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총장 자살 사태 예견했었다

김용민·시사평론가
  • 입력 2011.04.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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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의 시사터치]

 
●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이 자살 사태를 예견했던 모양이다.

<한겨레> 권태선 편집인이 서남표 총장이 서울대 강연에서 했던 말이라며 칼럼에 소개했다. “우리 학생들 압박이 많습니다. 학점을 B 이하로 받으면 수업료를 내야 하니 부담이 크죠. 정년 보장이 안 된 우리 교수들도 압박이 심합니다. 그래서 내가 제일 걱정하는 게 자살입니다.” 자신의 정책이 학생이나 교수를 죽음으로 내몰 수 있음을 알면서도 밀어붙였다는 이야기다. 35면에 실렸다.

○ 서남표 총장이 취임 후에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한 사람 절반이 전·현직 이사였다고?

카이스트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인물 16명 가운데 절반 정도인 7명이 전·현직 이사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카이스트도 명예박사 학위를 주느냐? 준다. 서남표 총장 취임 이후부터.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 이사진 상당수가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친(親) 서남표’ 인사이다 보니 서남표 총장의 독선적인 학교운영을 제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향신문> 1면 보도.

○ 카이스트가 91% 수업을 영어로 한다고 하는데. ‘그쳐야 한다’ ‘해야 한다’ 반응이 갈린다고?

'한국어로만 강의하겠다'고 이 학교 한상근 교수가 선언하니까, 포스텍 서의호 교수가 "우리 학교에서는 영어구사력이 뛰어난 교수들의 강의에 학생들이 몰리고 아무런 불평이 없습니다"라고 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영어가 국제 공용어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학생들은 국제 공용어로 세계와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도 했다고 한다. <한국일보> 4면 보도.

이런 가운데 어제 <한겨레> 인터넷판은 2008년 노벨 물리학상 공동수상자인 마스카와 도시히데 교수를 소개했다. 이 사람, 교수인데 영어 한마디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 노벨상을 받았다. 수상식에 참가하기 위해 여권을 만들 정도로 밖에 나간 일도 없었다고 한다. 이 사람이 한 유명한 말이다. “영어로 된 물리용어는 안다. 그러나 영어로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물리는 할 수 있다.”

● 최초의 ‘한글 수출’ 사례로 꼽히는 찌아찌아족에 대한 지원, 끊길 모양이라고?

앞 다퉈 각종 지원의사를 밝혔던 정부와 학계의 ‘약속’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란 것. 교과서를 만들어 보내고 컴퓨터나 학용품을 지원하는 후원까지는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라는 것. 거기서 한글을 가르칠 한국인 교사가 한 명도 없단다. 처음 한글 도입을 성사시켰던 학자들은 한글 보급 사업을 담당하는 훈민정음학회를 떠났다고 한다. 붕 떠버린 꼴. <세계일보> 1면 보도.

● 경찰 노조가 생기는 걸까?

1990년 대 초반 LA경찰관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인 일이 있었지? 이런 모습을 국내에서도 볼 수 있을까? 경찰노조추진위원회가 결성돼 3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어제 토론회도 있었고.

‘파업 같은 집단쟁의는 못하게 해야 한다’, ‘경찰 구성원이 노동자의 권익을 이야기하기 전에 노동자 탄압에 앞장 섰던 과거를 반성해야 한다’ 이런 말이 나왔다고 한다. <한국일보> 13면 보도.

● ‘바지 사장 시켜주면 감방 대신 간다’ 이런 이야기가 공공연히 인터넷에서 나오나보다.

돈을 받고 이름을 빌려주는 이른바 '바지사장' 중개카페가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 카페에는 “나는 44살 신용불량자다. 바지사장 시켜주면 1~2년 정도는 대신 징역도 갈 수 있다"라면서 연락처를 남겼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 2월에 경찰에 단속된 뒤 대신 조사를 받고 벌금을 대납하고, 형사처벌까지 남 대신 당하는 조건으로 바지사장을 고용한 게임장 업자가 붙잡힌 일이 있었다.

문제는 경찰을 비롯한 사법기관이 바지사장카페 단속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점이다. 단속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렇다 보니 바지사장들은 매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CBS 보도.

● 일본 원전에서 스트론튬이 처음 검출됐다고?


그것도 30㎞밖 토양 그리고 식물에서 말이다. 스트론튬은 몸 속 뼈에 축적되고, 골수암과 백혈병을 부른다. 세슘보다 매우 심각한 물질이라고 보면 된다. 일본 정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예상대로  "극소량이어서 건강에 영향이 없다"였다. <한국일보> 1면 보도.

방사성 물질에 대한 걱정, 원전의 대안 모색…이거 한 편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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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하니TV 김어준의 뉴욕타임스 > 김용민의 시사되지 9회분

● 암(癌), 이게 의대교수가 일반인보다 3배나 많다고?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최근 7년 동안 검진을 받은 서울대 의대 교수는 314명인데. 이 가운데 10명에게서 암이 발견돼 암 진단율이 3.18%였다고 한다. 같은 기간, 같은 검사 항목으로 시행한 일반인 검진에서는 0.98~1.09%로 나왔다고 하고. 확률상으로 검진센터에 일반인 100명이 오면 그중 한 명에게서 암이 발견되는데 의대 교수 100명이 오면 3명에게서 암이 검진된다는 것.

이처럼 의대 교수들에게 암 발생이 많은 이유, 우선 과도한 업무량과 스트레스가 꼽힌다고 하는데. 진료, 수술, 논문 작성, 의대생 수업, 학회 활동 이걸로 하루 일정이 빡빡한데다. 정기적인 운동 같은 세심한 건강관리에 나서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 한편 일부 의사들은 의학 전반에 대해 잘 안다는 과도한 자신감 때문에 자신의 증상을 과소평가한다고 한다. <조선일보> 12면 보도.

● 앞으로 초과근무하면 그걸 쌓아뒀다가 휴가로 쓸 수 있다고?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근로자와 기업이 업무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게 됐다. 연장·야간·휴일 근로 같은 초과근무를 적립했다가 필요할 때 수당 대신 휴가로 사용하거나 휴가를 먼저 쓰고 나중에 초과근로로 보충하는 ‘근로시간 저축휴가제’가 도입된다는 것이다. <동아일보> 13면 보도.

● 가정으로 파고든 불법 게임, 20만 원 잃는 데 30분도 안 걸렸다고?

홈페이지에 '입금신청' 누르면 은행 계좌번호 나온다고 한다. 20만 원을 입금하니까 인터넷 화면에 충전이 됐고. 게임이 시작된다고. 한 게임이 끝내는 데 30초가 걸리지 않을 정도로 게임 진행 속도가 빨랐다고 하는데. 그렇게 했더니 게임 시작 20여분 만에 39만원까지 땄다고 한다. 몰입하게 되겠지? 그 후로 10분 만에 20만 원을 순식간에 도박 사이트 운영자에게 털렸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거액을 챙긴 게임 사업자 가운데 한 명이 매형에게 100억 넘는 돈을 맡겼지? 그 매형은 밭에다 묻어두고 어설프게 모른 척 하다가 덜미가 잡혔고. <조선일보> 11면 보도.

● 신혼집 살 돈으로 의료봉사 단체에 기부한 부부가 있다고?


한 의료봉사 단체를 찾아온 20대 중반 남녀가 "우리도 후원을 하고 싶다"고 말한 뒤 청바지 주머니에서 꺼낸 구겨진 봉투를 건넸다고 한다. 인사할 겨를도 없이 이 부부는 사무실을 나섰다고 하는데. 봉투엔 3000만 원짜리 수표가 들어 있었다고 한다. 단체 관계자가 두 사람을 붙잡았다고 한다. 이들은 지난달 말 결혼한 신혼부부이었고, 3000만 원은 결혼식 축의금 전액이었다고 한다.

사연을 들으니 뭉클해진다. 여성의 아버지는 의사였다. 평생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돕고 무료 진료를 해주던 분이었는데. 이 여성 고등학생 때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했단다. 3000만 원은 원래 캐나다에서 신혼집을 마련하는 데 보태려고 한 돈이었다고 한다. <조선일보> 11면 보도.

● 서로 총구 겨눈 아프간 형제의 비극이 주목된다.


3살 터울의 형제, 사이좋게 지냈는데. 지금은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전쟁 때문이다. 형은 탈레반, 동생은 미군의 지원을 받는 아프간 경찰이 된 것이다. 형제가 따로따로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를 했는데. 둘 다 “머지않은 장래에 전투를 벌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계기가 된 것은 이들의 사촌이 미군에 의해 사살된 사건이었다. 형은 분개해서 탈레반이 됐고, ‘학교를 불태우고 여자를 학대하는 탈레반은 안 된다’ ‘미군이 우리에게 도움 준 게 얼마나 많은가’라는 쪽인 동생은 경찰이 된 것. <서울신문> 17면 보도.

● 끝으로 날씨는?

전북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방에 건조특보가 내려졌다. 낮 기온은 어제보다 2∼3도 가량 높겠고 일교차도 크게 나겠다. 금요일 비소식이 있다.  
 
[미디어오늘] '김용민의 시사터치' 4월 13일 (미디어오늘 = 평화뉴스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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