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용수(97) 할머니가 '6.3 대선'을 앞두고 "다음 대통령이 되는 사람은 꼭 책임지고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라"고 호소했다.
이 할머니는 15일 오후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새정부의 역할과 정책 과제' 토론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라며 "차기 대통령은 이 문제를 반드시 책임지고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이 할머니는 "열여섯 살에 일제에 밤중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끌려가 갖은 폭행을 다 당했다"면서 "그러면서도 참고 견디며 대한민국을 찾아 넘어왔다"고 회상했다.
이어 "30여년 동안 일본 정부에 전쟁범죄 인정, 공식 사죄 등 7가지 원칙을 요구했는데도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결국 법적으로 해결하기로 했는데 제가 다 이겼다. 패소한 일본이 왜 배상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나갔다.
이 할머니는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였을 때 찾아와 왜 아직도 문제 해결이 안되고 있냐고 이야기했을 때 너무나 고마워 몸 둘 바 몰랐다"면서 "대통령이 되지 않아도 해결하겠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고 기억했다.
하지만 "날이 지나고 해가 바뀌어도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며 한 번도 찾아가지 않았다"면서 "이용수와의 약속이면서 국민과 약속한 것인데 이를 지키지 않아 한없이 울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건강 악화로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이옥선 할머니에 대해서도 "할머니 한 분씩 돌아가시는 것이 너무 서러워 눈물이 앞을 가린다"며 "아직도 책임을 내려놓지 못했다고 하늘에 계신 할머니들께 이야기해 달라. 계속 지켜봐달라고 전해주라 했다"고 했다.
떄문에 "다음 대통령은 반드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것도) 알아서 다 해결된다"면서 "저도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더불어민주당 권칠승·김윤덕·이재정, 조국혁신당 차규근·정춘생 국회의원 주최로 열렸다.
이 할머니와 함께 경북 생존자 박필근(97) 할머니도 초청했으나, 최근 부상을 입어 참석하지 못했다.
토론회 발제는 이용일 전 주코트디부아르 대사, 류광옥 일본국 상대 손해배상소송 변호단 변호사가 진행했다. 토론은 서혁수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대표, 최봉태 법무법인 삼일 대표변호사, 김창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류광옥 변호사가 했다. 좌장은 엄창옥 시민모임 이사장이 맡았다. 한준호(경기 고양시을) 더불어민주당 의원, 차규근(비례대표) 조국혁신당 대구시당위원장 등 국회의원들과 시민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은 3시간가량 진행됐다.
이용일 전 주코트디부아르 대사는 "한일청구권협정 제3조에 명시된 중재재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사는 "일본에 대한 유권적, 법적 구속력을 확보하려면 중재와 사법재판에 의해야 한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 양국이 다른 생각을 갖고 있고, 판결도 다르기 떄문에 제3자가 해결하는 방식을 채택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일 양국은 국제적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의무를 지는 유엔 회원국으로서 법률적 대립을 해소하기 위한 협력과 조치가 요구된다"면서 "중재재판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판결을 내리고, 국제적 타당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인권 문제에 전향적인 판결을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류광옥 변호사는 "제3자에 의한 사법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점은 동의한다"면서도 "중재재판의 전제가 될 한일청구권협정 3조 조건 해석이 모호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해당 조항이 효력을 가지려면 한일 양국의 법적 관점이 다르거나 이해 충돌이 존재해야 한다"며 "지난 2011년 헌법재판소 결정 당시 존재했던 법적 관점의 충돌이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11일 기준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생존자는 6명이다. 대구경북에서는 이용수 할머니와 박필근 할머니 2명이 생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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