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화전리 숲실마을에는 산에도, 산 아래에도, 계곡에도, 낮은 봉우리들에도, 마을에도, 마을 너머도, 이리보고 저리 봐도 산수유나무다. 짧게는 30년, 길게는 300년 된 산수유 3만여 그루가 봄에는 노랑꽃으로, 여름에는 눈부신 신록으로 가을에는 붉은 열매로 이 마을의 색깔을 만든다. 살림살이 팍팍하던 시절 이 나무들은 어느 한 때 유쾌한 한 해를 보장해 주기도 했을 것이다.
꽃이 피어오른 나무에 지난해의 붉은 열매가 아직 매달려 있기도 하고 드문드문 새로 심은 어린 나무들이 적잖게 보이기도 한다. 산수유 값은 떨어지고 시장은 중국산이 점령하고, 그래서 추수를 포기하기도 하지만 어린 나무들은 자란다.
지난해부터 이 마을에서는 산수유 축제가 열린다. 꽃 축제다. 풍성한 가을보다는 찬란한 봄이 언젠가는 이 마을의 유쾌한 한해를 보장해 줄지도 모른다. 드나드는 이에게 꽃은 서정, 그럴수록 숲실마을 어른들은 노란 앞치마를 불끈 동여맨다. 유명한 의성마늘. 의성을 달리면 눈에 보이는 곳 마다 푸른 마늘밭이다.
글.사진 / 평화뉴스 류혜숙 문화전문기자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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