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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 사퇴, 대선출마...시민사회 "불통의 3년, 박정희 동상·논란의 사업 정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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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계명대학교 총학생회 초청 즉문즉답에서 대학생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3.3.23)  / 사진.홍준표 시장 페이스북
홍준표 대구시장이 계명대학교 총학생회 초청 즉문즉답에서 대학생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3.3.23)  / 사진.홍준표 시장 페이스북

홍준표(71) 대구시장이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시장직에서 사퇴한다.  

홍 시장은 10일 오후 사퇴 전 마지막으로 대구시의회 의원 총회를 찾아 "국민통합 시대정신으로 선진국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정치 인생 마지막을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걸겠다"고 연설했다. 또 "대구혁신의 틀을 완성해 70%는 마무리됐고 나머지도 순항 중"이라며 "시장 자리를 내려놓지만 이는 대구 발전을 위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대구시민께 드리는 글'을 통해서는 "시장직에서 물러나 이번 대선에 나선다"면서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간에 떠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당선돼 같은 해 7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4년의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2년 10개월 만에 시장직에서 사임하는 셈이다. 오는 11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별도의 퇴임식을 갖고 공식적으로 시장직을 내려놓는다. 이후 국민의힘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든다. 공석이 된 대구시장 자리는 김정기 행정부시장의 대구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버려진 도시, 대구? 홍준표 시장님께 묻습니다" 민주당 대구 지방의원들의 기자회견(2025.4.9.대구시청 동인청사 앞) / 사진.민주당 대구시당
"버려진 도시, 대구? 홍준표 시장님께 묻습니다" 민주당 대구 지방의원들의 기자회견(2025.4.9.대구시청 동인청사 앞) / 사진.민주당 대구시당

지역사회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시민단체를 비롯해 공무원노조와 야당은 한 목소리로 "불통의 3년이었다"며 "불통 시장", "반인권 시장"이라고 비판했다. 또 "전횡을 사죄하고 다시 대구에 오지말라"면서, 홍 시장이 동대구역 광장에 세운 박정희 동상도 "애물단지 동상을 퇴임 전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경실련)은 10일 성명서에서 "홍 시장은 역대 대구시장 중 가장 강력한 권력을 행사했다"며 "대구 미래 50년이라는 명목으로 대규모 토건사업 계획을 남발했다"고 꼬집었다. 

그래서 "홍 시장의 사퇴로 인한 시정공백과 주요 사업 차질 등의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지만, 시대착오적 낡은 사고로 대구시정을 전횡하고, 지역사회 전반에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한 점을 감안하면 홍 시장의 시장직 사퇴는 대구시민에게 오히려 좋은 일"이라며 "차라리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재직 중 벌인 일 중 시민 삶의 질 향상과 무관하거나 오히려 방해되는 일도 적지 않았다"면서 "대행체제 시정에 부담을 초래하는 요인이 되니 홍 시장 퇴임 전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표적으로 동대구역 광장의 3m 높이 ▲박정희 동상에 대해 "독재자 미화 우상화는 물론 훼손을 막기 위해 공무원 야간 불침번 근무, CCTV까지 설치했다"며 "애물단지 동상은 퇴임 전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오는 2029년 조기 개항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장밋빛 구상과 계획 남발에 대해서도 "퇴임 전 사업 실상을 공개하고, 사업 지연 등 문제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대구시 동구 신천동 동대구역 광장에 대구시가 지난해 12월 건립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3m 높이의 동상 뒤로 "독재자의 동상은 반드시 무너진다"고 적힌 인혁당 재건위 조작사건 50주기 전시회 깃발이 보인다.(2025.4.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 동구 신천동 동대구역 광장에 대구시가 지난해 12월 건립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3m 높이의 동상 뒤로 "독재자의 동상은 반드시 무너진다"고 적힌 인혁당 재건위 조작사건 50주기 전시회 플래카드가 보인다.(2025.4.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와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은 오는 11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바이바이(잘가라) 홍준표, 굿나잇(잘자라) 대구시민, 대구시도 민주주의를 회복하자"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연다. 이들 단체는 "불통행정, 반인권, 반민주, 반시민적 행정의 연속이었다"며 "시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결코 대통령 후보로서도 자격이 없다"고 규탄할 예정이다.   

대구시 새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장재형)도 10일 성명을 내고 "지난 2022년 7월 1일 민선 8기 출범 후 홍 시장의 일방통행식 행정과 아집의 세월이 너무 길었다"며 드디어 내일 사퇴로 이제야 평화로운 대구시의 봄이 온다"고 밝혔다. 이어 2년 10개월짜리 시장을 하면서 공무원노조와 소통 한번 없었고, 대구시는 조용한 날이 없었다"면서 "불통 시장 홍준표는 다시는 대구에 오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 지방의원들은 지난 9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시장은 탄핵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틈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며 "시민들은 혼란 속에 고통 받고 있는데 시장은 뻔뻔하게도 자신의 정치적 기회로 삼아 야망을 채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구를 혁신하고 발전시키겠다더니 3년간 시민 삶이 나아졌냐"면서 "더 이상 홍 시장의 허풍과 거짓말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시민들의 엄중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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