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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금지, 시민 출입 통제...홍준표 퇴임식, 끝까지 '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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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의 퇴임식이 열린 날 대구시청 산격청사 정문 입구부터 '일시정지' 차단기가 내려와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5.4.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의 퇴임식이 열린 날 대구시청 산격청사 정문 입구부터 '일시정지' 차단기가 내려와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5.4.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기자들의 취재를 전면 금지하고, 시청사를 오가는 시민들의 출입까지 통제했다. 

공무원들은 "꿈은 이루어진다", "대구의 자부심"이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홍준표 이름을 외쳤다.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하는 홍 시장의 퇴임식에 대구시민들의 자리는 없었다. 시민단체는 "가는 끝까지 불통"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퇴임식이 있었던 오늘 대구시청 산격청사의 모습이다. 


대구시는 11일 오전 11시 대구시청 산격청사 1층 대강당에서 홍 시장 퇴임식을 열었다. 당초 퇴임식을 공개하기로 했으나, 하루 전날 오후 갑자기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그 탓에 퇴임식 행사가 열린 11일 당일 산격청사를 둘러싸고 삼엄한 경비가 진행됐다. 산격청사 정문 입구부터 산격청사 건물 로비까지 수백여명의 경찰 병력이 배치됐다. 

일시정지 차단기가 내려와 출입 차량을 통제했다. 차량에 탄 이들의 신분을 하나씩 확인했다. 경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길을 지나가는 시민과 도보하는 행인들을 향해서도 경찰은 검문을 했다. 

"비공개입니다. 사진 촬영하시면 안됩니다" 홍 시장 퇴임식이 열린  대구시청 산격청사 내 대강당으로 가는 셔터문이 내려졌다. 공무원들과 청원경찰이 카메라  촬영을 막아섰다.(2025.4.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비공개입니다. 사진 촬영하시면 안됩니다" 홍 시장 퇴임식이 열린  대구시청 산격청사 내 대강당으로 가는 셔터문이 내려졌다. 공무원들과 청원경찰이 카메라  촬영을 막아섰다.(2025.4.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산격청사 정문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대구시민이 경찰에게 신분증을 제출하고 있다.(2025.4.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산격청사 정문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대구시민이 경찰에게 신분증을 제출하고 있다.(2025.4.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기자들을 향해서도 신분증 검사를 하고 "오늘 청내에서는 취재를 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대강당 1층으로 향하는 출구 하나만 열어놓고, 나머지 문 셔터는 내려서 출입을 할 수 없게 했다. 

대구시는 이날 모든 공무원에게 공무원증 패용을 지시했다. 기자실 옆 대강당으로 향하는 셔터 문조차 촬영하지 못하게 했다. 사진을 찍으려 하자 청원경찰과 공무원들은 "여기서부터 (사진을) 찍으면 안된다"며 두 손과 몸을 이용해 카메라 촬영을 막아섰다.

대구시 총무과 관계자는 취재를 금지한 이유에 대해 "오늘은 공개 행사가 아니라, 내부 행사로 조촐하게 치르는 자리"라며 "큰 혼란이나 소동 없이 퇴임식을 진행하기 위한 것이니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구시는 퇴임식을 언론에는 비공개한 반면, 사내 방송을 통해 산격·동인청사 2곳에는 퇴임식을 생중계했다. 청사 출입구에는 "시장님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라고 적힌 입간판도 세웠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민선 8기 홍 시장 퇴임식에는 홍 시장을 비롯해 대구 5개 구청장, 기관장, 국·과장 등 공무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가량 진행됐다. 퇴임식 진행 전에 클래식 연주를 하고 이후 감사패와 꽃다발을 증정했다. 공무원의 환송사에 이어 홍 시장의 퇴임사 발언이 이어졌다.  홍 시장은 공무원들을 향해 큰절을 하기도 했다. 

홍준표 시장 퇴임식에서 홍 시장 뒤로 구청장들과 기과장, 공무원들이 "레전드 홍준표", "할 일은 다했다", "영광이었습니다" 등 손피켓을 들고 있다.(2025.4.11.대구시청 산격청사 대강당) / 사진.대구시
홍준표 시장 퇴임식에서 홍 시장 뒤로 구청장들과 기과장, 공무원들이 "레전드 홍준표", "할 일은 다했다", "영광이었습니다" 등 손피켓을 들고 있다.(2025.4.11.대구시청 산격청사 대강당) / 사진.대구시
대구광역시 직원 일동 이름으로 홍 시장에게 '감사패'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2025.4.11) / 사진.대구시
대구광역시 직원 일동 이름으로 홍 시장에게 '감사패'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2025.4.11) / 사진.대구시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대구시 국.과장 간부 공무원들이 "레전드 홍준표", "대구의 자부심 홍준표" 등 손피켓을 들고 있다. 홍 시장 퇴임식에서 상영된 특별영상에 담긴 모습 / 사진.독자 제공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대구시 국.과장 간부 공무원들이 "레전드 홍준표", "대구의 자부심 홍준표" 등 손피켓을 들고 있다. 홍 시장 퇴임식에서 상영된 특별영상에 담긴 모습 / 사진.독자 제공  
홍 시장이 퇴임식 현장에서 공무원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2025.4.11) / 사진.대구시 
홍 시장이 퇴임식 현장에서 공무원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2025.4.11) / 사진.대구시 

공무원들은 산격청사와 동인청사 2곳에서 "대구의 자부심 홍준표", "꿈은 이루어진다", "할 일은 다했다", "레전드 홍준표", "변화+혁신 홍준표", "영광이었습니다" 등이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었다. 

홍 시장은 퇴임사에서 "모든 여정에 함께 해준 시민 여러분과 공직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비록 시장직은 내려놓지만 큰힘이 돼 (대구로) 돌아와 든든한 후원자로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 말을 끝으로 제21대 대선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 뛰어들었다. 

대구시 새공무원노조 관계자는 "가는 날까지 불통의 모습을 보여주는 홍 시장의 뒷모습"이라며 "대통령 선거에 나간다며 시장을 중도 사퇴한 이를 향해 어떤 공무원이 진심으로 박수를 쳤겠냐. 홍비어천가도 과하다"고 비판했다.  

은재식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도 이날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국민들에게 선택 받겠다고 시장까지 내팽개치고 나간 사람이 아방궁에 갇혀 퇴임식까지 기자들에게 비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가는 날까지 끝까지 정신을 못 차렸다. 그리고 공무원들 또한 그야말로 홍 시장의 잔당임을 자임하는 행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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