노동자와 이주결혼가정과 그들의 자녀들, 철거민, 빈곤층, 도저히 빚을 청산할 수 없는 파산에 까지 이른 사람들, 노점상인들, 노숙자, 하루 종일 어린이집에, 학원에 맡겨진 아이들...한국을 넘어 가난한 나라 사람들과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하루 1달러 3달러에 살고 있는 노동자들, 끝없는 기아에 허덕이고, 물 부족에 죽어가는 아이들, 천재지변을 당한 사람들, 북녘의 춥고 배고픈 동포들...

예수님은 이스라엘이나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 세계의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시려고 오셨습니다. "그 어린 주 예수 눌 자리 없어 그 귀하신 몸이 구유에 있네" 라는 크리스마스 찬송가가 있습니다. 그 귀하신 예수님은 지금 지극히 낮은 한 사람의 모습으로 저들 가운데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학식있고, 나는 아름답고, 나는 깨끗하고, 나는 존귀한 사람이니까, 너희들같이 지저분하고, 뭘 모르고, 죄많은 자들과는 어울리지 않아. 혹 필요하다면 얼마의 자선은 할 수 있겠지만, 같이 살아보자고 한다면 그런 건 내 삶이 아니야! 나는 너희들과는 달라!'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제가 보기에는 저 혼자만의 천국을 살고, 저 혼자 의인인체 할뿐인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보건데, 가난한 사람을 돌보는 손길, 가난하게 살려는 노력들이야말로 거룩한 것이며, 고귀한 영성이라 여겨집니다. 거룩하신 성자, 그 예수님은 원래가 존귀하신 분이시지만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시러 이 땅에 오심으로 진정한 거룩함을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들이 조금만 욕심을 덜 부리고, 더불어 천천히 살아가고자 마음만 먹는다면, 제가 알기로는 천국을 이룰 수 있을 만큼의 넉넉한 자원이 있습니다. 한국은 5000년 역사가운데 지금이 가장 잘 살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도 항상 말하기를 "경제가 어렵다', "못 살겠다", "까딱 잘못하면 나락으로 떨어진다"고 더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쟁하고 해고하고 자살하고 절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상 맘몬(물질.재물)의 제국에서는 이런 일이 일상생활입니다.

그러나 가난한 이들을 돌보는 마음을 가지면 우리들이 얼마나 풍족한지를 보게 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가난한 이웃들과 더불어 천천히 살아갈 때에 진정 예수님의 평화가 우리들에게 내릴 것입니다. 참으로 고맙게도, 우리들 주변에는 많은 분들이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고 사랑하며 도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헌신적인 분들에게, 성탄절을 맞으며 주님의 평화와 기쁨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기고]
박순종 / 목사. 대구외국인근로자선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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