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 끝무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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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류당 연재를 마칠까 합니다. 얼마가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서류당은 당분간 빈 집으로 남아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올 사월 초하루, 여는 글로 시작하여 딱 마흔 번째 글을 올리고, 이제 작별인사를 올립니다.

 전공분야도 아닌, 그저 표절에 불과한 시문(詩.文)을 베껴 올리면서 여백을 채워 나가는 만용을 부렸던 근 1 년의 세월이었습니다. 그래도 기꺼이 읽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저에게는 부족함을 느끼게 해 준 1년이었기도 합니다. 지면을 허락해주시고 또 졸고를 꾸며주신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님께도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시커먼 발자국들로 더럽혀지고, 얼어붙은 눈 더미들이 갈 길이 바쁜 사람들의 종종걸음을 방해하는 요즘입니다.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위태롭습니다. 눈과는 상관없이 지난 3 년동안 우리들의 일상이 바로 이런 모습들이었겠지요. 자칫 헛디디면 한 순간 천길 낭떠러지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카뮈가 말했습니다. “인간의  호소와 세계의 비합리적 침묵 사이의 대면” 에서 세상의 부조리! 가 싹튼다고.  지금 우리는 부조리한 세상의 전형에서 살고 있는 건지도 모르지요.

 이명박 정부가 지난 3년 간 국민들에게 베푼 은혜가 하나 있다면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깊고도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해주었다는 것이겠지요. 부조리에 대한 성찰은 “비인간적인 것을 고통스럽게 의식하는데서 출발하여 그 여정의 종점에 이르면 인간적 반항이라는 열정에 찬 불꽃 속으로 되돌아오게 한다”고 했습니다. 하여 해 바뀌고 또 눈 녹으면 사람들의 발걸음은 다시 활기를 되찾겠지요. 움츠렸던 마음도 활짝 열리겠지요. 무언가에 짓눌려 있는 듯한 불안감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곧 닥쳐올 또 다른 한 해는 “인간적 반항”이라는 “뜨거운 열정”으로 시작하게 될 것임을 믿습니다.

 그 동안 서류당을 들러주신 분들, 그리고 잡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연재] - <시,서,화가 있는 집 - 서류당 40 >
글 / 김진국




<시, 서, 화가 있는 집 - 서류당> 연재입니다. 서류당(湑榴堂)은 '이슬 머금은 석류나무가 있는 집'으로,
시 도 있고 글도 있고 그림도 있어 편안하면서도 자유롭게 수다 떨 수 있는 그런 조용하고 아담한 집을 뜻합니다.
그동안 이 연재를 써주신 김진국(의사. 신경과) 선생님과 아껴주신 독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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