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불러낸 대통령 프리 윤(Free YOON), 석방하라"
"스탑 더 스틸(Stop the Steal. 트럼프 지지그룹 구호)"
"부정선거 당선무효, 가짜 대통령 이재명을 탄핵하라"
"중국 공산당에 나라 팔아넘기는 더불어공산당"
"독재 어용언론 MBC JTBC, 가짜뉴스 TV를 끄세요"
"찰리 커크 명복을 빕니다. 당신의 투쟁을 잇겠습니다"
극우로 비칠 극단적 깃발과 피켓을 금지하고, 과격한 언행도 통제했지만 소용 없었다.
국민의힘이 21일 대여 투쟁을 위해 6년 만에 장외로 나왔지만 우려대로 오른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인파를 모으려 텃밭 대구에서 세몰이에 나섰지만 동대구역 장외집회는 결국 '도로 윤어게인'이었다.
무대에 오른 정치인들은 이재명 정부를 비판한다며 종복물이, 혐중(중국인 혐오)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현장에서는 당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석방", "대통령 윤석열" 깃발도 곳곳에 나부꼈다.
이재명 대통령을 "종북정권", "정치 테러 집단 수괴", "북한 대통령"이라고 규정하거나, 더불어민주당을 싸잡아 "미친놈들", "나라를 안챙기는 놈들"이라며 수위를 넘는 센 발언이 주를 이뤘다.
내란 사태를 부정하거나,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한 모습도 여전했다. 계엄에 반대한 우재준(37.대구 북구갑) 국회의원이 무대에 오르자 "배신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손가락질을 하며 고성이 오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지지세력인 극우보수 성향의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슬로건이 국민의힘 장외 집회를 물들였다.
심지어 총격으로 숨진 찰리 커크 지지 깃발도 동대구역 집회에 등장했다. 고인은 백인 우월주의, 성차별주의 등으로 논란이 된 마가 기독교 활동가다. 총기 옹호 연설 중 극우주의자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
이재명 정부를 막기 위해 "극단주의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장동혁(56.충남 보령시·서천군) 대표를 비롯해 당원들은 오후 2시부터 동대구역 광장에서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를 열었다. 국민의힘 추산 7만여명이 모였다. 경찰은 인원 집계를 하지 않았다.
태극기와 미국 국기 성조기를 들고 "이재명 정부 퇴진"을 촉구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 집권 100일 만에 이 나라가 인민독재 암흑시대로 달려가고 있다"며 "여당 대표 정청래는 이재명과 김어준 똘마니를 자처한다"고 주장했다. 또 "반헌법 정치테러 집단 수괴"라며 "중국과 북한에 갇혀 반미 본색을 드러냈다. 독재에 맞서 싸워 나라를 되찾아야 한다"고 했다.
송언석(62.경북 김천시) 원내대표는 "노란봉투법은 기업을 망하게 하는 법이고,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부채주도 성장이고, 내란특별재판부는 민주당의 인민재판"이라며 여권의 전반적인 정책을 비판했다. 박충권(39.비례대표) 원내부대표는 "특검은 광란의 칼춤을 추며 정치 보복, 내란몰이 사냥을 하고 있다"면서 "종북 반미 정권을 대한민국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함께 맞서 싸우자"고 말했다.
6선의 주호영(64.대구 수성구갑) 의원은 색깔론을 펼쳤다. 그는 "국정원장(이종석)에 이북(북한)만 챙기는 사람, 통일장관(정동영)엔 종북주의자, 교육부장관(최교진)엔 북한에 17번 다녀온 사람을 앉혔다"며 "도대체 나라를 챙기는 놈이냐 안챙기는 놈이냐. 죽기 살기로 싸워자 나라를 지키자"고 발언했다.
최고위원들의 발언 수위는 더욱 셌다. 김민수(47) 최고위원은 "자유를 지키기 위한 극단주의는 악이 아니지 않냐"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극단주의를 하자. 이재명은 당선무효"라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8년 전 박근혜 정권 당시 국정농단 토끼몰이에 이어, 이제는 내란몰이를 하며 국민의힘에게 내란동조당이라는 죄를 덮어씌워 당을 해산시키려 한다"면서 "일당독재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1야당의 장외 행보는 지난 2019년 5월 2일 이후 6년 여만이다. 박근혜 탄핵정국 이후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정권에 맞서겠다"며 그해 1년 동안 거리에서 세월을 보냈다.
그러나 오랜만에 장외집회 규모는 지난 2월 같은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보수 개신교단체 세이브코리아의 '탄핵반대 국가비상기도회'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당시 주최 측 추산 18만여명이 모였다.
특히 6년 만에 장외집회에 국민의힘은 '야당말살 특검악법, 대통령은 거부하라', '헌법파괴 일당독재, 사법장악 중단하라' 두개 피켓을 준비했다. 여권과 각을 세우는 이슈를 다소 정제된 용어로 쉽게 썼다.
앞서 전당대회를 비롯해 각종 집회에서 당원들이 개별적으로 가져온 깃발은 금지시켰다. '윤어게인', '극우'로 비판 받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날도 현장에는 극단주의 문구들이 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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