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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박문진, '고공농성' 해고자들 외롭지 않게...구미 한국옵티칼까지 160km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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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호포역~구미 공장까지 160km
22일 출발, 열흘간 15~20km 행진
김진숙 "힘든 상황, 정치권도 관심을"
박문진 "고립감·외로움...연대 공유"
노조, NCP에 일본 본사 진정서 제출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위반"

309일, 227일.  부당해고에 맞서 고공농성을 했던 김진숙(64), 박문진(63) 두 여성노동자가 길 위에 섰다.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320일째 고공농성 중인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박정혜(39)·소현숙(42) 두 여성 해고자들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공장 옥상에서 외롭지 않게 부산에서부터 구미까지 160km를 걷는다.

금속노조(위원장 장창열)는 22일 오전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이 부산 호포역에서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까지 도보 행진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2024.11.22) / 사진 제공.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
(왼쪽부터)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2024.11.22) / 사진 제공.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

부산에서 출발해 구미까지 160km 거리를 행진한다. 이들은 오전 11시부터 하루 15~20km를 걸을 예정으로 24일 밀양역, 26일 청도역, 29일 대구 북부 시외버스터미널을 거쳐 오는 12월 1일 한국옵티칼 공장에 들어설 계획이다. 

금속노조는 "고공농성을 겪어 본 김진숙·박문진 지도위원이 22일부터 부산에서 출발해 한국옵티칼하이테크까지 열흘간 도보로 행진하는 '희망 뚜벅이'에 나섰다"면서 "오는 12월 1일 한국옵티칼에 도착하면 공장 내에서 행사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도보 행진을 통해 고공농성 중인 두 해고노동자들이 위로받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22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옵티칼 사태가 너무 답답해 나오게 됐다"면서 "사측은 두 노동자들이 지쳐 내려오길 바라는 것 같고, 정치권은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309일간 고공농성을 했던 저보다 두 노동자가 더 힘든 상황일 것"이라며 "도보 행진으로 두 사람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박문진 지도위원도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 중인 두 노동자들이 고립감과 외로움을 많이 느낄 것"이라며 "열흘 동안 200km 가까이 걸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연대하고 있다는 것을 공유하기 위해 도보행진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지난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맞서 35m 크레인에서 309일간 고공농성을 했다. 박문진 지도위원은 지난 2019년 해고자 원직 복직과 노동조합 정상화 등을 요구하며 영남대의료원 74m 높이 응급의료센터 옥상에서 227일간 고공농성을 벌였다.

김진숙, 박문진 지도위원을 포함한 노동자들이 부산 호포역에서 출발해 경남 밀양 삼량진역까지 행진하고 있다.(2024.11.22) / 사진 제공.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
김진숙, 박문진 지도위원을 포함한 노동자들이 부산 호포역에서 출발해 경남 밀양 삼량진역까지 행진하고 있다.(2024.11.22) / 사진 제공.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

노조는 일본에도 찾아가 닛토덴코 본사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일본NCP(일본 기업책임경영 국내연락사무소)에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금속노조는 오는 27일 오전 일본 참의원회관에서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위반 닛토덴코 일본NCP 진정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노조는 "닛토덴코는 한국에서 기업집단 운영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면서 가이드라인 이행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면서 "가이드라인은 기업 활동에서 부정적 영향을 찾고, 노동자에 대한 영향을 해결할 의무도 있지만 한국옵티칼 문제에서 어떤 것도 지켜지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LCD 편광 필름을 납품하는 일본 닛토덴코 그룹의 한국 자회사로, 지난 2003년 구미4국가산업단지에 입주했다. 2022년 10월 공장 화재로 사측이 공장 청산을 통보하자, 노동자 210명 중 193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공장에 남은 7명의 노동자들은 경기 평택에 있는 닛토덴코의 다른 자회사 한국닛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1년 넘게 농성 중이다. 박정혜(39), 소현숙(42) 두 해고노동자는 지난 1월 8일부터 공장 옥상에 올라가 320일째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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