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반발 속 재단 정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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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마지막 '임시 이사회'... "재심" / "안정"... 정이사 '이사장'이 관건


지난 7월 14일 교육과학기술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 결정으로 17년 만에 '정이사' 체제를 맞게 된 대구대학교가, '비리재단 복귀'에 따른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 속에 '재단 정상화'를 어떻게 풀어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대 학교법인 영광학원은 7월 26일 오후 4시, 지난 17년간 이어온 '임시 이사' 체제의 마지막 이사회를 연다. 8월 5일에서 10일쯤에는 사분위가 선임한 '정이사' 체제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26일 이사회에는 조해녕 이사장을 비롯해 전체 7명 가운데 결원이 된 1명을 뺀 6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이사회에는 지난 14일 사분위 결정에 대한 '재심 청구' 여부가 안건으로 올라있다. 사분위가 선임한 정이사 7명(임시이사 1명 포함) 가운데 지난 1993년 비리 등으로 물러난 옛 재단측 인사 3명이 포함된데 따른 반발이다. 옛 재단측 정이사가 전체의 과반수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비리재단 복귀 반대"를 외쳐 온 대학 구성원들은 사분위의 '옛 재단 복귀' 결정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시 이사회가 '재심 청구'를 결정할 지 여부는 예상하기 어렵다. 대학 구성원들과 임시 이사들의 반발에 공감하더라도, 사분위가 '재심 청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7년 구성된 사분위가 지금까지 '재심'을 받아들인 사례는 한 건도 없다. 때문에, 마지막 회의를 갖는 임시 이사들이 실현 가능성이 낮은 '재심 청구'로 곧 임명될 정이사들을 자극할 수 있는 부담을 떠안을 지는 미지수다.

학내 구성원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여전히 사분위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범대위> 전형수 위원장
<범대위> 전형수 위원장
지역 5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야당으로 구성된 <대구대 학원정상화 범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비리 구재단을 다시 불러들이는 폭거"라고 사분위 결정을 비판했다. 특히 "재심 청구"와 함께, "사분위 폐지"와 "위헌 소송", "이주호 교과부장관 퇴진 투쟁"이라는 강경한 대응을 밝히기도 했다.

범대위 전형수(대구대 교수회 의장) 위원장은 "사분위가 사학비리세력 복귀 시나리오의 들러리 역할에 지나지 않았다"며 "비리 재단의 복귀를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전 의장은 "임시 이사회가 26일 '재심 청구'를 결정하면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교과부에 재심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홍덕률 총장과 조해녕 이사장의 입장은 범대위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홍 총장과 조 이사장은 지난 20일 '담화문'을 통해 "사분위의 실망스런 결정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구성원들의 화합과 학교 발전을 촉진시키는 긍정적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대학 구성원들의 고충과 염원, 당부 등을 가감 없이 정이사들께 전해 우리 대학이 조속하게 안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선임된 정이사들도 추천 배경에 관계 없이 오로지 대학 발전과 학생을 위하는 관점에서 대승적으로 역할을 다해 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사실상 사분위 결정을 받아들이는 입장을 보였다.

<대구대> 홍덕률 총장
<대구대> 홍덕률 총장
홍덕률 총장은 "옛 재단 복귀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과 재심 요구를 충분히 이해한다"며 "다만,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 질 가능성이 매우 낮은 점을 감안할 때 그런 대응이 효과적인 지는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상지대를 비롯한 다른 대학과 달리, 옛 재단측이 이사회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정서와 함께, "재심 청구를 통해 새로 선임된 정이사들을 부정하고 자극하기 보다, 옛 재단측이 아닌 사람을 '이사장'으로 뽑아 내실을 다지는 게 좋을 수도 있다"는 현실적 판단도 한 몫 하고 있다. 홍 총장은 "이사장이 재단 정상화의 관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사분위는 7월 14일 전체 회의를 통해 대구대 학교법인 영광학원의 '정이사' 6명과 임시이사 1명을 확정했다. 선임된 정이사는, 이상희(79.전 대구시장), 이근용(53.대구대 직업재활학과 교수), 황수관(66. 전 연세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박영선(65. 대구대 식품생명화학공학부 교수), 양승두(77. 연세대 법대 명예교수), 함귀용(55. 변호사)씨를 포함한 6명이며, 김홍원(74. 전 대구시부교육감)씨는 '임시이사'로 선임됐다. '임시이사'는 옛 재단측(종전 이사)에 정이사의 과반수를 주지 않기 위한 일종의 타협책으로, 사분위는 앞으로 1년동안 임시이사로 둔 뒤 종전 이사와 학내 구성원들의 합의를 거쳐 다른 사람으로 정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이들 정이사 가운데, 옛 재단측인 종전이사가 추천한 인사는 양승두 명예교수와 함귀용 변호사, 박영선 교수를 포함해 3명으로, 이사회 정원(7명)의 과반수를 넘지는 않았다. 황수관 전 외래교수와 김홍원 전 대구부교육감은 교과부가, 이상희 전 대구시장과 이근용 교수는 현 대학측인 <학원정상화추진위원회(이하 정추위)>가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사장' 자리를 누가 맡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이사가 옛 재단측 3명과 교과부.정추위측 각 2명으로 구성된 만큼, 이사장이 누구냐에 따라 재단 정상화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옛 재단측은 자신들이 추천한 인사가 맡기를 바라는 반면, 홍 총장과 정추위는 이상희 전 대구시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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