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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112. “나, 시집가고 싶어”... (1.21)

닉네임
평화뉴스 유지웅
등록일
2005-01-25 11:06:49
조회수
1699


PN-112. “나, 시집가고 싶어”... (1.21)



대구경북 인터넷신문
<평화뉴스>
http://www.pn.or.kr
http://www.peacenews.or.kr

평화뉴스 회원과 독자 3000명께 드리는
백열두번째 편지입니다.




“나, 시집가고 싶어”



할머니는 방송을 하는 동안 “예, 아니오”로만 짧게 답했다.
그런데 인터뷰 끝에 앞으로 무슨 일을 하고 싶냐고 묻자,
할머니는 수줍은 듯이 번지는 미소와 함께
"나.. 시집가고 싶어...”하셨다.

산에 나물캐러 갔다가 일본군에 끌려간 할머니.
남자라면 진절머리가 난다는 할머니가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
오순도순 자식낳고 살고 싶다고 했다.
그 할머니의 처절한 “한”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핀란드에는 무명용사의 무덤이 없단다.
만약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시신이 나오게 되면
끝까지 찾아내서 신원을 밝혀주고 명예를 회복시켜 준다고 한다.
이쯤되면 국가를 위해 국민들이 목숨을 바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40여년만에 한일회담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국가의 존재이유에 회의적인 생각이 드는 이 아침에,
정신대할머니의 “시집가고 싶어...”라는 문구가 귓가를 맴돌고 있다.

정신대할머니와 같이 애꿎게 끌려가 역사의 희생양이 된 사람들,
그들의 가슴속에 맺힌 한과 눈물에 공감하지 못하고
죄스러운 마음을 갖지 못한다면,
또 그들의 유린당한 인권에 무관심하다면,
‘화해’는 또 하나의 공허한 수사일 수 밖에 없다.


평화뉴스 <김재경의 세상보기 16>

( “나 시집가고 싶어”하셨던 어느 할머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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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 잃은 것도 설움인데,
남의 나라 끌려가 시달린 것도 설움인데,
되찾은 나라는 그 진실조차 밝혀주지 못하고,
60년도 더 지난 지금은 ‘과거사’에 정쟁을 일삼으니...
모진 시련에 한맺힌 정신대 할머니는 한분 두분 떠나시는데
나라 빼앗은 그놈이나, 나라 되찾은 그놈이나 ‘사과’ 한번 하지 않고...

역사의 진실,
이제라도 봇물처럼 터져나와
할머니들 맺힌 가슴 엉어리라도 풀었으면 좋겠습니다.
...

2005년 1월 21일 평화뉴스 유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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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5-01-25 11:06:49 222.103.78.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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