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199일만에 노사합의"

평화뉴스
  • 입력 2005.02.0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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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7.21 파업...10.21 업무 복귀...부분파업...2005.2.4 노사 잠정합의
이원준 노조위원장 "시민들에게 면목없다"
..."정말 안전하고 편리한 시민의 발로 거듭나기를"


지난 해 88일간의 전면파업과 뒤이은 부분파업, 노조 간부 징계와 사장 교체의 홍역을 치렀던 대구지하철 노사가, 첫 파업에 들어간 지 199일만에 드디어 노사협상 타결에 이르게 됐다.

대구지하철 노사는 어제(2.3) 저녁 대구지하철공사 사무실에서 노사 입장을 조율한데 이어, 오늘(2.4) 오전에 잠정합의문을 쓰기로 했다.

노사 잠정합의안을 보면, 지하철 2호선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오는 3월까지 시민중재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고, 조합원 징계문제는 '최소화'하는 쪽으로 노사가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근무형태는 기존 '6일 주기'에서 '21일 주기'로 바꾸는 한편, 임금은 총액 기준으로 3% 인상하되 인상된 임금을 적용하는 시기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이같은 잠정합의문이 최종합의에 이르기 위해서는 잠정합의문에 대한 노조원들의 찬반투표를 거쳐야 하는데, 조합원들의 교대근무 등으로 투표에 사흘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설 연휴가 지난 뒤 최종합의에 이르게 될 것으로 보이며, 조합원들이 잠정합의문을 부결시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노조 집행부는 보고 있다.

대구지하철노조 이원준(35) 위원장은 "오랫동안의 파업과 노사갈등으로 불편과 걱정을 끼친데 대해 시민들에게 면목이 없다"면서 "노조측의 당초 요구안이 제대로 반영되지는 못했지만, 더이상 갈등을 막기 위해 나름대로 대승적인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같이 노사합의에 이르게 된 것은 '대구지하철 참사 2주기'와 '지하철 2호선 개통 준비'가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준 위원장은 "오는 18일이 지하철 참사 2주기인만큼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행사가 큰 부담으로 작용했고, 오는 9월에 개통되는 지하철 2호선을 위해서도 하루 빨리 운행준비와 안전대책에 들어가야 한다는 시간적 한계도 가볍게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대구지하철노조는 지난 해 2004년 7월 21일 전면파업에 들어간 뒤 파업 88일만인 10월 16일에 업무 복귀를 선언했지만, 오랜 파업에 따른 노사갈등으로 업무 복귀 뒤에도 세차례에 걸쳐 부분파업(10.28, 11.5, 12.24)을 벌였을 뿐 아니라, 사측이 노조 간부를 징계하고 노조측이 당시 손동식 사장 퇴진운동을 벌이는 등 해를 넘기면서까지 노사갈등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당시 손동식 사장이 물러나고 2004년 12월 4일 배상민 사장이 취임하기도 했다.

전면파업과 업무복귀, 다시 부분파업과 징계, 사장 교체 등 200일가량의 홍역을 치룬 대구지하철 노사.

대구시민들은 이 갈등 속에서 '제때 오지 않는 대중교통'의 큰 불편을 고스란히 견뎌야 했다.

특히, 노조측은 '시민의 안전'을 내세웠고, 사측은 '경영적자,경영합리화'를 귀따갑도록 들먹였다.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실현될 지는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들의 갈등으로 큰 불편을 겪은 시민들의 눈총은 따갑기만 하다.

시민을 위한 지하철.
그들이 진심으로 시민들에게 사과하는 길은, 다시는 이런 모습 없이 정말 안전하고 편리한 '시민의 발'을 만드는 것 뿐이다. 대구지하철 노사가 참으로 거듭나기를 더 눈여겨 보며 바라게 된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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