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후원금, 어디에 쓰는지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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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연구비 '찔끔', 얼굴 알리는데 '펑펑''...언론은 '모금액' 보도 뿐


2010년 지역의 국회의원은 의정활동 중 정책연구보다는 얼굴 알리는데 보다 많은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구경북권 27명의 국회의원 중 한해 사용한 정치자금에서 정책연구비 사용이 1%에도 미치치 못하는 의원은 대구권은 박근혜(달성군 0.7%), 이해봉(달서을), 주호영(수성을), 조원진 (달서병)의원이 각각 0.4%, 경북권은 정해걸(군위의성청송) 의원 1%였습니다.

반면, 홍보행사비 일명 ‘얼굴알리기’에 쓰인 비율이 50%가 넘는 의원은 대구권은 이명규(북구갑) 50.3%, 경북권은 김광림(안동) 58.6%, 최경환(경산 청도) 55.8%였습니다.

<국민일보>가 지난 9월초부터 탐사특집 <정치자금의 겉과 속>를 연재하면서, 선거관리위원회가 제공한 2010년 국회의원 302명(재보궐 선거 당선자와 사퇴자 포함)의 정치자금 지출 내역 전체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국민일보는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내역을 △ 정책연구비 △ 인건비 △ 사무실 유지비 △ 식비 △ 교통비 △ 홍보행사비 △ 회비 △ 기타 등 8개 항목으로 분석했습니다.

국회의원, 정책연구비 ‘찔끔’, 얼굴 알리는데 ‘펑펑’

대구경북권 27명 의원들의 데이터를 따로 정리, 참언론대구시민연대에서 1차로 정책연구비와 홍보행사비 내역을 분석했더니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역 국회의원은 한해 동안 정책연구보다는 얼굴을 알리는 ‘홍보행사’ 에 공을 더 많이 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 두 가지 사업에 모두 부실한 경우도 있었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부채를 갚은데 많은 금액을 지출한 의원도 있었습니다.

2010년 대구.경북 국회의원 정치자금 사용내역 (자세히 보기)
2010년 대구.경북 국회의원 정치자금 사용내역 (자세히 보기)

대구권 국회의원이 2010년 한해동안 사용한 정치자금 총액은 약 19억 5천여만원이었고, 가장 많이 지출한 의원은 주성영(동구갑) 약 2억8백여만원, 박근혜(달성군) 2억2백여만원순이었다. 가장 작게 지출한 의원은 이해봉(달서을) 1천 1천 5백여만원, 배영식(중남구) 1억 1천 7백여만원 순입니다.

총액으로 평가한다면 주성영, 박근혜 의원이 가장 많은 일을 했다고 예측할 수도 있겠지만, 사용내역을 하나하나 따져본다면 그 평가는 바뀌게 됩니다.

가장 쉽게 비교할 수 있는 항목이 정책연구비와 홍보행사비 사용내역인데요. 2010년 지출한 정치자금 총액 중 정책연구비 사용 비율은 평균적으로 5.6%, 홍보행사비는 18.8%로 약 3배 정도 차이가 납니다.

정책연구비를 가장 많이 사용한 인물은 이한구(수성갑)의원으로 4천 6백여만원 (27.1%), 유승민(동구을)의원이 2천4백여만원(13.8%)를 지급했습니다. 이 두 의원은 홍보행사비도 각각 3천여만원(18.1%), 4천 4백여만원 (25.1%)등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구권, 정책연구 안한 불성실한 의원 누구?

문제는 정책연구는 거의 하지 않고, 홍보행사비는 많이 쓰는 즉 ‘얼굴알리기’에 너무 열심인 국회의원입니다. 홍보행사비 사용 총액 7천여만원으로 1위(50.3%)를 차지한 이명규 의원은 정작 정책연구비는 8백여만원으로 자신이 1년동안 사용한 정치자금 총액 중 5.9%밖에 안된다는 점입니다. 홍보행사비와 정치자금 사이에 약 9배 차이가 납니다.

2010년 대구.경북 국회의원 정치자금 사용내역 (자세히 보기)
2010년 대구.경북 국회의원 정치자금 사용내역 (자세히 보기)

마찬가지로 정책연구비 사용에 가장 인색했던 박근혜, 이해봉, 주호영, 조원진 의원 등은 각각 140여만원, 44만원, 52만원, 81만원 선으로 자신들이 2010년 한해동안 사용한 정치자금 총액의 1%도 안되는 금액입니다. 반면 이들은 같은 기간 동안 홍보행사비로 3천 1백만원(15.6%), 2천 1백여만원(19%), 3천2백여만원(21.6%), 9백여만원 (7.1%)를 사용했습니다. 최소 7배~20여배나 차이가 납니다.

경북권 의원, 정책연구비, 홍보행사비 지출액  약 8배 차이

경북권도 이 흐름에서 별반 차이는 없습니다.

   
2010년 대구.경북 국회의원 정치자금 사용내역 (자세히 보기)

2010년 한해 동안 사용한 정치자금 총액은 약 25억원선인데요, 가장 많은 금액을 사용한 의원은 이병석(포항 북구) 3억 1천여만원, 김태환(구미을) 2억 5천여만원,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2억 4천여만원 선입니다. 가장 작게 사용한 의원은 최경환(경산청도) 5천 2백여만원, 정수성(경주, 무소속) 5천 3백여만원입니다. 

2010년 지출한 정치자금 총액 중 정책연구비 사용 비율은 평균적으로 3.3%, 홍보행사비는 26.8%로 약 8배 정도 차이가 납니다.

경북권 의원 중 정책연구비를 가장 많이 지출한 의원은 정희수(영천) 약 1천3백여만원 (13.1%), 성윤환(상주) 약 9백여만원 (8.8%) 선이었습니다.

정책연구비 평균지비율 3.3%에도 미치지 못한 의원은 이철우(2.4%), 이한성(2.3%), 이인기(2.0%), 장윤석(1.8%), 이병석(1.8%), 강석호(1.6%), 김성조(1.5%), 정해걸 (1.0%)였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이들이 사용한 홍보행사비는 이철우(40%), 이인기(30.6%), 장윤석(31.5%), 이병석(20.1%), 강석호(11%), 김성조(14.3%), 정해걸(12.9%)선이었습니다.

이철우, 이인기, 장윤석 의원 등은 정책연구비와 홍보행사비 사용비율이 15~18배나 차이가 납니다.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의원의 경우 정책연구비(1.6%), 홍보행사비(11%)도 별로 사용하지 않았는데요. 강의원이 사용한 정치자금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부분은 기타 항목,  ‘차입자산 상환’이라는 항목으로 1억원 (44%)넘게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역언론, 정치후원금 총액보다, 사용 내역 분석해야

정치자금 사용내역 중 두 가지 항목만 분석해도, 2010년 의정활동에 성실했던 의원과 목소리만 컸던 의원, 언론에 노출빈도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의원과, 인터뷰 빈도와 달리 속빈 강정이 누구인지도 알 수 있을 것 같구요.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국회의원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는 지역언론의 몫일텐데요. 여간해서는 이런 기사 찾기 힘드네요. 지역언론이 국회의원 정치자금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시기는 1년에 딱 한번.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정치자금 모금내역을 공개할 때뿐입니다.

<매일신문> 2011년 4월 11일자 2면(종합)
<매일신문> 2011년 4월 11일자 2면(종합)
<영남일보> 2011년 4월 12일자 2면(종합)
<영남일보> 2011년 4월 12일자 2면(종합)

<매일신문>과 <영남일보>는 각각 4월 11일, 12일 <역시! 박근혜 3억 2천 1위>, <박근혜 前대표 3억 2천만원 잠룡 중 1위>를 통해 후원금 모금액 1순위에 주목했습니다.

그 뿐입니다.

선거때마다 ‘유권자의 합리적 판단’을 주장하기에 앞서, ‘합리적 판단’이 가능한 자료라도 충분하게 제공해주시기 바랍니다.






[평화뉴스 미디어창 156]
허미옥 /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 pressang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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