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으로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지난 3일 불발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지난해 12월 3일 이후 한 달이 지나 해가 바뀌어도, 수사기관은 여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수사를 못하고 있다.
대구 동성로에 모인 시민들은 이에 분노하며 "윤 대통령 즉각 체포"와 "당장 파면"을 촉구했다.
대구경북지역 90여개 시민사회노동단체·정당이 참여하는 '윤석열 퇴진 대구시국회의'는 4일 오후 중구 동성로 CGV 대구한일 앞에서 '제13차 대구시민시국대회'를 열었다.
시국회의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 다음 날인 4일부터 동성로에서 시국대회를 열고 있다. 2025년 새해 첫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0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집회도 시민들이 직접 만들어 가지고 나온 피켓과 깃발이 눈에 띠었다. 특히 지난 3일 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것을 비판하며 "당장 체포하라"고 요구하는 피켓들이 종종 보였다.
또 지난해 12월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179명을 향해 국화꽃을 헌화하고, 촛불을 놓으며 묵념하는 시간도 가졌다. 현장에서 배포된 피켓은 검은색 바탕에 흰색 글자로 "윤석열 즉각 파면", "국민의힘 해체하라"고 적혔다.
집회 장소 한켠에는 "잊지 않겠습니다", "하늘에서는 편히 쉬세요", "부디 그곳에서는 평안하시길"이라고 적힌 메모지들이 붙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힌 근조 리본도 가슴에 달았다.
이전 집회에서 틀었던 케이팝 아이돌 노래들도 이날은 '천개의 바람이 되어' 등의 노래로 대신했다. 참사 희생자 추모를 위해 시국대회 이후 행진은 진행하지 않았다.
이날 발언대에 오른 시민 위다혜(25)씨는 "아직도 비상계엄이 내려졌던 그날 밤의 공포를 잊지 못한다"면서 "하루 하루를 극도의 스트레스로 약까지 더 처방받아 지내야 할 정도였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누렸던 모든 것들은 싸워서 이겨내고 지켜냈던 것들"이라며 "이 싸움이 언제 끝날지는 몰라도 내란 범죄자 윤석열 파면이라는 목표를 해낼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2년 반 동안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 2023년 7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지난해 6월 아리셀 참사에 이어 12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 잇따른 참사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대통령을 즉각 내쫓아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박신호 대구4.16연대 상임대표는 "웃음으로 배웅했던 공항이 통곡의 공항이 돼 버린 비극적 참사로 우리는 비통함을 금치 못한다"며 "윤석열 정권은 참사가 일어나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안전보다는 경제적 가치만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2년 반 만에 잇따른 참사로 수많은 국민이 희생됐고, 우리 안전은 보장받지 못했다"며 "국민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윤석열을 지금 당장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퇴진 대구시국회의'는 오는 11일 오후 5시 중구 동성로 CGV대구한일 앞에서 '제14차 대구시민시국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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