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도 같으니 평생 같이 살자 했던 그는
지난 해 성탄절 밤 성당에서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뇌출혈. 금새 의식을 잃었고 다시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그가 떠나던 날,
국화꽃 한송이 한송이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겨우 서른여섯, 좀 못 살았으면 이렇게 슬프지 않을텐데,
우리 모두를 너무 사랑했기에 그만큼 고맙고 미안하고 슬펐습니다.
"뭐 해줄 건 없고, 이거라도 함 써 보소"
평화뉴스 하겠다 하자, 그는 제일 아끼던 카메라를 줬습니다.
생일이 같아 서로 축하했고, 늘 같이 고민했고 같이 살자 했습니다.
미국이 전쟁한다고, 이라크에 파병한다고 하자
그는 저 다니던 성당 신부님을 설득해 '평화 미사'를 드렸고
여중생이 미군 장갑차에 숨지자 대구 도심에서 시국미사를 했습니다.
그는 분노했고 슬퍼했고, 지독하게 사람들을 챙겼습니다.
그냥 착하고 좋은 사람, 늘 곁에서 웃어주던 사람.
사랑하는 그를 보내며 보낸 이들은 말합니다.
"착하게 살자. 그래야 좋은 데서 또 같이 만나지..."
"형, 잘 살다왔나?"... 그가 웃으며 나를 맞아줄 것 같습니다.
먼 곳에서 지금도 보고 있을 송주헌(알베르또).
그 삶이 성자 같았기에, 하필이면 성탄절에 갔나 봅니다.
착하게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성자 같은 어진 사람이 많아 행복합니다.
힘들다 각박하다 해도 그들이 희망이고 온기입니다.
사는 내내, 곁에 있는 사람 더 챙겨주고 사랑해야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2009년 12월 24일 성탄절에 평화뉴스 유지웅
작성일:2010-01-04 14:15:05 112.165.102.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