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통일열사 50주기 추모 주간 선포문
50번째 맞이하는 4월 9일.
오늘 우리는 역사적 책임과 민주주의의 염원을 담아 4.9인혁열사 50주기 추모 주간을 선포한다. 이것은 4.9인혁열사들에 대한 추모를 넘어, 검찰 독재, 내란 세력을 청산하고 새로운 민주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우리의 결의를 선포하는 것이다.
50년 전, 이 땅에는 민주주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이들이 있었다. 서도원, 도예종, 송상진, 하재완, 우홍선, 김용원, 이수병, 여정남. 박정희 독재 정권은 이들을 유신독재에 반대하는 민청학련의 배후 세력으로 모함하고, 고문과 거짓으로 조작된 재판을 통해 사형을 선고했으며, 대법원에서 사형이 선고된 지 18시간 만인 1975년 4월 9일 새벽에 형이 집행되었다. 세계 사법 역사상 가장 잔혹한 사법 살인 중 하나로 기록된 이 사건은 독재 권력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짓밟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남았다. 그러나 그들의 희생은 역사의 패배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향한 뜨거운 외침으로 이어졌다.
4.9 통일열사의 형이 집행된 후 32년 만인 2007년 1월 23일. 우리는 마침내 그들의 무죄를 입증해 냈다. 국가가 저지른 범죄를 바로잡고, 진실을 밝혀냈다.
그렇지만 사건을 조작하고 열사들을 고문하고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자들에 대한 역사적 단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열사를 죽음으로 몰아간 그들은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았으며, 오히려 유신독재자, 사법살인자 박정희는 대한민국 곳곳에 그를 찬양하는 동상이 세워지고 우상화를 통해 수구 보수의 상징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박정희의 독재 유산을 계승하려는 자들이 정치권력을 장악하고 친위 쿠데타와 내란을 일으켜 장기 집권을 획책하고 있다.
우리는 알고 있다. 역사는 정의를 외면할 때 반드시 되풀이된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는 목격했다. 윤석열 정권이 자행한 탄압과 내란 시도가 박정희 유신독재의 부활을 꿈 꾼 것이었음을. 국회를 해산하고, 야당을 탄압하며, 영구집권을 꾀했던 윤석열의 시도는 단순한 정치적 야욕이 아니라 유신독재의 망령이 아직도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우리는 50년 전과 같지 않다.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으며, 독재의 칼날에 움츠러들지도 않는다. 75년 이후 80년 광주, 87년 6월항쟁, 91년 열사투쟁을 거치면서 우리는 수많은 죽음과 아픔을 딛고 더 나은 민주주의,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투쟁해 왔다. 오늘 윤석열 탄핵과 파면까지 이끌어낸 것은 바로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의 힘이었다. 이제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남아 있는 독재의 유산을 완전히 청산하고, 새로운 민주주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먼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당하신 모든 민주열사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그들을 사회적으로 예우하는 민주유공자법을 제정하여야 한다.
지난 반세기 간첩의 자식으로 온갖 모욕과 멸시를 당한 인혁당 희생자 유가족의 아픔을 보듬고 더 단단한 민주주의를 위해 죽은 자를 예우하고 과거의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에 나서야 한다.
2025년 4월 5일, 우리는 추모와 기념에 머물지 않고 행동할 것이다.
대구와 경북, 그리고 전국에서 독재의 잔재를 청산하고 내란세력을 몰아내는 대동의 마당을 열어갈 것이다. 4.9인혁열사의 민족자주와 민주주의 정신, 조국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정신을 우리는 다시 만난 새로운 광장에서 이어 나갈 것이다. 노동과 인권을 존중하고,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실천을 다짐하며, 젠더 평등을 이루어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것이다. 과거를 바로잡고 미래를 개척하는 길에 청년들과 함께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흔들며 다시 한번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낼 것이다.
오늘 우리는 4.9통일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추모 주간의 첫걸음을 내딛는다. 4.9 인혁열사 50주기 추모 주간을 선포하며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의 민주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요청한다.
역사의 이름으로 외친다! 독재를 넘어, 새로운 민주주의로!
4.9인혁열사 정신계승! 민주주의 수호하자!
4.9통일열사 정신계승! 조국의 평화와 통일 이룩하자!
4,9통일열사 예우하는 민주유공자법 제정하라!
2025년 3월 29일
4.9통일열사 50주기 행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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