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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농성장에 봄이 오게"...한국옵티칼, 전국에서 '희망버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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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자들 고공농성 500일 앞두고
4.26일 오후 구미공장 앞 희망버스
전국 8곳 버스 9대 경북 구미로
김진숙(64) 지도위원 제안으로 시작
"고용승계, 먹튀방지법 제정" 촉구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들의 고공농성 500일을 앞두고, 이들을 응원하러 전국에서 '희망버스'가 온다.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지회장 최현환)는 오는 26일 구미시 구포동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에서 '고용승계로 가는 한국옵티칼 희망버스'를 연다고 22일 밝혔다.

폐업한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 중인 두 여성 해고자들을 향해 조합원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2024.1.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폐업한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 중인 두 여성 해고자들을 향해 조합원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2024.1.9)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오는 5월 21일 고공농성 500일 전에 "해고자 고용승계"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다. 지난 2월~3월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부산에서 시작해 국회까지 350km를 도보로 행진한 '희망뚜벅이' 김진숙(64)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희망버스를 제안해 마련됐다.

희망버스는 서울과 부산, 대전, 대구, 전주 등 전국 8개 지역에서 버스 9대를 운영한다. 인천, 강원 등 버스 운영 지역은 추가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희망버스 운영 지역과 참가 신청은 홈페이지(→링크)를 통해 할 수 있다. 참가비는 무료~3만원까지 지역별로 다르다.

26일 오후 2시 30분부터 희망버스 행사가 시작된다. 희망버스 제안자인 김진숙 지도위원과 희망뚜벅이 참가자들 발언이 이어진다. 이어 한국옵티칼 해고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위해 진행했던 활동들에 대한 영상을 시청할 계획이다. 이후 오픈마이크를 열고 해고자들에게 응원 메시지 등을 전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 행사 참석자들은 담장에 꽃을 붙일 계획이다. 불에 탄 공장을 봄이 온 것처럼 만들어 고공농성 중인 해고자들에게도 봄을 선물하자는 의미다.

"공장의 주인은 노동자, 일터로 돌아가자"...공장 입구에 걸린 현수막(2024.10.3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공장의 주인은 노동자, 일터로 돌아가자"...공장 입구에 걸린 현수막(2024.10.3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노조는 평택공장이 구미공장 물량을 가져간 이후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해고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는 외면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금속노조(위원장 장창열)는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옵티칼하이테크가 2022년 10월 화재 이후 사실상 생산을 중단한 가운데, 해당 물량이 쌍둥이 회사인 한국닛토옵티칼로 이관됐다"며 "이후 한국닛토옵티칼은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이 29% 증가하는 등 천문학적 수익을 올렸다"고 비판했다.

한국닛토옵티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매출은 1조946억원으로 전년(9,715억원) 대비 1,231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도 2021년 334억원, 2022년 378억원, 2023년 44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56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는 "고용승계 대상 기업인 한국닛토옵티칼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물량을 인수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 상승했지만, 해당 물량을 담당했던 노동자들은 외면하고 있다"며 "한국닛토옵티칼이 사업을 이어가면서 별개의 기업이라는 이유로 고용승계를 거부해 노동자·민중의 분노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희망버스는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에 연대하며, 고용승계 실현이라는 승리를 앞당길 것"이라면서 "희망버스를 통해 사회적 연대의 힘을 모으고, 한국닛토옵티칼과 일본 닛토덴코가 대화에 나서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500일 되기 전에, 고공에도 봄이 오게"...한국옵티칼 희망버스 포스터 / 사진 출처.금속노조

배태선 민주노총 경북본부 교육국장은 "평택공장이 고용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미공장 물량을 빼내 엄청난 영업이익을 누렸고, 신규 채용도 화재 이후 156명이나 해 왔는데도 고용승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권도 노동자들에 대한 보호 조치 없이 투자 유치만 하고 특혜만 주는 정책을 바꿔야 한다"며 "묻지마 투자 행위를 규제하고, 먹튀를 방지하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국옵티칼은 일본 닛토덴코 그룹의 한국 자회사다. 2003년 구미4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해 LCD 편광 필름을 납품했다. 2022년 10월 공장 화재로 사측이 공장 청산을 통보하자 노동자 210명 중 193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이를 거부한 노동자 7명은 경기도 평택에 있는 닛토덴코 다른 자회사 한국닛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 중이다. 박정혜, 소현숙 두 해고노동자는 지난 1월 8일부터 공장 옥상에 올라가 471일째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사측은 "법인이 다르다"며 고용승계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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