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대구지역 환경단체가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을 촉구했다.
핵없는세상을위한대구시민행동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명평화아시아, 정의당·진보당·녹색당 대구시당 등 13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이 모인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구시민공동행동'은 22일 대구 중구 동성로 옛 대구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은 더 이상 인류 공동의 먹거리 창고인 바다를 오염시켜서는 안 된다"며 "핵오염수 방류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일본 도쿄전력(東京電力)은 '처리수 포털사이트'를 통해 "4월 19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ALPS(다핵종제거설비) 처리수(오염수) 방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는 5월 7일까지 17일 동안 7,800여톤(t)을 바다에 방류한다. 지난해 8월 첫 해양 방류를 시작한 이후 지난달까지 4차례 오염수 3만1,145톤을 후쿠시마 원전 앞 바다에 흘려보냈다. 올해는 모두 7차례에 걸쳐 오염수 5만4,600여톤을 바다에 방류할 계획이다.
이들 단체는 "핵 참사가 발생한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나온 오염수를 일본 정부가 지난해 8월부터 계속해서 방류하고 있다"며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인류 생명의 토대 지구의 70%인 생명의 터전 바다의 안전에서 생각해보면 매우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핵오염수 방류를 멈추지 않고, 지난 4월 19일부터 5차 방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인류 공동의 생명의 터전인 바다를 오염시키는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윤석열 정부는 일본의 이 같은 무도한 행태에 대해 반대의 말 한마디 못하고, 일본 정부의 행태를 옹호하기 여념이 없다"며 "윤석열 정부는 일본을 옹호하고 나서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박호석 대구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는 "방사성 오염수는 해양 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것"이라며 "생태계 파괴는 물론, 우리 인체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처럼 국민 불안감이 증폭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윤석열 정부는 일본의 목소리만을 대변하고 있다"면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오히려 위협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규탄했다.
황정화 녹색당 대구시당위원장은 "13년 전 후쿠시마 해안을 강타한 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핵발전소에서 빠져나오는 하얀 기체를 우리는 목격했다"며 "그날부터 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은 오염수를 물에 타고 희석해 '처리수'라는 이름으로 바다에 투기하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들은 참담하고 불안한 마음 속에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기자회견 이후 이들 단체는 옛 대구백화점 앞에서 옛 중앙파출소, CGV대구한일을 거쳐 다시 옛 대구백화점 앞까지 1.5km 거리를 행진했다. 거북이, 문어, 게, 상어 등 해양생물의 탈을 쓰고 "바다는 생명이다", "일본 핵오염수 방류 반대한다" 등이 적힌 손피켓을 들었다. 동성로 일대를 행진하며 "일본은 핵오염수 방류 즉각 중단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지구의 날'은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해상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해 바다가 오염된 뒤 이를 계기로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모여 제정됐다. 1970년 4월 22일 미국 상원의원 게이로드 닐슨이 '지구의 날' 선언문을 발표하고 제1회 지구의 날 행사를 열면서 진행됐다. 대한민국에서는 2009년부터 정부에서 이날을 전후로 일주일간 기후변화주간을 지정해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환경부는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2024 기후변화주간'을 운영한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