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성로 광장에 오늘 밤도 시민들의 촛불이 불타올랐다.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재표결(12.14일) 하루 전, 시민들은 다시 형형색색 촛불을 밝히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엄마 손을 잡고 나온 초등학생도, 거리를 지나는 고등학생들도, 좋아하는 아이돌의 응원봉을 들고 나온 2030대 여성들도, 50대 가장들도 모두 한목소리로 외쳤다.
하루 전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로 인해 시민들의 분노는 더 커졌다. '12.3 비상계엄'은 "통치 수단"이고, "내란이 아니"라는 윤 대통령 해명에 시민들은 "1분 1초도 윤 대통령과 함께 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특히 1차 탄핵안 표결이 있었던 지난 7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해 투표함을 열지도 못하고 불성립으로 탄핵이 불발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번엔 오판하지 말고 국민들의 명령에 따르라"고 촉구했다.
대구경북 85개 단체가 모인 '대구시국회의'는 13일 오후 7시 대구 중구 동성로 CGV한일극장 앞에서 제9차 대구시민시국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000여명이 참석했다.
현장에는 대구지역 국민의힘 국회의원 12명을 규탄하는 피켓도 등장했다. 피켓을 만든 시민은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 얼굴과 지역구를 새겨놓고 "1년이 지나도 잊지 않겠다"며 "투표로 심판하겠다"고 했다.
민중가수 박성운씨는 가수 김수일의 노래 '아파트'를 개사해 "윤석열 탄핵"을 촉구했다. 민중가요 '타는 목마름으로'도 시민들과 함께 불렀다. 또 가수 로제와 브로노마스의 '아파트' 등도 개사해 불렀다.
농인 유튜버 '영'씨는 이날 자유발언을 통해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첫 희생자는 농인, 두번째 희생자도 농인이었다"며 "농인들은 듣지 못해 독재정권의 비상계엄에 더욱 공포에 떨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목소리를 외면하고, 야당 탓만 하는 윤석열은 더 이상 대통령 자격이 없다"면서 "국민들을 무참히 버리고 개소리를 하는 국힘도 마찬가지"라고 규탄했다. 또 "국민들의 미래가 아닌 국민의힘 미래만 생각하는 그들을 우리들은 반드시 기억하고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구시국대회 사회를 맡은 김예민 대구여성회 대표는 "내일 우리 국민들은 기필코 윤석열 탄핵안을 가결시킬 것"이라며 "끝내 헌법재판소는 탄핵안을 가결시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윤석열은 기필코 탄핵되고 반드시 구속될 것"이라며 "국힘은 오판 말고 국민 명령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서도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는 국힘 국회의원들을 향해 '배신자'라고 부르는 홍준표 시장은 피 같은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면서 내란범죄자를 옹호하고 있다"며 "이런 홍준표 시장을 그냥 둬서 되겠나. 우리 대구시민들은 이를 똑똑히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지현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정책선전국장은 "윤 대통령은 정작 일 할 때는 제대로 출근하지 않고 월급루팡(월급 도둑)을 하더니, 이제는 열심히 일 하는 척 한다"며 "대통령 자격 없는 내란수괴 윤석열은 물러나라"고 했다. 또 "대구 국민의힘 국회의원 12명 중 탄핵 표결에 참석 의사를 밝힌 사람은 권영진(대구 달서구병), 우재준(대구 북구갑) 의원 2명 뿐"이라며 "추경호(대구 달성군) 등 10명은 답이 없다. 이들이 탄핵안에 표결할 수 있도록 시민들이 문자를 보내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국대회 이후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한일극장에서 공평네거리, 봉산육거리, 반월당을 지나 중앙로 우리은행 앞까지 행진했다.
이날 오후 7시 30분 계산대성당에서 열린 천주교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의 '대구 시국미사'에는 사제와 수녀, 신도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대구시국회의는 오는 14일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국회에서 진행되는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 생중계를 함께 지켜본다. 이어 오후 5시부터 제10차 대구시민시국대회를 열고 행진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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