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국회의원 '공약 이행' 하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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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의원 11명, '공약 이행도' 미제출...지역언론은 '여론' 뿐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공약, 정치자금 사용, 국정현안에 대한 이들의 입장 등 의정활동을 중심으로 ‘차분하게’ 지역구 의원을 평가해볼 수 있을까요?

지난 6일 대구를 찾은 서울대 조국 교수는 2012년 총선, 대선 후보자 선택에 대해 이런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화려한 미사어구로 포장한 그들의 말에 현혹되면 안된다.  그들의 말에 진정성이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과거에 A라고 했다가, 현재는 분위기 때문에 B라고 말을 바꾸는 사람은 믿어서는 안된다”라는 맥락이었습니다. 과연 이번 총선에서 대구경북권 의원을 선택할 때 이 기준을 적용할 수 있을까요?

  지역언론, 지역 의원에 대한 평가는 빼고 변화의 바람몰이 뿐

<영남일보> 2012년 1월 2일자 1면
<영남일보> 2012년 1월 2일자 1면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쇄신, 변화’의 바람에 강도는 약하지만 대구경북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지역민을 대상으로 여론을 청취한 결과를 보면, MB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는 27%대로, 대구경북권 국회의원을 바꾸어야 한다는 데는 과반수 이상이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영남일보, 1월 2일 보도>

그런데 MB정부, 한나라당에 대한 불평은 반MB정서로 수렴은 되지만, 즉 정부여당의 실책을 비판하고 개선을 바라는 지역의 민심은 높지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따져보면서 차분하게 점검하고 대안을 찾는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작은 것 같습니다.

<매일신문> 2012년 1월 2일자 1면
<매일신문> 2012년 1월 2일자 1면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때 불었던 ‘잃어버린 10년’, ‘아마추어 정치에 대한 불타는 적개심(?)’을 표현했던 민심의 한 축과 비판의 대상은 다르지만 분위기는 비슷한 것 같은데요. (너무 단순화시켰나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지역국회의원쪽으로 압축해 본다면 ‘바꿔’라는 여론은 높고, ‘지역구 활동’ 에 대한 단순한 판단(잘했다-못했다)는 있지만, 의정활동지난 4년간 △ 지역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은 어땠는지, △ 약속한 공약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 주요 국정현황에 대해 이들의 입장은 무엇이었는지 등이 제대로 제시되거나 평가되지 않는 다는 점입니다.

지역언론의 현재 모습입니다. 즉, 지역언론을 통해서는 ‘바람’을 읽을 수 있지만 ‘실체적 진실’(국회의원 의정활도 평가 등)은 찾을 수 없다는 점이요.

아마 3월말~4월말 본격적으로 선거보도 시작되고, 유권자들이 표심을 결정하는 시기, 지역언론은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을 요구하고 선거결과에 대해 ‘유권자의 표심’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국회의원의 정책평가, 공약이행도 평가 등등 유권자의 합리적 판단을 유도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자신의 모습”은 슬쩍 감추려고 하겠죠,

  나름 지역국회의원 평가 지표, 3가지

그래서 몇가지 자료를 모아봤습니다. △ <국민일보>가 지난해 9월 탐사특집 <정치자금의 겉과 속>를 연재하면서, 선거관리위원회가 제공한 2010년 국회의원 302명(재보궐 선거 당선자와 사퇴자 포함)의 정치자금 지출 내역 전체를 분석했던 결과 중 대구경북권 의원의 자료 △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이하 매니페스토본부)에 선거공약 이행도를 제출하지 않은 국회의원 △ 한미FTA 찬성-불참-기권 한 국회의원 등입니다.


의정활동비 중 정책연구비 사용비율이 미미하다는 것은 그만큼 ‘정책선거, 정책활동’에 부진했다는 뜻이고, 매니페스토본부에 공약이행도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은 4년전 유권자의 약속의 실천정도에 대해 점검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며, 한미FTA에 대한 의견표명은 국가정책에 대한 이들의 표심이 누구에게로 향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구경북지역 의원 41%, 공약이행도 공개 안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보도자료 (2011년 12월 27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보도자료 (2011년 12월 27일)

매니페스토본부의 향후 활동에 대해 좀 더 주목해야 할텐데요. 본부가 지난 해 12월 2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6월, 12월 두차례 지역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선거공보 공약에 대한 이행도를 공개하라고 요청을 보냈고, 12월 25일까지 이 정보를 공개한 의원은 한나라당 57.24%, 민주통합당 49.32%, 자유선진당 145.38%, 통합진보당 50%, 무소속 50% 등이었다”고 합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보도자료 (2011년 12월 27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보도자료 (2011년 12월 27일)

특히 6월과 12월 모두 공약이행도 자료제출을 거부한 의원은 총 47명이고, 그 중 한나라당이 26명인데, 그 중 대구경북권 의원이 11명이었습니다. 대구경북지역 의원 27명 중 11명, 즉 약 41%정도가 4년전 공약과 관련 뭔가를 감추고 있다는 점이죠.

이 지역 국회의원들이 4년전 유권자와의 약속을 드러내는데 이리도 소극적이라는 점,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매니페스토본부는 오는 1월 10일을 전후로 국회의원 공약이행사항에 대한 정보를 분석, 국민에게 제공할 계획이며, ‘18대 국회의원 총선공약 시민검증센터’홈페이지를 개설, 운영한다고 합니다.

그때 ‘18대 대구경북권 국회의원 공약이행도’는 또다시 업그레이드 해볼까 합니다.

  사마귀유치원, 국회의원 되는법 ‘진짜네?“

KBS 개그콘서트 '사마귀유치원'
KBS 개그콘서트 '사마귀유치원'
지난해 10월 KBS개그콘서트 ‘사마귀유치원’에서 개그맨 최효종씨는 ‘국회의원 당선되는 법’을 조목조목 제시하면서, 그 문화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한 적이 있는데요. △ 선거유세 때 시장을 돌아다니며 할머니들과 악수만 해주면 된다. 평소 먹지 않던 국밥을 먹으면 된다, △선거 유세 공약도 어렵지 않다. 다리를 놔두거나 지하철역 개통을 약속하면 된다. 괜찮다, 말로만 하면 된다”고 전해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말로만 하는 공약’, ‘공약(公約)’이 ‘꽁약(空約)’으로 폄훼되는 현실,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지역언론도 한 몫 담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평화뉴스 미디어창 168]
허미옥 /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 pressang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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