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사법부 개혁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사법부의 기본 업무는 재판이고, 재판은 공정하고 신속해야 한다. ‘신속’은 유능한 법관의 수를 늘리면 해결되겠지만, ‘공정’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공정한 재판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사법부와 법관의 정치 중립, 이권 중립, 계층 중립, 당사자 중립이라는 4대 중립이 필수적인데 현실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정치 중립, 이권 중립첫째로, 정치 중립. 헌법에서 사법부와 법관의 독립을 보장하고 있지만, 정치 중립에 대한 국민의 의구심이 적지 않다. 그 이유
입대도 출산도 당사자에게 이익이 되는 제도지난 6월 제21대 대선의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의 37.2%, 30대 남성의 25.8%가 이준석 후보(개혁신당)를 선택했다고 답변했다. 이준석 후보의 총득표율이 8.34%인데도 2030 남성층의 지지율이 이렇게 높은 원인은 주로 젠더 갈등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99년 헌법재판소가 6급 이하 공무원 및 기능직 공무원 채용 시험에 적용하던 '군 가산점' 제도를 위헌이라고 판결하였고, 여러 분야에 여성할당제가 도입되는 등 여성의 지위가 상승하면서 2030 남성의 상당수가 역차별을 느끼게
조국 전 교수가 광복절에 사면·복권되었다. 조국 교수는 2019년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장관 후보가 된 이후 검찰개혁을 추진하다가, 역으로 온 가족이 검찰의 표적수사를 당했다. 언론도 가세하여 조국 교수를 위선자로 만들었다. 작년 22대 총선에서는 조국혁신당이 비례정당 투표에서 24.25%를 득표하여 국회의원 12석을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12월에는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됨에 따라 감옥에 갇혔다가 이번에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이런 과정에서 조국 교수는 계속해서 화제의 주인공이 되어왔다.조국혁신당에 기대하
총규모 31조 8천억 원의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7월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중에는 국민 1인당 15만 원에서 최대 52만 원을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예산이 들어 있어 전국민이 소비쿠폰을 신청하고 있다. 또 추경에 포함된 '장기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 예산에도 눈길이 간다.오늘날 희년의 핵심 요소는 부채 탕감 + 토지 반환이 프로그램은 7년 이상, 5천만 원 이하의 채무를 지고 있는 취약계층의 빚을 탕감한다는 내용이다. 정부 예산 4천억 원과 민간 금융사들이 출연하는 4천억 원으로 운영할 예정이며, 한국자산관
최근 서울 집값이 비상이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으며 불안감이 외곽지역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 후에 민주당이 정권을 놓친 이유로 집값 폭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이 흔히 꼽힌다. 이재명 정부는 출발부터 난제에 부닥쳤다.이재명 부동산 대책이 크게 후퇴했다이번 21대 대선은 탄핵 정국에서 급하게 치러졌기 때문에 후보들의 공약이 3년 전 20대 대선 때만큼 자세하지 않았지만, 공약집이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나타난 이재명 후보의 부동산
필자는 꿈속에서 ‘메인스트림 정치전략실’(약칭 ‘메정실’)의 간부를 가끔 만납니다. ‘메인스트림’이란 사회의 지배계층을 의미하며, 세간에서는 ‘보수’ 진영이라고도 부릅니다. 우선, 2017년 박근혜 탄핵 후 치러진 제20대 대선 때 필자가 들었던 메정실의 전통적 전략부터 전합니다.‘보수’ 진영의 기존 전략: 세뇌 + 감정 자극이번 대선 판도는 어느 때보다 우리 쪽에 불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비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사회의 지배계층인 우리 편에는 선거 자산이 풍부한데다가, 사회경제적 약자 중에서도 우리에게 표를 주는 사람이 많기
불법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국회가 작년 12월 14일 의결한 후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인용 결정을 내린 4월 4일까지 111일 동안, 좋든 싫든 거의 매일 헌재 소식을 접해온 국민은 헌재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하면서 동시에 현행 제도에 아쉬움과 의문도 느꼈을 것이다.세 가지 의문: 탄핵 결정 정족수, 재판관의 정치 성향, 재판관의 자격첫째로, 헌재의 탄핵 결정 정족수에 대한 의문이다. 헌재에서 법률의 위헌, 탄핵, 정당해산, 헌법소원에 관한 인용 결정을 하려면 재판관 6인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헌법 제
나라가 두 조각이 나고 말았다. 우리는 경제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였고 정치적으로도 민주주의 모범국가로 평가받으면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작년 12월 3일 계엄에서 시작된 극한 대립 상황을 보면서 이러다 나라가 허물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한다. 단순히 윤석열이라는 개인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가 우리 내부에 있는 것은 아닐까? 그 해법은 무엇일까?맹목적 선택, 타산적 선택, 이성적 선택사람은 늘 무언가를 선택하면서 살아가는데, 선택에는 내용을 따지지 않는 맹목적 선택과 따져본 후 결정하는 선택이 있다
계엄-탄핵 사태를 겪으며 개헌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2월 6일 주호영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야권은 이런 행보를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 시선을 돌리려는 카드로 경계하고 있으나 개헌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은 다르지 않아 보인다. 민간 부분에서도 전국 규모의 ‘국민주도 상생 개헌 행동’이 2월 24일 창립대회를 열었다.87년 체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공감대1987년 전두환 정권 말기에 6월 항쟁 등 국민적 저항에 힘입어 대통령 직선제를 핵심으로 하는 제9차 헌법개정이 이루어졌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가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면 60일 이내에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시장직을 중도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대구 시민은 2022년 시장 선거에서 대구 발전을 위해 애쓸 후보가 아니라 자신의 대선 출마를 위해 경력을 관리하려는 후보를 선출한 꼴이다.엄청난 보궐선거 비용, 서울시장 406억 원, 부산시장 164억 원홍 시장의 중도 사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경남도지사직을 사퇴하고 19대 대선(자유한국당 후보)에 나섰다. 대선에
‘배신자론’의 근원은 정치 생명에 대한 불안‘계엄-탄핵’ 사태는 또다시 우리에게 큰 숙제를 안겨주었다. 박근혜 탄핵 때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탄핵소추안 가결 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배신자론’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의 상당수 국회의원들도 계엄을 정당하다고 평가하지는 않는 듯한데, 그러면서도 탄핵소추안에 반대하지 않은 의원을 ‘배신자’라고 거세게 비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치한 조직 이기주의 탓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정치 생명에 대한 불안감이 더 근본적인 이유일 것이다.‘배신자론’의 밑바닥에는 정치판을 양대 정당이 복점(複
한국이 "현금인출기"라는 트럼프‘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귀환했다. 2017년부터 4년간 제45대 대통령으로 재직하는 동안 우리가 보았듯이, 그 ‘우선’의 기준은 미국의 품격도 패권도 아닌 경제적 이익이다. 미국이 다른 대통령 시기에도 경제적 이익을 내세우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는 뉴욕 부동산 재벌 출신이어서 그런지 돈 이야기를 더 많이 한다.트럼프 취임 후 우리나라에 던질 돈 문제 중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이 있다. 1966년 한미 정부가 체결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서는
최근까지 검찰개혁의 방향은 검찰의 수사권 제한과 검사를 포함한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수사하는 공수처(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 설치·보강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에 대한 검찰의 수사 과정을 통해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개혁을 위해서는 시민참여 확대 및 정치적 중립 확보라는 과제도 절실하다.수심위는 기소, 검찰은 불기소로 엇갈려먼저 시민참여 확대에 대해 생각해 보자. 검찰 업무에 일반 국민이 직접 참여하여 견제하는 제도로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이하 ‘수심위’)와 검찰 시민위원회(이하 ‘시민위’)가 있다.
정부는 국민을 위해 공적 업무를 처리하는 기관이고 비용도 국민 세금으로 충당한다. 그렇다면 정부가 무슨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국민이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이하 ‘정보공개법’)은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 등을 위하여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적극적으로 공개하여야 한다”(제3조)는 원칙을 천명하면서, 예외적인 비공개 대상 정보(제9조)를 명시해 두고 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예외가 원칙을 뒤집는 일이 더 보편화된 듯도 하다.하나의 예로, 박정희 동상 건립 논란을
백지상태에서 새로운 사회제도 설계하기지난 7월 25일 정부가 발표한 ‘2024년 세법 개정안’에 의하면 “중산층 보호”를 위해 상속세를 낮추고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할 방침이라고 한다. 정책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이해관계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 무인도로 이주하는 주민들이 숙의를 거쳐 새로운 사회제도를 설계한다고 할 때 어떤 세제에 합의할지 예상한 다음, 합의된 원칙에 따라 세법 개정안을 평가해보자.만일 국민의 공동자산이 있다면 최우선적인 정부 재원으로 삼아야 한다는 원칙에 쉽게 합의
해방 80년, 대의민주주의의 심각한 결함오는 8월 15일은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79년이 되는 광복절이고 정부가 수립된 지 76년이 되는 날이다. 1948년의 제헌헌법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문구가 제2조에 명시되었고(현행 헌법에는 제1조 제2항), 이 헌법에 따라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보통선거로 뽑았을 때, 당시 국민은 자긍심에 가슴이 뿌듯했을 것이다.그런데 80년 가까운 세월을 거치면서, 주권재민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채택한 대의민주주의의 결함 때문에 수시로 나라가 망가졌고,
뚝심인가, 독선인가?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호남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상이 곳곳에 있으니 대구에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이 필요하다며 사업을 추진하였고, 관련 조례가 시의회를 통과했다. 동대구역 광장에 높이 3m 상당의 ‘A동상’, 내년 준공 예정인 대구대표도서관 앞에 높이 6m, 기단 2m의 ‘B동상’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그로 인해 논란이 일자 홍 시장은 “역사적 인물을 평가할 때 공과를 논해야 하고 과만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역사적 인물의 공과를 같이 논
86 운동권을 비난하는 소리가 들린다 6월이 되면 1987년 6월 항쟁이 떠오른다. 1980년대의 대학은 불의한 권력에 저항하는 열기로 뜨거웠다. 경북대의 소장 교수였던 필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민주화에 헌신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걱정 반, 응원 반의 심경이었다. 이 학생들은 후일 386(30대 연령,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 운동권으로 불리게 되었다.그런데 이들을 비난하는 소리가 더러 들린다. 한 예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들 수 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4.10 총선을 두 달 남짓 앞둔 1월 31일
조국혁신당, 정치 협상의 '전략적 지렛대' 확보제22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0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이 돌풍을 일으켰다. 문재인 정부 때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검찰개혁을 추진하자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휘하는 검찰 사단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조국 대표 본인은 물론 그 가족에까지 가혹한 칼날을 들이댔었다. 조국혁신당 돌풍에는 검찰의 일그러진 ‘정의’를 목격한 일반 국민의 분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조국혁신당은 비례정당 투표에서 24.25%를 득표하여 국회의원 12석을 갖게 되었다. 지금과 같은 어정쩡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니라
2월 6일 정부가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천 명 늘린다는 방침을 발표하였다. 현 정원 3,058명의 65%를 더 뽑는다는 것이다. 그러자 전공의를 주축으로 의사들이 극렬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많은 의대 재학생이 휴학계를 냈고 상당수 교수도 사직서를 냈다. 의료 붕괴에 국민은 불안에 사로잡혀 있다.의사들이 반발하는 배경의사(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포함)의 평균 사업소득은 2021년 기준 2억6900만 원으로 OECD 회원국 중 1위라고 한다. 변호사(1억1500만원)와 회계사(1억1800만원) 소득의 2.3배, 일반 봉급생활자 소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