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에서 서울 여의도 국회까지.
김진숙(64)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박문진(63)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이 길을 걷는다.
1년 23일, 389일째 문 닫은 한국옵티칼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 중인 박정혜(39), 소현숙(42) 두 여성 해고 노동자들을 응원하고, "고용승계"를 비롯해 외투자본의 "먹튀방지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부산에서 구미까지 160km 행진한데 이어, 구미에서 국회까지 약 348km를 다시 걷는 희망 뚜벅이에 나선다. 부당해고에 맞서 싸웠던 두 여성노동자가 또 다른 여성노동자들을 위해 길 위에 오른다.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지회장 최현환)는 31일 "박정혜, 소현숙 두 여성노동자가 이겨서 무사히 땅을 디딜 수 있게 김진숙, 박문진 두 노동자가 희망 뚜벅이에 나선다"고 밝혔다.
노조는 "두 사람이 고공에 오른지 벌써 400일이 다 되어간다"며 "불타버린 구미 공장에서 물량을 배돌린 평택공장에서 노동자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우리는 한국니토옵티칼(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본사인 일본 '니토덴코'의 또 다른 한국 자회사로 경기도 평택 소재의 한국니토옵티칼)로 한국옵티칼 해고자들의 고용승계 확답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다시는 외투자본(외국투자자본)이 국가와 지자체로부터 수많은 지원과 보상금을 받고도 한국 노동자를 책임지지 않는 일이 없게 국회가 이를 막을 '먹튀방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진숙, 박문진 두 노동자는 오는 2월 7일부터 3월 1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행진에 나선다. 한국옵티칼 구미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첫 행진을 시작한다. 구미역, 김천시청, 매곡면사무소, 지탄역, 옥천군청, 대전동구청, 세종시청, 평택역을 지나 한국니토옵티칼 평택공장을 돈다. 이어 수원시청, 안양시청을 지나 최종 목적지인 서울 여의도 국회까지 걸어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희망 뚜벅이 일정은 시민 누구나 함께 걸을 수 있다. 노조는 "연대로 함께 희망을 전달해달라"며 페이스북과 엑스(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소통망(SNS)을 통해 시민들의 참가 신청(링크)을 받고 있다.
앞서 고공농성 300일차에는 한국옵티칼 해고자들을 위해 전국 27개 도시에서 1,000여명이 '연대 버스'로 응원에 나섰고, 고공농성 1년차 당시에는 '희망텐트촌'에 500여명이 동참해 고공농성자들을 지지했다.
한국옵티칼은 LCD 편광 필름을 납품하는 일본 닛토덴코의 한국 자회사로, 2003년 구미4국가산단에 입주했다. 2022년 10월 공장 화재로 사측이 공장 청산을 통보하자, 노동자 210명 중 193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공장에 남은 7명의 노동자들은 경기 평택 닛토덴코의 다른 자회사 한국닛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 중이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해 12월 3일 노조 인사들과 만나 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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