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피해 복구기간에 공무원 가족여행 '말썽'

평화뉴스
  • 입력 2004.08.2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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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22. 경북 공무원 가족 220명 충남.전북 갯벌체험.
"하필이면 이런 때에..."
"오래 전에 계획된 가족여행"
..."누구는 피해 복구하고 누구는 여행가나" 뒷말


태풍 '메기'의 영향으로 경북을 비롯한 상당수 시.도에서 피해복구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경북도청 공무원과 가족들이 최근 '갯벌체험'이라는 테마기행을 다녀와 공직 안팎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경북도청 공무원 60명과 가족 등 220명은 지난 8월 21일과 22일 이틀동안 충청남도 서천군 서면에 있는 '월하성 갯벌체험장'을 비롯해 전북 부안군 새만금과 변산반도를 둘러보는 '직원.가족 테마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테마여행은, 경상북도가 지난 2001년부터 6급이하 직원들을 위해 한해에 2-3차례씩 마련하고 있는 것인데, 지난 5월 지리산 청학동에 공무원 34명의 가족이 다녀온데 이어 올들어 두번째 여행이다.

또, 이번 여행경비 2,000여만원은 모두 경북 예산에서 지원됐다.

그러나, 이번 여행이 태풍 '메기'에 따른 피해 복구 기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북도청의 한 공무원은 "이번 태풍으로 경북에서만 400억원대의 큰 피해가 나, 매일같이 민.관이 함께 피해 복구에 나서고 있지 않느냐"면서, "아무리 취지가 좋더라도, 하필이면 이런 때에 공무원과 가족들이 2,000만원의 예산을 써가며 여행을 갈 필요가 있느냐"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또, 한 네티즌은 [경북도청 노동조합]의 인터넷 홈페이지(8.21)에 "오늘 아침에 출근을 해서보니 군데군데 자리가 비어있길래 물어보니 갯벌체험 갔다네요. 누구는 출근하고 누구는 갯벌체험가고 세상 참...특히 지금 전라도쪽은 얼마전에 있은 태풍으로 피해가 엄청난데다가, 수재민 또한 수없이 많아 정신이 없다는데 도청공뭔 체면이 있지..."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청의 한 공무원은 "이번 여행은 이미 오래전에 준비됐을 뿐 아니라, 여행을 간 충남 서천군이나 전북 부안군 쪽에는 전라남도와 달리 태풍 피해가 별로 없었다"면서 "만일 이들 지역에 정말 태풍 피해가 컸다면 어떻게 여행을 강행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이 공무원은 또, "솔직히, 태풍 피해의 크고 적은 것을 떠나 피해복구 기간에 간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 이번 여행을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했었다"면서, "다만, 하위직 공무원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자녀들과 약속한 일인데다, 자녀들이 개학하면 또 다른 날을 잡기도 어렵고, 때마침 우리가 가는 곳의 피해도 크지 않아 주말과 휴일에 예정대로 다녀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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