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보기

한국옵티칼, 해고자 7명 고용승계 안된다더니...87명 신규 채용 논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 닛토 자회사 한국옵티칼 구미공장 청산
해고자 2명 "고용승계" 고공농성 463일째
사측 "법인 다르다"며 고용승계 거부하더니
다른 자회사 닛토옵티칼 평택공장 신규채용
외투기업 정부 지원금 받고선 고용 책임 안져
김주영 "외국자본 무책임, 노동자 보호 미흡"
노조 "갖은 혜택 누려도 책임은 모르쇠" 비판
"고용승계, 먹튀방지법 등 외투자본 규제해야"

한국옵티칼하이테크가 해고노동자 7명에 대한 고용승계는 거부하더니, 87명을 신규 채용해 논란이다.

두 여성 해고노동자들이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463일째  국내 최장기 고공농성을 하고 있음에도, 해고자들 요구를 묵살한 셈이다. 노조는 "국내에서 갖은 혜택을 누리고서도 책임을 모르쇠하는 외국인투자기업"이라고 비판했다.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오른쪽), 소현숙 조직부장(왼쪽)이 공장 옥상 위에 올라가 있다.(2024.10.3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오른쪽), 소현숙 조직부장(왼쪽)이 공장 옥상 위에 올라가 있다.(2024.10.30)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주영(경기 김포시갑) 국회의원이 14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한국닛토옵티칼 고용보험 취득자 현황'을 보면, 지난해와 올해 경기 평택 한국닛토옵티칼의 신규채용자는 모두 87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옵티칼은 일본 '닛토덴코' 그룹의 한국 자회사로, 2003년 구미4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해 LCD 편광 필름을 납품했다. 지난 2022년 10월 공장 화재로 사측이 공장 청산을 통보하자 노동자 210명 중 193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이를 거부한 노동자들은 경기도 평택에 있는 닛토덴코의 다른 자회사 한국닛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 중이다. 당초 17명이 남았으나 현재는 7명만이 남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사측은 고용승계를 거부 중이다.

하지만 2022년 10월 구미공장 화재 이후 한국닛토옵티칼은 올해 3월까지 모두 156명을 신규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1월 8명, 12월 4명 등 12명을 신규 채용했고, 2023년 57명, 2024년 77명에 이어 올해는 3월까지를 기준으로 10명이 채용됐다.

'외국인투자기업 지원금 환수조치 현황' / 자료 출처.김주영 의원실
'외국인투자기업 지원금 환수조치 현황' / 자료 출처.김주영 의원실

한국옵티칼처럼 국내에서 세제 혜택 등 각종 지원을 받고도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보장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외투기업은 한 두곳이 아니다.  정부 지원금 환수액은 57억여원에 이른다.

김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외투기업 지원금 환수조치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2014년부터 올해 2월까지 정부로부터 현금지원을 받은 기업 10곳이 57억12만원에 이르는 지원금을 환수당했다. 

사유별로 보면 9곳은 고용계획 미달성(54억6,029만원)이었고, 1곳은 계약해지(2억3,983만원)이었다. 

'외국인투자촉진법' 제14조의2는 외국인투자기업이 고용창출 규모, 입지지역의 적정성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정부와 지자체가 공장 신설·증설, 연구개발 등에 필요한 자금을 현금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같은 법 제20조의4는 허위, 부당한 방법으로 자금을 신청한 경우,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등에 대해 현금지원 취소·철회·감액·환수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 

외투기업이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고용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회피한 채 이익만 챙긴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주영 의원은 "외투기업의 먹튀 행각이 수십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생존권 사각지대에 몰린 노동자들의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미흡한 상황"이라며 "외국자본의 무책임한 행태로부터 노동자를 지켜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입법적 보완이 필요한 부분들은 개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닛토덴코는 집단해고 철회하고 고용을 승계하라" 피켓팅(2025.3.7.국회 정문 앞) / 사진 제공.금속노조
"닛토덴코는 집단해고 철회하고 고용을 승계하라" 피켓팅(2025.3.7.국회 정문 앞) / 사진 제공.금속노조

노조는 이와 과련해 한국닛토옵티칼에 "해고자 고용승계"를 촉구했다. 정부와 국회에도 "외투기업 먹튀방지법 제정"등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구했다.

금속노조(위원장 장창열)는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채용 여력이 충분한데도 같은 회사에서 같은 업무를 해왔던 노동자들의 해고 상태를 방관하는 한국닛토옵티칼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고용승계 거부 명분이 없어진 평택공장은 당장 해고노동자들을 고용승계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460일째 고공농성 중인 한국옵티칼 해고노동자들의 고용승계 요구는 무시한 채 쌍둥이 회사인 한국닛토옵티칼은 대규모 채용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구미공장 생산 물량도 현재 평택공장이 고스란히 받아안아 생산하고 있는데도, 구미공장 노동자들만 쫓겨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국회가 여러 차례 나서고, 문제 해결을 위한 면담을 요청했지만 일본 본사 닛토덴코는 거부했다"며 "그 사이 고공농성은 길어졌고, 노동자 생존권은 갈수록 위협이 커지고 있다. 갖은 혜택을 누리며 책임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외투 자본의 행태에 노동자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옵티칼은 화재 이후 1천억원 안팎의 보험금도 챙기고, 정부 지원금도 보유하고 있었지만,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호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면서 "정부가 근본적으로 외투 자본을 규제해야 또다른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쇠사슬을 감은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 해고노동자들이 망루 위 다른 해고자들을 보고 있다.(2024.2.16)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쇠사슬을 감은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 해고노동자들이 망루 위 다른 해고자들을 보고 있다.(2024.2.16)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한국닛토옵티칼 측에 신규 채용 등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번 전화를 걸었으나, 연락을 받지 않았다.

한국옵티칼 해고자 중 박정혜, 소현숙 두 사람은 사측의 공장 철거에 맞서 지난해 1월 8일 공장 옥상에 올라 463일째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사측은 고용승계 요구에 대해 "법인이 다르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치를 생각하는 대안언론, 평화뉴스 후원인이 되어 주세요. <후원 안내>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