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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 부실' 대구 달서구의회 "술 마셨지만 추태 없었다"...고발한 의원만 '징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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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 술 마시고, 프로그램도 빠져 논란
의회 "연수 제대로 받아, 이야기 와전됐다"
최초 제보한 민주당 A의원 징계요구안 회부
"동료 B의원에 허위사실 유포, 언론에 제보"
A의원 "어처구니 없다...자정 능력 상실" 반발
시민단체 "문제 본질 연수 음주, 행동강령 위반"

'부실한 해외연수'로 논란이 된 대구 달서구의회가 당시 일부 의원들이 술은 마셨지만 추태는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야기가 와전됐다는 것이다. 때문에 윤리특위도 열지 않기로 했다. 

반면 이번 일을 최초로 고발한 구의원에 대해서는 "허위사실을 제보했다"며 징계를 추진해 논란이다.

달서구의회(의장 서민우)에 19일 확인한 결과, 달서구의원 12명(국민의힘 9명, 더불어민주당 3명)과 의회 사무처 직원 3명 등 15명이 지난 5월 14일부터 21일까지 호주·뉴질랜드로 해외연수(전체 경비 5,700여만원) 과정에서 벌어진 '술판 추태' 논란에 대해 "이야기가 와전돼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다"면서 "연수 방문 일정을 대부분 소화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이들에 대한 윤리위는 열지 않기로 했다.

앞서 달서구의회는 연수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이 버스에서부터 술을 마셨고, 연수 프로그램도 빠지는 등 해외연수 전체를 부실하게 진행해 '외유성'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연수에 참여한 민주당 A의원이 이 같은 제보를 언론사에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대구 달서구의회 2024 공무국외연수. 달서구의원들이 호주, 뉴질랜드 연수 방문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2024.5.17) / 사진. 독자 제공
대구 달서구의회 2024 공무국외연수. 달서구의원들이 호주, 뉴질랜드 연수 방문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2024.5.17) / 사진. 독자 제공

하지만 의회는 일부의원들이 당시 술을 마신 것은 맞지만 과음은 하지 않았고 추태도 없었으며 연수 프로그램도 성실히 진행됐다고 판단했다. A의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때문에 술을 마신 것으로 지목된 여야 구의원들이 아니라 오히려 이 문제를 고발한 A의원이 징계위에 회부됐다.  달서구의회는 지난 18일 제306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A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안을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했다. A의원이 해외연수 당시 동료 의원 B의원에 대해 "숙취로 프로그램에 불참했다", "만취해 비행기에서 실신했다"고 제보한 내용이 "허위사실"이라는 이유다.

달서구의회는 상임위원회당 3명씩 모두 9명으로 윤리특위를 구성했다.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선임한 뒤 징계 여부와 수위 등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윤리특위는 의장에게 심사 결과를 보고한 뒤, 본회의에 상정해 징계안을 최종 의결하게 된다. 지방의회의 징계 수위는 공개 회의에서의 경고 또는 사과, 30일 이내 출석정지, 제명 순으로 높다.

서민우 달서구의회 의장은 19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원들이 해외연수에서 보고 느낀 바가 많은데도 이야기가 너무 와전된 채 전달됐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오해할 수 있다"면서 "의원들이 연수를 제대로 받고 왔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원 개인 간 문제에 대해 의회에서 윤리특위를 여는 점에 대해서는 "윤리특위를 연다고 해서 무조건 징계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의원 간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사람 간에 관점이 다를 수 있다. 사건을 정리하기 위해 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서구의회 제306회 임시회(2024.7.18) / 사진 출처.달서구의회
달서구의회 제306회 임시회(2024.7.18) / 사진 출처.달서구의회

A의원은  반발했다. 그는 19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라며 "원칙적으로 해외연수 음주 논란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 우선순위인데도 하지 않는다. 의회가 자정 능력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지역 시민단체는 해외연수 부실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서는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별다른 조치 없이 넘어가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장지혁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의원들의 해외연수 음주 논란이 일어나면 해명이나 반성을 하는데도, 제보한 의원을 징계한다는 건 공익적인 관점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의원 개인의 비판의 자유도 억누르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문제의 본질인 해외연수 음주 논란에 대해서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 사과답지 않은 사과를 하고, 정작 물의를 빚은 의원들에 대해서는 징계 등의 조치 없이 넘어가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공식 입장을 받기 위해서라도 달서구의회에 '행동강령 위반' 신고를 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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