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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현습지 지키자"...대구 동구·수성구 주민모임, 수성구청에 "공사 중단"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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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현습지 보도교 공사 반대 시민모임'
대구 동구·수성구 등 주민 15명 참여
오는 12일부터 '공사 반대' 1인 시위
수성구청·의회에 면담 요구서도 전달
"자연·사람 모두에 도움 안되는 개발"
낙동강환경청 "지자체에 의견 수렴 요청"

'대구 팔현습지 보도교 공사 철회 촉구 기자회견'(2025.11.11.수성구청 앞)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 팔현습지 보도교 공사 철회 촉구 기자회견'(2025.11.11.수성구청 앞)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구 동구와 수성구 주민들이 '팔현습지 공사 반대' 시민모임을 만들었다.

주민들은 팔현습지 보도교 건설 지역이자, 사업 주체였던 수성구청을 찾아가 김대권 수성구청장에게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팔현습지 보도교 공사 반대 시민모임'은 11일 오전 수성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팔현습지 보도교 건설은 습지의 지형 변화, 법정보호종의 연쇄적 서식지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며 "공사를 중단하고, 국가습지 지정을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시민모임은 지난 10월 만들어졌다. 올해 9월 낙동강유역환경청 발주를 받은 팔현습지 보도교 시공업체가 세륜시설(자동차 바퀴를 세척하는 시설) 설치를 위해 풀밭을 밀어내자, 공사가 임박했다고 판단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었다. 동구와 수성구 주민 등 모두 15명이 참여하고 있다.

순천만 습지 산책로와 팔현습지 보도교를 비교한 사진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2025.11.11)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순천만 습지 산책로와 팔현습지 보도교를 비교한 사진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2025.11.11)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주민 김은진(48)씨가 수성구의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2025.11.11)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주민 김은진(48)씨가 수성구의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2025.11.11)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주민들이 수성구청을 찾은 이유는 팔현습지가 수성구 고모동과 동구 효목동 일원에 있고, 수성구가 지난 2020년 '금호강 사색있는 산책로 조성사업'으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후 대구시의 '금호강 좌안 자전거도로·산책로 연결사업'과 합쳐 국가사업으로 시행해 달라는 건의에 따라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이를 맡게 됐다.

주민들은 이날 수성구청 건설과에 면담요청서를 제출했다. 이어 조규화 수성구의회 의장을 찾아가 면담을 요청했으나, 조 의장은 "나중에 면담 일정을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또 오는 12일부터 1주일간 수성구청 앞에서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 "공사 반대"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할 예정이다.

이들은 "팔현습지는 금호강과 수성구 일대의 생태를 연결하는 핵심 지점"이라며 "이곳은 철새의 휴식처이자 어류의 산란처이고, 수질을 정화하는 장치다. 이 역할은 인공시설로 절대 대체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구시와 수성구,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 지역에 편의성과 접근성, 관광 활성화 등의 명분을 갖고 보도교를 설치하려 하고 있다"면서 "무지막지한 개발 행정으로 보도교라는 흉물스러운 시설을 짓지 말고, 살아 숨쉬는 습지 그대로를 후대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 동구 주민 이예운(31)씨가
대구 동구 주민 이예운(31)씨가 "팔현습지 보도교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2025.11.11)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동구 주민 이예운(31)씨는 "팔현습지 보도교 공사는 인근에 이미 잘 조성된 자연 산책로를 두고 30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인공 구조물을 만드는 불필요한 사업"이라며 "팔현습지를 사랑하는 주민으로서 이 사업은 자연과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주민 김은진(48)씨도 "팔현습지는 멸종위기종들의 서식처를 파괴하면서까지 보도교를 만들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 곳"이라며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은 파괴적인 사업을 수백억을 들여서 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묻고 싶다. 대규모 공사를 장기간 진행할 때 겪어야 하는 소음과 환경 파괴 문제도 오롯이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주민 여론 수렴을 위해 대구지역 기초단체에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하천공사2과 관계자는 "수성구청과 동구청에 보도교 공사 관련 여론 수렴을 위한 협조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며 "의견 수렴 결과에 따라 공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견 수렴 방식은 서면으로 할 계획이지만,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언제 결정이 날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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