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보기

대구퀴어축제 '손배소' 5월 24일 선고..."홍준표 시장, 기본권 제한...반드시 책임 물어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시와 홍준표 대구시장을 상대로 한 대구퀴어문화축제 측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재판 변론이 마무리됐다. 

대구지법 제2민사단독(판사 안민영)은 10일 오후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위원장 배진교)'가 대구시와 홍준표 대구시장을 상대로 공동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결심 공판을 열었다. 

퀴어축제조직위가 청구한 금액은 4,000만원이다. 대구시 3,000만원, 홍 시장 1,000만원이다. 지난해 퀴어축제 당시 대구시의 행정대집행과 홍 시장의 페이스북 글을 "위법한 행정", "명예훼손"이라고 규정하며 피해를 보상하라는 것이다.  

대구지방법원 법정(2024.5.1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지방법원 법정(2024.5.1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결심 공판에는 원고 측 배진교 대구퀴어축제조직위원장과 법률대리인인 박한이(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 법'), 장서연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등이 출석했다. 피고 측인 홍 시장은 다른 변론기일과 마찬가지로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은 20분 가량 공개로 진행됐다. 대구시는 그 동안 공판장에 관련자들이 출석하지 않거나, 준비서면과 증거 등을 제출하지 않다가 결심 공판 직전인 지난 8일 뒤늦게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대구시는 준비서면에서 "축제가 열린 대중교통전용지구는 대구시 도로관리 대상으로, 조직위는 당시 불법으로 도로를 점용했다"며 "다른 지자체도 집회를 빙자해 도로에 공작물을 설치하는 것을 막는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예시로 "지난 2023년 '부산퀴어축제' 관계자들은 부산 해운대구가 도로점용 허가를 받으라고 하자 집회를 취소했다"는 사례를 들었다. 또 "앞서 2002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한미FTA 반대' 기자회견과 농성 당시 제주시청 공무원들이 도로 위에 불법적으로 설치된 구조물을 철거하려 하자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공무원들을 위법하게 폭행한 사례도 있다"고 했다.  

배진교 대구퀴어축제조직위원장이 대구시와 홍준표 시장을 상대로 손배소송을 접수 중이다.(2023.7.12.대구지법)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배진교 대구퀴어축제조직위원장이 대구시와 홍준표 시장을 상대로 손배소송을 접수 중이다.(2023.7.12.대구지법)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장서연 변호사는 대구시 주장을 반박했다. 장 변호사는 "그 농성은 당시 신고되지 않은 집회"라며 "저희(대구퀴어축제)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신고된 집회였다. 대구퀴어축제와는 사안이 다르다"고 말했다. 또 "부산 사례도 대구퀴어축제와는 같지 않다"고 했다. 이어 "집회의 자유는 헌법상 보장된 것으로 지자체 도로점용의 허가 여부 대상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배진교 대구퀴어축제조직위원장은 최후진술을 했다. 그는 "대구퀴어축제는 치를 때마다 해마다 국가와 지자체에서 차별적 행정을 마주한다"며 "대구시민 누구나 사용하는 공원과 도로 등을 못쓰게 하는 차별에 맞섰고, 이런 차별이 여러 차례 수정되면서 퀴어축제가 진행돼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홍준표 시장의 국가 폭력에 무력함을 느꼈다"면서 "권력을 남용해 기본권을 제한하고 약자들을 탄압하고 시위를 동등하게 열지 못하게 한 홍 시장과 대구시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마지막으로 심리를 마무리하고, 오는 5월 24일 오후 선고 재판을 연다. 

대구시 공무원들과 대구경찰들이 대구퀴어축제 현장에서 충돌했다.(2023.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제15회 대구퀴어축제 현장에서 행정대집행과 관련해 설명 중이다.(2023.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제15회 대구퀴어축제 현장에서 행정대집행과 관련해 설명 중이다.(2023.6.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지난해 6월 17일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 당시, 대구시는 도로점용 없이 불법집회를 열었다며 행정대집행을 벌였다. 

공무원 500여명을 동원해 퀴어축제 무대와 집기를 치웠다. 이 과정에서 퀴어축제 측 활동가들과, 대구경찰 1,500여명, 대구시 공무원들이 몸싸움을 벌였다.  

또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공성 없는 성소수자 축제", "혐오감을 줘서 반대한다", "불법도로 점거는 절대 안된다", "내 임기 동안에는 절대 안된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하며 퀴어축제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대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치를 생각하는 대안언론, 평화뉴스 후원인이 되어 주세요. <후원 안내>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