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크레인 농성’ 310일만에 마무리 된 한진중공업 사태 일지

민중의소리 조한일 기자
  • 입력 2011.11.10 16:1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31일 오전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의 85호 크레인에서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양지웅 기자
김진숙 지도위원이 31일 오전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의 85호 크레인에서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양지웅 기자

노사가 9일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한진중공업 사태는 지난해 12월15일 생산직 직원 1100여명 가운데 400명을 정리해고하겠다고 사측이 밝히면서 촉발됐다. 당시 한진중공업은 2년 동안 선박 수주가 없어 불가피하게 정리해고를 택했다고 밝혔지만, 노조는 구조조정 명분을 쌓기 위해 일부러 수주를 하지 않고 있다며 닷새 뒤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어 2011년 1월6일 새벽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 올라간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고공 농성이 40일째로 접어든 2월14일, 한진중공업은 희망퇴직을 거부한 170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강행했다.

노사가 파업과 직장폐쇄로 갈등이 극에 달했지만 해결의 수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정리해고 단행 4새월로 접어든 지난 6월 11일부터 1박 2일 동안 김진숙 지도위원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1차 희망버스 행사가 부산 영도조선소를 방문했다. 희망버스를 기점으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는 IMF 사태가 1997년 이후 우리나라에 폭증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에 맞서는 상징적 사건으로 급부상했다.

사측은 6월27일 법원 집행관까지 동원해 강제퇴거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을 끌어냈지만,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철회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 이후 희망버스는 모두 다섯차례나 ‘연대의 장’을 만들어 부당한 정리해고 등 노동문제를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시켰다.

다섯차례 희망버스로 평행선을 달리던 한진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7일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정리해고자들의 1년 안 재고용과 해고기간 생계지원금 2000만원 지급을 토대로 하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권고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나흘 뒤 조 회장과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의 독대로 타결 분위기가 급물살을 탔다.

이후 정리해고자들의 해고기간 근속연수 인정 등을 두고 협상이 결렬되는 위기도 맞았지만 8일 밤샘 협상에서 입장 차이를 크게 좁힌 노사 교섭팀은 9일 오전 10시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 일지

2010년 12월15일 = 사측, 생산직 직원 400명 희망퇴직 계획서 노조에 통보
2010년 12월20일 = 노조, 정리해고 반대 총파업 돌입
2010년 12월28일 = 노조원 1천100여명 4일간 정리해고 반대 철야농성
2011년 1월 6일 =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크레인 고공시위 돌입
2011년 1월 7일 = 부산지법, 크레인 시위 김진숙씨에 퇴거 결정
2011년 1월12일 = 사측, 희망퇴직거부 생산직 290명에 정리해고 통보
2011년 1월19일 = 부산지법, 크레인 시위자에 하루 100만원 부과 가처분 결정 사측, 크레인 시위자 등에 1억원대 손배訴 제기
2011년 2월10일 = 사측, 11∼14일 추가 희망퇴직 접수
2011년 2월14일= 노조간부 2명, 추가 크레인 시위 돌입 사측, 부산 영도조선소·울산공장·다대포공장 등 직장폐쇄
2011년 3월23일 = 사측, 해고자 재취업 지원 협의체 제안
2011년 5월 9일 = 사측, 노동자 퇴거.출입금지 가처분 신청
2011년 6월12일 = ‘희망버스’ 한진重 방문, 사측이 고용한 용역들과 충돌해 24명 부상
2011년 6월13일 = 부산법원, 한진重 노조원 퇴거·출입금지 결정
2011년 6월15일 = 경찰, 희망버스 충돌 관련 배우 김여진 등 25명 출석 요구
2011년 6월16일 = 이채필 고용부장관 한진중공업 방문, 자율해결 촉구
2011년 6월22일 = 국회 환노위, 29일 한진重 청문회 개최 의결
2011년 6월27일 = 노조, 총파업 철회ㆍ업무 복귀 선언
2011년 7월9~10일 = 2차 희망버스
2011년 7월30일~31일 3차 희망버스
2011년 8월27일~28일 4차 희망버스
2011년 9월 7일= 노사정 간담회, 사측 “2년 3개월 후 재고용”-노조 “6개월 후 재고용”
2011년 10월7일 = 조남호 회장, 국회 환노위 권고안(1년 후 재고용, 생계지원금 2천만원 지급) 수용
2011년 10월8일~9일 = 5차 희망버스
2011년 11월9일 = 노사, 정리해고 잠정 합의

[민중의소리] 조한일 기자 2011-11-10 15:58 (민중의소리 = 평화뉴스 제휴)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