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민원 대가로 '돈 받은 기자' 3명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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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시장 재건축 비리> 상인연합회장, 건설업자, 브로커, 공무원, 기자 등 10명 구속


재래시장 정비사업과 관련해 시공사 선정을 도와주거나 기사를 빼주는 대가로 수 천만원의 돈을 받은 혐의로 기자 3명이 검찰에 구속됐다. 또, 시공사와 설비업체 등으로부터 수 억원의 금품을 받은 상인연합회 임원과 정비업체 직원, 수 천만원의 뇌물을 주고 받은 브로커와 공무원을 포함힌 10명이 배임수재와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대구지방검찰청 특수부(부장검사 김홍창)는 대구 서문시장상인연합회 C회장과 지역 유력일간지 전직 기자 L씨, 전 대구 중구청 행정지원국장 K씨를 포함한 10명을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05년 불이 난 서문시장 2지구 정비사업과 관련해, 시공사 선정 등을 대가로 2009년부터 각각 수 천만원에서 수 억원의 금품을 주고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상인연합회와 업체, 브로커 등이 시공사 선정 입찰금액을 사전에 조정하는 방법으로 돈을 챙겼을 뿐 아니라, 공무원은 정부 보조금을 미끼로 뇌물을 받고, 기자는 시공사 선정에 개입하거나 기사를 빼주는 대가로 돈을 받을 것을 비롯해 업자와 공무원, 언론인이 엮인 토착비리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서문시장 2지구 화재(2005.12.30)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서문시장 2지구 화재(2005.12.30)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검찰이 밝힌 혐의를 보면, 서문시장 상인연합회 C회장은 광고대행사와 건설업체 등으로부터 수주 청탁과 함께 11억9천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됐다. 또, 상인연합회 J부회장은 아케이드 공사 관련 업체로부터 시공사 선정 대가로 2억5천만원을 받고 전 중구청 국장 K씨에게 3천만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상인연합회 C감사 역시 시공사 선정 대가로 2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각각 구속됐다.

이와 함께, 정비업체 직원 K씨와 브로커 K씨는 시공사 선정 대가로 건설업체로부터 각각 11억6천만원을 받았으며, S건설업체 K부사장은 시공사 선정 대가로 9억원을 주기로 약속한 뒤 3억4천만원을 준 혐의로 구속됐다. 전 중구청 행정지원국장 K씨는 아케이드 설치 공사 관련 기성금을 제때 지급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3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대구지검은 "S건설은 브로커와 정비업체 직원 등과 답합해 자사의 입찰예정금액(320억원) 보다 높은 340억원에 낙찰받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 부담"이라며 "상인연합회 비리의 배후에는 뇌물을 챙기고 이를 비호하는 공무원이 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비리에는 현직 기자들도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역 유력일간지 전직 기자 L씨는 시공사 선정을 도와주는 대가로 건설업체로부터 3억원을 받기로 한 뒤 2천만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 제3자뇌물취득)로 구속됐다. 대구지검은 L씨에 대해 "뇌물전달과 민원해결 등 시공사 선정 전 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0년 대구경북기자협회 임원을 지낸 L씨는 지난 해 12월 신문사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국 일간지 S기자와 인터넷신문 L기자는 서문시장 상인연합회 간부들의 금품수수 기사를 내려주는 대가로 각각 1천8백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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