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박정희 동상·광장 등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일부 좌파단체들의 멍청하고 무식한 주장에 우왕좌왕해서는 안된다"며 거친 말을 쏟아냈다.
홍 시장은 22일 오전 대구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임시회 개회식에서 '대구광역시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안' 제안설명을 하던 중 이 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미래 50년 먹거리 말고, 과거의 자랑스런 역사 재조명도 이뤄져야 한다"며 "오늘날 눈부신 경제 성장은 박정희 산업화 정신으로 비롯됐다. 산업화 상징 도시인 대구가 당당하게 박정희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를 가보면 광주에는 저항정신 상징인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사업이 참으로 많다"면서 "광주 사람들은 김대중의 저항정신 상징인 김대중 기념사업에 찬성하고 찬사를 보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구는 2.28정신과 박정희 산업화 정신이 병존하는 도시"라며 "5천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 준 사람이 박정희다. 그 산업화 정신 출발이 대구"라고 덧붙였다.
특히 "대구는 대한민국 산업화 중심지"라며 "산업화는 경공업에서 시작됐고, 대표적인 산업이 섬유공업으로 대구에서 출발했고, 대구에서 완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까지 선진국이 된 배경이 박정희산업화 정신이고, 그 시작이 대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것(박정희 정신)을 기리지 않고, 일부 좌파단체들이 주장한다고 거기에 매몰돼 우왕좌왕하는 것은 대구의 산업화 정신, 2.28 자유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좌파단체들은 '조례를 제정하지 않고 어떻게 예산을 짰냐'고 지적하는데, 그건 멍청하고 무식한 말"이라며 "매년 국회도 예산 부수 법안과 예산을 동시에 제출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나도 개인적으로 1974년도에 '유신반대(박정희의 독재정권 강화 체제)' 운동을 하다가 중앙정보부(현재 국가정보원)에 끌려가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다"며 "나도 유신체제를 반대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나라 5천년 가난을 털어내고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을 마련한 박정희 정신만은 참으로 존경한다"면서 "이번 회기에 기념사업 조례를 통해 동상을 건립할 수 있도록 조례 통과를 부탁한다"고 의회에 요구했다.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도 이날 임시회 개회식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홍 시장과는 다소 온도 차이가 있었다.
이 의장은 "박 전 대통령 공과는 반드시 균형있게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 민주화 역행한 과오도 있지만 헌정사상 가장 힘든 시기에 대통령으로 재임해 산업화를 이루고 한국을 경제 대국으로 성장시킨 업적도 있는 지도자"라며 두 가지 평가를 한꺼번에 언급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 추진과 관광 컨텐츠 추진은 지난해 대구시의회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만 독단적인 결단은 전혀 결이 다른 일"이라며 "시민들의 온도 차이가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상충된 의견들을 세심히 보듬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이라며 "대구시의회 내에서도 이견이 있으니 안건심의 과정에서 냉철하게 점검하고, 민의를 충실히 담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의회는 '박정희 기념사업 조례안'을 포함해 모두 26건의 의안을 접수해 각 상임위에 상정했다. 22일부터 오는 5월 2일까지 안건을 심사한다. '박정희 기념사업 조례안'은 오는 26일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임인환)가 심사한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