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고 노란 들판 속에서도, 어두운 숲에서도,
미로 같은 골목을 아무리 재빠르게 달려 사라져도,
나는 그를 한 번에 알아본다.
그는 가끔, 그러나 약속한 듯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에 나에게 온다.
그는 예기치 않은 꽃다발처럼 기쁜 사람이다.
곰일까? 멧돼지일까? 조그만 숲의 소리에도 심장이 쪼그라드는 깊은 산길,
그 꽃다발 같은 사람을 한번에 알아보곤 걸음이 씩씩해졌다.
[포토 에세이] 글.사진 / 평화뉴스 류혜숙 문화전문기자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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