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을 맞아 대구지역 종교인들이 겨울철 노숙인들을 위한 작은 선물을 마련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을 비롯한 9개 종교단체는 12월 24일 낮 지하철대구역광장에서 '거리의 천사들과 함께하는 성탄 축하잔치'를 열고 노숙인 400여명에게 내복과 양말, 목도리와 장갑, 간식이 담긴 선물꾸러미를 전달했다.
행사를 마련한 대구 성빈교회 김제민 목사는 "추운겨울 노숙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방한용품"이라며 "성탄을 맞아 어려운 이웃들과 조금이라도 사랑을 나누고자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선물을 받은 한 노숙인은 "덕분에 올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됐다"며 "고맙게 잘 입겠다"고 말했다.
선물전달에 앞서 성탄예배와 문화공연도 열렸다. 예배가 끝날 무렵에는 기독교 청년들이 '넬라판타지아'를 비롯한 3곡을 연주하며 성탄의 기쁨을 노숙인들과 함께 나눴다. 맨 앞줄에 않은 한 할머니는 연주 내내 박수를 치며 흥겨워했다.
그러나, 행사 진행의 아쉬움도 있었다.
예배가 끝난 뒤 한꺼번에 많은 노숙인들이 선물전달 장소에 몰리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곳곳에서 서로 선물을 먼저 달라며 아우성이었다. 한 노숙인은 "선물을 이런 식으로 주면 어떻게 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다행히 노숙인무료급식센터 김무근 센터장이 급히 마이크를 들고 정리해 곧 질서를 되찾았다.
한편, 이날 성탄행사는 한국교회희망봉사단과 대구경북기독교생명연대, 대한예수교장로회와 대한성공회, 대구경북사회선교협의회와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 구세군대한본영과 경북노회, 대구 성빈교회가 함께 주최하고 대구노숙인시설연합회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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