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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애 첫 대선' 대구 청년들..."떠나기 싫은 고향, 일자리 정책 많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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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새내기부터 졸업반 학생들 인터뷰
"지역에서 살고 싶은데, 일 할 곳 부족해"
"서울, 수도권에 몰린 기업들, 지방이전을"
"최저임금 지역 차등 적용? 청년 유출 심화"
"계엄 옹호 정당 안돼" vs "할 만 했다" 이견

스무살 새내기부터 취업을 준비하는 졸업반 학생들까지.

생애 처음 내 손으로 대통령 선거에 한 표를 행사하는 대구지역 청년들.

청년들의 관심은 일자리와 최저임금 등 현실적으로 영향을 받는 공약들에 집중돼 있었다.

태어나고 자란 '고향 대구'에서 일하고, 살고 싶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에 일자리가 없어 서울과 수도권으로 올라가는 현실에 대해 하소연했다.

6.3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지역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일자리 정책을 만들어달라"고 바랐다.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학교에서 19일 20대 청년 대학생 유권자 10명을 만나 '대선 후보에게 바라는 정책', '지지 후보와 정당', '비상계엄·탄핵에 대한 생각'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대학생들이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 북문 앞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2025.5.1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대학생들이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 북문 앞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2025.5.1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 "지역에서 살고 싶은데 수도권으로...대선 후보들, 지역 일자리 공약 내놔야"

청년들이 대선 후보들에게 바라는 것은 "지역 일자리 공약"이었다. 

지역에는 일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서울 또는 수도권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아직 표를 던질 후보는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앞으로 지역 일자리 공약을 내는 것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또 선거마다 나오는 청년 일자리 공약이 표면적인 정책이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왔다.

경북대 북문과 정문에 걸린 대선 후보 현수막(2025.5.1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경북대 북문과 정문에 걸린 대선 후보 현수막(2025.5.1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노모(22.철학과)씨는 "주변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들 대구에서 일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다고 말한다"며 "대선 후보들이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약을 내는데, 대구는 산업 구조 자체가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기업 하나 지역에 이전한다고 대구 사람이 많이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책 말고, 근본적 해결책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명과학대학 앞에서 만난 윤모(22.체육교육과)씨는 "대구에서 일자리를 구하면 지역에서 살고 싶은데 잘 안 된다. 일자리가 생기는 지역으로 갈 것 같다"면서 "대선 후보들이 말로만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 "주권자로서 투표는 해야 한다"며 "하지만 별 기대감은 없다. 누구를 뽑을지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배모(23.컴퓨터공학과)씨도 "개발자나 연구직 직무는 다 서울에 몰려 있다"며 "대구에 머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자리가 서울에 몰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들을 위해 지역 일자리가 많아지면 좋을 것 같다"면서 "기업에 혜택 줘서 지방으로 이전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 크게 지지하는 정당은 없지만, 일자리 관련해 정책을 많이 내는 후보를에 투표하겠다"고 했다.

반면 김모(23.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씨는 "영상·미디어 계열에 취업하고 싶은데,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것 같다"면서 "취업시장에 인턴 하나도 구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때문에 "더 이상 지역에서 살고 싶은 마음은 없다"며 "일자리 뿐 아니라 문화 인프라도 수도권이 더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최저임금, 일자리...청년들이 영향받는 공약 따라 지지하는 후보 갈려

청년들은 자신들이 영향을 받는 최저임금, 일자리 공약에 따라 지지하는 후보가 갈렸다. 

한 학생이 경북대 중앙도서관으로 가고 있다.(2025.5.1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한 학생이 경북대 중앙도서관으로 가고 있다.(2025.5.1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경북대 북문 앞에서 만난 이모(25.고고인류학과)씨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최저임금 지역별 차등화' 공약에 대해 "청년 유출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씨는 "대구가 최저임금을 안 주는 도시로 유명하고, PC방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도 최저시급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준석 후보가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고 공약했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소리"라며 "대구가 일자리도 없고 임금이 낮다는 것이 청년 유출의 요인인데, 이를 짚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란을 종식해야 경제와 민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김문수 후보가 당선되면 내란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지속되는 내란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후보는 이재명밖에 없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권모(19.수학과)씨는 "국민의힘이 계엄 관련 문제를 일으켰고, 김문수 후보가 이번에 당선된다면 또 계엄을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하지만 다른 후보들의 정책이 김문수 후보에 비해 특별함이 없고, 일자리 관련 정책이 마음에 들어 김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전국민 25만원 지원금 등 돈을 사람들에게 많이 퍼준다고 하면 경제가 안 좋아질 것"이라며 "마음이 잘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비상계엄, 국민 공포 심어...반민주적" vs "야당 줄탄핵 과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에 대해 "이해는 된다", "잘못됐다" 등 의견이 나뉘었다.

탄핵에 찬성하는 학생들은 "섣부른 판단"이라거나 "정당한 사유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반대하는 학생들은 "야당의 국무위원 등 줄탄핵으로 국정이 마비돼 할만 했다"고 주장했다.

경북대 본관 앞(2025.5.1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경북대 본관 앞(2025.5.1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글로벌플라자 앞에서 만난 최모(19.정치외교학과)씨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는 국민들에게 공포를 불러일으켰고, 반민주적 행위였다"며 "야당이 마음에 안 든다고 윤 전 대통령이 감정적으로 선포하지 않았냐"고 꼬집었다. 다만 "솔직히 이번 대선 후보들이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친구들도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저마다의 이유로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권모(20.생명공학과)씨는 "비상계엄을 옹호한 당(국민의힘)은 안 뽑을 것 같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첫 투표지만 시국이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진지한 마음으로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A(20.전자공학과)씨는 "(야당이) 법안을 발의하는 것이나 국무위원 줄탄핵을 하는 것을 보며 너무 과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면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이번 대선은 더 신중하게 투표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같은 학과에 재학 중인 B(20)씨도 "비상계엄 자체는 섣부른 판단이지만, 그로 인해 치러지는 대선에 나온 후보들을 보면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며 "후보들 모두 자기 권력 싸움에 선거를 이용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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